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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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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39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9-10-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문화 서브카테고리 시방정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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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1 23:53 조회 5,2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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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떠나며

마을을 떠나며

진관



집을 떠나야 한다

집을 떠나지 않고서는 살아날 수 없는 인연

그래서 집을 떠나야 한다고 했다


어느 겨울날 스님이 왔다

시주를 하시지요

시주를 해야 장수합니다

그러한 스님의 말소리를 듣고는

어머니는 스님에게 쌀을 시주했다

 

그것이 부러웠다

스님이 말하는 소리에 쌀 한 되를 주는 것을 보고 

나도 일하지 않고 쌀을 얻어 내는 스님을 따랐다


스님을 따라간다고 해도

어머니는말리지 않고 오히려

스님 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날로 나는 집을 떠났다




진관스님, 1976년《시문학》으로 등단 / 인정사정없던 출가사문이 되어 세속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후에 어머니라는 이름을 불러 보기는 처음이다. 출가한 수행자의 심정을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시집에 담았다. ‘어머니의 눈물’(문학공간시선, 2019. 8월 발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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