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와 현행과의 관계, 아뢰야 연기(緣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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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56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3-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지혜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법선 정사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3-05 14:07 조회 3,260회본문
종자와 현행과의 관계, 아뢰야 연기(緣起)
불교를 처음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용어’의 어려움이다. 불교는 인도에서 발생하여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 되었다. 지정학적 위치에 한자문화권에 속한 우리나라는 일반용어뿐만 아니라 학문적 영역에서도 한자의 용어가 기본이 되어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는 어려움이 있다.
유식불교에서도 많은 전문용어가 나오며 유식 공부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이 되고 있다. 그러나 불교의 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한자로 되어 있지만 불교를 이해하고 공부하는데 한자의 익힘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현행과 종자, 상호 인과관계
현행(現行)은 사물을 보고 생각하고 울고 웃고 말하고 움직이는 모든 활동을 합하여 현행(現行)이라 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현행이란 말은 나타나서 움직였다, 나타나서 움직였다는 말은 정보가 현재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종자로서의 잠재적 에너지가 구체적으로 싹을 틔워, 현재의 활동으로 변화한 것이 현재의 여러 가지 경험이다.
종자는 잠재상태, 현행은 현재 상태이기 때문에 둘은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지만 사실은 상호 인과관계에 있다. 왜냐하면 종자에서 현행이 생기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종자가 원인이고 현행이 결과가 된다.
또 생겨난 현행은 곧바로 새로운 종자를 아뢰야식에 심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현행이 원인이고 종자가 결과가 된다. 이와 같이 심층심리와 표층심리와의 유기적인 상호 인과관계에 의해 전 존재가 마치 폭류와 같이 계속해서 유동하고 있는 것을 가리켜 아뢰야식 연기라 한다.
7식 활동, 아뢰야식에 훈습
종자에서 현행이 생기는 과정을 종자생현행(種子生現行)이라 하고 현행이 종자를 심는 과정을 현행훈종자(現行熏種子)라 한다. 또 아뢰야식 속에서 종자가 다음다음 자기 자신을 만들어 내면서 생장(生長)하는 과정을 종자생종자(種子生種子)라 한다.
이와 같이 종자와 현행은 종자생현행, 현행훈종자, 종자생종자라는 세 가지 방식으로 우리의 경험세계를 형성한다. 유식의 8식 중에서 아뢰야식이 종자의 기능으로 작용하고 나머지 7식은 현행의 기능으로 작용한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종자를 고정관념, 현행을 사고 활동으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다. 이 경우에 고정관념이 어떤 생각을 일으키는 것은 종자생현행이고, 어떤 생각이 고정관념으로 잠복되는 것은 현행훈종자이며, 고정관념이 또 다른 고정관념을 형성하는 것은 종자생종자라고 할 수 있다.
다시 한번 설명하자면 7식의 활동은 아뢰야식에 훈습되어 종자 즉 습기를 형성한다. 아뢰야식은 그 종자를 보관하고 종자는 온갖 조건에 따라 현행 즉 7식의 활동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의식과는 별개로 외부에 실재한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이와 같은 방식 즉 종자생현행, 현행훈종자, 종자생종자 라는 세 가지 방식에 의해 실재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현재 행위는 종자의 결과
종자와 아뢰야식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아뢰야식과 말나식과 의식과 전5식 등의 심식작용은 일정한 업력을 지니는 종자가 되어 아뢰야식 속에 저장된다. 저장된 종자는 모든 심식행위의 원인이 되고, 현행(現行)하는 현재의 행위는 종자의 결과가 된다.
그러나 현행의 결과는 나타나는 순간 동시에 또 다른 원인으로서 업력 종자로 아뢰야식에 저장되어 미래의 결과를 가져올 원인의 종자가 된다. 이런 점에서 종자와 심식은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서로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은 불일불이(不一不異)의 관계라고 말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내가 말하는 동시에, 말을 하는 것은 정보가 튀어나와서(현행) 하는 것이지만 그 말하는 것을 귀로 들으니까 동시에 저장이 된다. 현행과 동시에 종자(씨앗)로 동시에 저장이 된다. 나타나는 것(현행)과 씨앗 심는 것(훈종자)은 똑같이 동시에 일어난다.
종자, 작용을 일으키는 주체
이 중에서 특히 아뢰야식과 종자와의 관계는 아뢰야식은 종자가 저장되는 본체가 되고, 종자는 작용을 일으키는 주체가 됨으로써 종자가 원인이 되어서 아뢰야식의 심식작용을 통하여 행동으로 나타나는 현행의 결과를 낳게 된다. 즉 종자는 아뢰야식 안에 있으면서 아뢰야식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원인의 역할을 하고, 아뢰야식의 활동은 종자의 결과가 된다.
이와 같이 종자와 아뢰야식 그리고 종자와 모든 심식의 현행 등의 관계는 같다고 할 수 없고, 별개의 것이라고도 할 수 없을 만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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