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여시(愼終如始)의 자세로 사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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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96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4-07-01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신행 서브카테고리 역삼한담페이지 정보
필자명 탁상달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시인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4-07-08 13:47 조회 513회본문
옷을 입을 때도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고 집을 지을 때도 기초 공사를 튼튼히 해야 하듯이, 우리가 일을 할 때는 항상 시작부터 바르고 정직하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시작이 잘못되면 다시 되돌려 바로 잡는다는 것이 어렵기도 하지만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 수정하는 것이 경비도 더 많이 들고 힘도 더 들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처음 마음을 낼 때 바른 깨침을 얻는다. (初發心時 便成正覺 초발심시 변성정각)’고 했고, 시경(詩經)에서는 ‘처음이 있지 않은 것은 없지만 능히 끝이 있는 것이 적다.(靡不有初 鮮克有終 마불유초 선극유종)’라고 했다.
이 말 모두가 초지일관(初志一貫)이 어렵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시작할 때 가진 그 신선하고 거대한 포부와 수련은 바로 자기 하기 나름 아닐까?
게으름도 자기 탓이고 부지런함도 자기 몫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우리는 내실(內實)을 다지기에 힘을 쏟는다면 다가오는 미래에는 정말 긍정적인 삶이 도래할 것이라 확신한다.
끝을 삼가기를 늘 처음과 같이 하라(愼終如始)라고 했듯이 거대한 아름드리 나무도 털끝 같은 싹에서 생겨나고 아홉 층의 드높은 누각도 한 줌의 쌓인 흙에서 일어나며 천리의 걸음도 발 아래에서 시작한다.(合抱之木(합포지목), 生於毫末(생어호말), 九層之臺(구층지대), 起於累土(기어누토), 千里之行(천리지행), 始於足下(시어족하) (老子, 『道德經』)고 했다.
우리는 어려움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더욱 조심하고 흔들리지 않도록 그 뿌리를 공고히 해야 한다.
털끝 같은 싹, 한 줌의 쌓인 흙, 발걸음 한 발짝부터 우리는 조심할 줄 알아야 한다.
노자는 ’도덕경(道德經)‘ 64장에서 말한다.
’사람들이 일하는 것을 보면 늘 다 이루어질 듯하다가 꼭 패한다. 끝을 삼가기를 늘 처음과 같이 하라. 그리하면 패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民之從事 常於幾成而敗之 민지종사는 상어기성이패지), 愼終如始 則無敗事(신종여시 즉무패사)라고 했다.
사람들은 늘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그러나 말은 쉽지만 과연 마음에 담고 실천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새해가 시작되면 정말 일도 열심히 하고, 금연(禁煙)도 꼭 실천하고, 운동(運動)도 부지런히 해서 건강을 잘 지키겠다는 야무진 결심이나, 직장에 첫 출근하는 날 능력을 십 분 발휘하여 좋은 성과(成果)를 만들어 보겠다는 굳은 의지.... 등등 이 모두 정말 실천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리고 직장에서 어떤 직분(職分)을 맡았을 때 누구나 처음은 성심껏 그 일을 처리하지만, 지위가 높아질수록 게으름을 피우기 일쑤다.
또 질병(疾病)도 마찬가지다.
초기엔 열성(熱誠)으로 몸조심하다가 나을 듯싶으면 방심(放心)하게 된다.
모든 사고는 미리 예방하지 않는 게으름에서 비롯되고 있다.
사람들은 게으름이 가장 큰 악덕(惡德) 중의 하나인 줄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더러운 곳에 병균이 들끓듯이 게으른 마음에 실수의 싹이 돋는다.
다가오는 올 하반기에는 초발심(初發心)의 성정각(成正覺)으로 나타나기를 기원(祈願)해 보자.
우리는 시작할 때는 거대한 큰 뜻을 세우고, 그에 따른 실천적 행동으로 정진(精進)하려는 노력 또한 무척 의욕적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의욕만 앞설 뿐 ‘용두사미(龍頭蛇尾)’라는 말이 있고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도 있음을 늘 경계하며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실천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무더운 혹서기(酷暑期)에 모든 불자님들 모두 모두 건강한 삶이 되길 부처님 전에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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