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의 분열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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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7호 발행인 안종호 발간일 1997-02-04 신문면수 2면 카테고리 사설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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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06 15:22 조회 5,332회본문
돌이켜보면 근현대의 한국불교계 수난은 그대로 민족의 수난과 함께 한다.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한국불교 전통이 유린되고 해방 후에는 이념적 갈등도 겪었으며 한국전쟁 직후 자유당 정권이 취한 종교정책으로 인해 극심한 내부 대립도 있었다.
그런 우여곡절과 수난을 겪으면서 민족 종교로서의 위상에 크나큰 타격을 입어 교세도 상당히 위축된 바 있다. 60년대 초반 이른바 통합종단이 되어 조계종단이 발족하였으나 이내 태고종의 창종으로 내부 갈등은 진화되지 못하고 분열과 대립을 계속함으로써 사정이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불교 내부 역량을 약화시켰다.
우리 민족이 분단되고 계속된 정변과 진통으로 얼룩진 역사만큼이나 불교계의 흐름도 어지러웠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속에 나투어 중생의 고통을 생활불교로 다독이는 종단의 탄생도 있었고 교화의 여러 방편상 나름대로 뜻을 새로히 하는 종단이 창종하여 다종단 시대를 열었다.
이런 다종단 시대에서 서로 원융화합 하여 진실로 불은에 보답하고 중생을 구제하는 한국불교가 되자는 원력으로 창립한 것이 현재의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이다. 물론 그 명칭과 구성 조건 등이 몇번에 걸쳐 개칭되고 개정되기는 했으 종단협이 목적하는 바 ‘종단 간의 ·유대와 협력을 증진하고 불교계의 현안을 공동으로 협의 추진하므로서 불교중흥발전과 민족 문화 창댈에 기여’하여 왔고 21세기를 목전에 둔 현재 종단협의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작년 봉축행사를 전후하여 종단협 내부 에서 종단 연합행사에 있어 특정종단이 전횡한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그후 이런 문제제기가 작은 파장을 일으키면서 급기야 작년 9월 9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된〔한-중.일 불교우호교류회의 서울대회〕를 앞두고는 큰 파문으로 나타났다.
종단 협의 연례행사 중 가장 규모가 큰 국제행사로써 불교계만이 아니라 한국 나아가 국제 사회에서도 주목되는 이 행사에 불교계의 내분은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었다.
자칫 양비론적 지적이 될지 모르겠으나 문제제기를 한 쪽이나 구실을 준 쪽 모두 현안에 대해 대중공사를 통해 자자와 포살을 한다는 심정으로 현명한 해결을 찾아야 했으나 날이 갈수록 문제는 더욱 꼬이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무엇보다 종단협과는 별개로 무슨 ‘진흥회’라는 명칭을 걸고 사발통문식의 문건을 돌리는 등의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공론이므로 당사자의 각성이 있어야 겠다.
더구나 올해 연말로 예정된 대 통령선거와 관련하여 의혹을 불러일으 킬 수도 있고 외부에 교계의 분열상을 보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따라서 종단협을 대체하려는 시도는 중지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한편 이런 문제제기를 받은 특정종단의 반응도 아쉬운 점이 많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종단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종단이 이런 문제가 대두된 배경에 대해 포용성 있는 자세를 보여 원융의 모범 을 보였어야 했는데 ‘해볼테면 해봐라’식이나 정 치권의 공작으로만 내몲으로 해서 더욱 상황을 어렵게 한 점도 있다.
더 이상 종단협의 화합과 유대의 정신에 금이 가서는 안된다. 지금 시기에 현명한 해결이 있어 야 한다. 당부하건대 별개의 단체를 구성하려는 시도를 중지하기 바란다.
세력에 의존해서도 안되며 그 세력에 대항하려 고 내분을 일으키는 것도 불제자의 정도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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