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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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96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4-07-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신행 서브카테고리 남혜 정사의 위드다르마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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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4-07-08 13:50 조회 500회본문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관한 존재론에 대해서는 창조론과 진화론으로 크게 나뉜다. 창조론은 기독교의 신화, 신앙을 바탕으로 인간, 생명, 지구, 우주 등 만물이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신학 사상이며, 진화론은 이 세계에 존재하는 중생은 다양성과 적응성으로 인해 오랜 시간의 흐름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진화해 간다는 사상이다.
1859년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판하였을 때 사회에 던진 충격은 엄청났다. 다윈은 많은 증거를 제시하며 동물들의 여러 변종이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의 결과라고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다윈의 주장은 기독교의 창조론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약 6천여 년 전 확정된 수의 생물이 순간적으로 신에 의하여 창조되었다는 종교적 믿음은 다윈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왜냐하면 다윈의 주장은 ‘성경 말씀’을 거짓이라 밝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부 기독교 성직자들은 이와는 달리 다윈의 진화론까지 포용하며 신의 창조설을 확대 적용하려고 시도했었다. 이들은 신의 창조가 있었고, 진화의 과정도 신의 섭리에 의한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이러한 진화론의 받아들임은 사회적 진화론자들에 의해 사회적, 경제적으로는 자유방임과 개인주의, 인종차별, 정치적으로는 제국주의, 민족주의, 군국주의의 병폐를 낳기도 했다.
그렇다면 불교에서 이 세계는 어떻게 존재할까?
불교에서는 공간적 개념으로 이 우주가 수평적 공간의 삼천대천세계로 이루어져 있고, 수직적 공간의 욕계, 색계, 무색계의 삼계와 지옥, 아귀, 수라, 축생, 인간, 천상의 육도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 그리고 시간적 개념으로의 ‘겁’이 있다.
불교의 인식론에서는 이 세계를 감각기관인 ‘안,이,비,설,신,의’ 내 육처와 인식대상인 ‘색,성,향,미,촉,법’ 외 육처를 합한 십이입처로 설명한다. 즉 불교의 인식론에서 이 세계는 내 안의 소우주와 내 밖의 대우주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존재론을 아우르는 불교적 진리가 있다. 그것은 연기와 무상으로 대표되는 변화론이다. 불교에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고정된 실체가 없으며, 연기에 의해 일정한 조건에 의해 변화해 가는 현상만 있을 뿐이다.
변화는 우주적 이치이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사람은 수행과 자기개발로 성장할 수 있고, 기업은 새로운 생산기술과 신제품을 개발해야 성공할 수 있다. 종교, 특히 불교도 마찬가지이다. 2,500년이 넘는 찬란한 불교문화도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쇠퇴할 수밖에 없다. 우리 종단도 마찬가지.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그것이 불교적 진리이고, 우주의 섭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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