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에 식문화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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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61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8-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한주영 사무처장 필자법명 - 필자소속 불교환경연대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8-04 16:45 조회 2,614회본문
복날에 식문화를 돌아보다
갈수록 극심해지는 무더위, 다름 아닌 폭염이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이런 무더위는 기후위기가 낳은 현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기후위기는 인간이 온실가스를 너무 많이 배출해 지구가 너무 더워져서 생겨난 현상입니다. 이러한 기후위기에는 육식의 증가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육류소비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고 그에 따른 목초지와 사료작물 재배를 위해 아마존 밀림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마존 밀림은 생물다양성의 보고이고 탄소를 흡수하는 지구의 허파입니다.
그뿐 아니라 축산업은 세계 물 소비량의 30%, 땅표면의 45%를 차지합니다. 전 세계 가축 수는 700억 마리, 매일 10억 명의 인구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데 세계 곡물의 50% 이상을 가축 사료로 사용합니다. 또한 가축이 발생하는 메탄은 탄소보다 20배 이상 높은 온실가스입니다. 따라서 가축과 축산업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은 15~77%에 이릅니다.
현대인은 고기를 마트에서 사는 물건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고기가 살아있는 동물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이 불편하니까, 감추고 싶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지금 우리가 먹는 고기는 옛날에 마당을 뛰어놀던 닭이 아니라 좁은 케이지에서 오직 더 빨리 살을 찌우고 더 많은 알을 낳도록 키워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열악하게 살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도축될 때는 어떤지 애써 외면합니다.
공양게
계공다소량피래처
(計功多少量彼來處)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촌기덕행전결응공
(村己德行全缺應供)
내 덕행으로는 받기 부끄럽네
방심이과탐등위종
(防心離過貪等爲宗)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정사양약위료형고
(正思良藥爲療形枯)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위성도업응수차식
(爲成道業膺受此食)
도업(깨달음)을 이루고자
이 음식을 받습니다.
동물이 고통을 느끼는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영양적으로 부족함이 없는데 고기를 먹는 것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잘못 알고 있습니다. 미국영양협회는 “적합하게 잘 짜인 채식 식단은 건강식이고 영양식이며 특정 질병들의 예방과 치료에 이롭다. 임신기, 수유기, 유아기, 유년기, 청소년기, 성인기 등 인생의 모든 시기에 적합하다. 운동선수에게도 적합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고기를 너무 많이 먹어 비만이 문제가 되고 살이 안 찌는 음식이 대접을 받는 시대입니다.
또 기후위기로부터 지구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 육식을 줄이고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중에서도 메탄을 가장 많이 발생하는 동물은 소입니다. 그래서 고기 중에서도 소고기는 먹지 말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하루 150g의 고기를 먹습니다. 그런데 하루 평균 권장량은 50g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3배나 많은 고기를 먹고 있습니다. 동물성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암이나 뇌졸중,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2016년 옥스퍼드대의 한 연구에서 지금부터 2050년까지 전 세계가 비건 식단을 채택하면 예상 배출량을 70%까지 줄일 수 있고, 치즈, 우유, 달걀이 포함되는 일반 채식 식단으로는 63%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세계 사망률도 6~10% 감소시킬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채식 위주의 식단은 인류의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따라서 이번 복날에는 육식문화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영양이 과잉된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에는 채식이 오히려 건강에 이롭습니다.
더구나 지금은 축산동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과 육류소비 증가가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그로 인해 무더위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데 풍습이라고 육류로 된 보양식을 고집하는 것은 깨어있는 시민의 행동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인간은 지구의 지배자로 다른 동물이나 자연의 생명을 함부로 할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자연에 의지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매 순간 마시는 공기와 매일 먹는 물과 음식이 아니면 우리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 보고 먹습니다. 축산동물들은 고통스럽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다가 제 수명보다 훨씬 빨리 죽임을 당합니다.
그래서 육류보다는 채식 위주로 먹고, 과식하지 않고 적당한 양의 음식을 약으로 알고 감사하며 먹는 삼소식(笑蔬小)을 권합니다.
불교의 생명존중 사상과 채식문화를 가지고 있는 불교계에서 과잉의 시대에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무더위를 나기 위해 복날 고기 보양식을 먹는 대신에 채소로 가볍게 먹는 날이 될 수 있도록 불자들부터 시작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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