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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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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61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8-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BOOK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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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8-04 16:49 조회 2,83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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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173
문학연대 시선 02 - 승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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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삶에 대한 물음과 통찰

정신적 아픔과 고통을 위로


저자 승한 스님

판형 140×210 | 156쪽

출간일 2021년 6월 21일

정가 15,000원

출판사 문학연대


시집 ‘그리운 173’은 현대인들이 밖으로 표출하지 못하고 끌어안고 사는 고통스러운 날 것의 삶이 담겨있다. 폐쇄병동이라는 특수한 공간 속에서 저자는 병든 자신의 눈을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시로 그려내고 있다.

이번 시집은 저자가 직접 겪고 느끼며 체험했던 폐쇄병동 생활을 소재로 한 62편을 연작시로 엮었다. 저자는 청소년기 때부터 앓아왔던 정신적 고통과 내상이 한계를 넘으면서 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173 폐쇄병동에 입원해 몇 개월 동안 지속적인 치료를 받았다. 저자는 “처음엔 저의 정신건강 문제가 부끄럽고 수치스러워 삶의 비밀로 꾹꾹 눌러두고 살았으나, 출가수행자가 되면서 모든 것을 내리고 비우고 참회하고 헌신하면서 제2의 삶을 새로 시작하기 위해 저의 삶의 여정과 연혁을 모두 고백하고, 오히려 그 아픔과 비밀을 시로 승화시켜 저처럼 정신적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을 위로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더불어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직한 메시지를 통해 우리 사회가 그들을 좀 더 따뜻하게 안아주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잘 보듬어주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5년 전부터 이 시편들을 쓰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은 누구나 정신적인 문제를 조금씩은 갖고 있다. 오히려 그런 정신적인 아픔과 고통을 감추고 싶은 병(病)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그 병의 본질을 바로 봄으로서 삶의 목적과 자유, 도덕, 행복, 인간의 존엄성 등을 찾아가는 원동력으로 삼아 더욱더 인간적이고 차원 높은 삶을 살아가는 ‘구원의 문(門)’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한다.

저자는 중앙대 대학원 철학과 박사과정(동양철학)을 수료했다. 198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와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각각 시와 동시가 당선되었으며, 시집으로 『수렵도』,  『퍽 환한 하늘』,  『아무도 너의 깊이를 모른다』 등과 산문집으로 『나를 치유하는 산사기행』, 『스님의 자녀수업』, 『네 마음을 들어줘』, 『좋아 좋아』 등이 있다. 현재 <한국불교신문사> 주필로 있다.


173 폐쇄병동

 - 세상을 살피다


승한 스님


강화유리창 안에서 

강화유리창 밖으로 세상을 살핀다

새가 날고 꽃이 피고 

강변북로는 차로 꽉 차 있다

만난 지 오랜 세상

조금씩 잊어먹은

잊혀진 세상

세상은 지금 평안한가

건강한가

안녕한가

폐쇄병동은 필요하지 않는가

저 유리창 문을 열고 나가 

세상을 만져주고 싶지만

아무도 열어주지 않는다

압수당한 스마트폰에도 

한 세상이 들어 있을 텐데

스마트폰이 없어 더욱 잊혀진 세상

잊혀진 창밖으로 새가 날고 꽃이 핀다

강변북로가 차로 아직도 꽉 차 있다

열심히 살아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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