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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삶,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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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62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9-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지혜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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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9-02 14:13 조회 2,55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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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연명의료 (38회)

의미 있는 삶,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준비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은 사는 법을 배우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누군가 ‘어떻게 삶을 살 것인가?’ 하는 물음은 세속적인 성공이나 출세 등을 모색하는 ‘삶의 양’과 관계되는 질문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하는 물음은 삶과 죽음의 의미, 영혼, 가치, 삶의 보람, 죽음 방식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삶의 질’과 ‘죽음의 질’에 관계되는 물음이다. 삶의 양적인 차원과 관련되는 문제는 이 세상에서만 의미 있는 듯이 보일 뿐 영혼의 성숙과는 별 관련이 없다. 

삶과 죽음의 ‘질’과 관계되는 문제는 이 세상과 저 세상 양쪽 모두에 통용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간다운 삶의 권리만 생각했을 뿐, 인간다운 죽음의 권리는 생각해본 일이 없다. 우리 삶은 죽음에 의해 마감되므로, 웰빙은 웰다잉에 의해 완성된다. 


즉,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은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죽음 통해 어떻게 사느냐를 배우는 것은 이 삶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삶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를 배우는 것이다.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죽음을 잘 알아야 한다. 왜 죽음을 잘 알아야 할까? 육체 중심이 죽음 이해로 삶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과학 만능의 시대를 살다보니 학교와 사회에서는 죽음을 가르쳐 주지 않고, 죽음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죽음을 정확히 이해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죽음은 육신의 죽음일 뿐이므로, 죽으면 다 끝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사람들은 육체 중심으로 죽음을 이해하고 삶 역시 마찬가지로 육체 중심으로 살아간다. 죽음을 잘 이해하는 일은 삶을 의미있게 영위하는 일과도 직접 연관된다. 우리도 언젠가 자신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맞아야 하고, 죽음을 잘 이해해야 삶을 의미 있게 영위할 수 있으므로, 죽음을 제대로 이해하는 노력을 포기할 수 없다. 

우리가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말은, 이 삶을 전부로 안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는 죽어야만 하는 인간의 한계, 세속의 울타리와 육신의 감옥에 갇혀 버리고 만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살다가 이런 방식으로 삶을 마감하고 있다. 따라서 죽음을 잘 이해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법정 스님은 말했다. 

“육신을 80년 끌고 다니면 부품 교체가 아니라 폐차 처분할 때가 있다. 죽음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육신의 죽음을 끝이라고 보면 막막하게 되지만,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고 본다면 어떤 희망이나 기대를 하게 된다. 우리는 평소에 그런 훈련을 많이 받아서 담담하게 건너갈 것 같다.”

우리는 죽음과 관련해 네 가지를 우리는 알 수 있다. 누구나 죽는다. 언제나 죽을 수 있다. 어디서나 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 지는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다. 인간은 죽음 앞에서 누구나 평등하지만 사람이 죽어가는 마지막 모습은 똑같지 않다. 살기도 바쁜 세상에 왜 죽음까지 준비해야 하는가,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우리 사회에서 죽음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고 아무런 준비 없이 황망하게 죽는 사람이 대부분이 아닌가?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과 함께 살게 되고, 죽음이 찾아온 순간 삶 전부를 마감하는 것이므로,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은 더 이상 말할 필요조차 없다.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죽음을 잘 알고 이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죽음준비 지름길은 없다. 일상의 삶에서 꾸준히 실천하는 수밖에 없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언제든 떠날 채비를 갖춘다. 그 어디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순례자나 여행자의 모습으로 산다. 언제든 빈손으로 떠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 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법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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