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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도 삶의 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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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62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9-01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역삼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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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탁상달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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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9-02 14:35 조회 2,47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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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도 삶의 재산이다

아들을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늘 자식의 앞날을 항상 걱정하는 한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이 아버지는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니 너무나 많은 후회가 남아있다는 것을 깨닫고 아들에게만은 앞으로 이런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습니다.

특히 본인 스스로가 남들보다 공부도 많이 하지 못하고 언제나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하고 늘 아쉽게 생각해 와서 이런 실수와 후회를 아들에게 대물림 해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늘 아들에게 이렇게 습관처럼 말해 왔습니다.

“아들아 더 노력하고, 더 공부해라.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빈둥거리다 기회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게 되면 앞으로 계속 후회하며 살게 될 것이다. 너는 아버지와 같은 이런 후회하는 삶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버지의 이런 걱정의 말들이 아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게 되었는데 특히, 이런 말로 인해 아들은 사소한 실수를 하는 것도 겁을 내며 움츠러드는 소심한 아이가 되었습니다. 이런 부분까지도 아버지는 아들을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자기 삶의 성공은 물론 사업으로도 크게 성공한 사업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사업가에게 여쭈었습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선생님처럼 실수 없이 살고, 지혜롭고 현명하게 판단하며, 항상 올바른 선택을 하면서 성공한 삶을 살 수 있겠습니까? 저의 아들도 선생님처럼 이렇게 실수 없는 인생을 살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자 사업가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제 인생은 제가 생각해 봐도 잘못된 선택이 한두 가지가 아니며 실수투성이의 인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실수로 발생한 많은 경험들이 오히려 지금의 제가 성공을 이룰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게 깨달음을 만들어 주었답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철도를 달리는 기차가 어느 운송 수단보다 빠르고 효율적이며 많은 짐과 사람들을 한꺼번에 안전하게 옮길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이 기차는 어떻습니까? 기차는 철도가 없는 길은 달릴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설 수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도 철도를 달리는 기차처럼 살아온 사람은 빠르고 편해 보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 사람은 누군가 깔아준 철도가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인생살이도 이 철도와 같아서 늘 이렇게 탄탄하고 곧은 대로로만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비포장도로를 가야 하기도 하고, 물론 거친 산길도 올라가기도 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 고난과 실패 없이 빠르고, 걱정 없이 편하게 살아온 사람은 이 거칠고 험한 길을 잘 갈 수가 없을 것입니다. 실수하고 실패하여 좌절했던 그 아픔이 바로 거친 길을 현명하게 갈 수 있도록 하는 소중한 경험이자 재산이 됩니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도, 직설적으로 내뱉고 이내 후회하는 급한 성격도,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도, 때로는 타오르는 이글거리는 증오의 불길도, 스스로 금을 그어 가두어 둔 시멘트처럼 굳어진 자기 아집도 자기 스스로 허물고 양보할 때 이런 실수의 작은 알맹이 하나하나가 재산이 될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이해에 상납하고 용서에 귀의하며 따사로운 햇살을 반기듯이 늘 소통하고 보듬어 준다면 말입니다.

요즘처럼 코로나 같은 재앙도 어쩌면 우리 인간이 더 현명한 삶을 살기 위한 자기 연찬과 미래사회에 대비하는 역량을 키우고 좌절과 고난이 닥쳤을 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힘을 미리 키우라는 가르침을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예측 불가능한 미래사회에 대한 다양한 변화에 미리 준비는 물론 자연환경의 엄청난 재앙에 대비한 능동적 대응을 위해서 유비무환 정신을 가지라고 일깨워 주는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이 잠시 동안의 시련을 통해 앞의 한 아버지의 이야기처럼 실수도 재산의 계기가 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시인, (사)바보클럽 운영위원장, 

전 동해중 교장 탁상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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