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법, 알고 실천하자

페이지 정보

호수 4호 발행인 안종호 발간일 1996-05-23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법경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법경<법장원연구원>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03 18:55 조회 4,504회

본문

법, 알고 실천하자

법이란 사회생활에 있어 행위의 준칙이며 국가에 의하여 강제되는 사회규범을 말한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법은 절대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이다. 법 없이도 산다는 말을 간혹 얘기하지만 그것은 법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불필요하다는 것을 의미 하지 않는다. 인간은 법 없이 살 수 없고 또 잠시라도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럼 과연 법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무엇이며 우리에게 법은 어떠해 야 하는가?

그것을 우리는 법의 이념과 목적 에서 이해할 수 있는 바, 흔히 법의 안정성, 법의 정의,법의 합목적성으로 얘기 된다.

원시사회에서는 굳이 법이 필요하 지는 않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사회가 복잡해지고 시대가 바뀌면서 사회적 제약이나 약속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또 문명의 발달은 더 많은 법을 제정하게 하였다. 법의 당위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겠으나 우리가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점을 몇가지 지적해보고자 한다. 그것은 법이 법 다워야 하고 그 법이 법 답게 집행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오늘날 이 사회가 혼탁하고 무질서한데는 바로 이러한 점을 망각하고 지켜지지 않는데에 그 원인이 있다. 법 답지 못 하고 법 답게 집행하지 못한데서 실망과 허탈감, 배신감, 반목과 불신이 쌓이게 되지 않았나 본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 첫째, 법의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법이란 행위규범이면서 동시에 재판 규범이기 때문에 그것이 자주 변경 되면 국민 각자가 행동의 기준을 잃 게 되고 사회도 안정될 수 없다. 따라서 법은 법 자체의 안정성이 요구 되어지고 법의 안정성이 확보되어야 사회가 안정되므로 법의 제정과 개정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즉 사회와 조직의 구성원이 법을 신뢰 하고 법에 의해서 안심하고 살수 있도록 법적 장치가 마련되고 안전성 이 확보되어야 하는 것이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선행되어야할 점은 먼저 법은 분명하고 명확해야 한다. 존재가 분명해야 하고 내용이 추상적 이지 않으며 여러 해석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법을 함부로 고쳐서는 안되며 쉽게 자주 개정되어서 도 안된다. 조령모개식의 법은 결국 신뢰감을 떨어 뜨리며 준법정신을 갉아 먹는다. 또 법은 실제로 행해져 야 한다. 그것은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는 의미와(즉 사문화되어선 안 된다는 의미) “누구에게나 적용되어 야 한다”는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시행하지 않는 법은 과감히 고쳐야하며 불필요한 부분은 삭제하고 실현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누구에게나 적용되어야함은 마땅한 것이며 어느 특정 대상을 전제로 법 이 만들어진다면 법의 가치는 물론 이고 기강마저 흔들리게 된다. 또한 법은 조직 구성원의 의식 수준과 일 치하여야 한다. 구성원의 의식 수준과는 달리, 지나치게 준엄하거나 경미하여서는 아니된다. 준엄하면 지키 기가 어렵고 경미하면 법질서가 위태롭게 된다. 그래서 구성원의 의식 과 정서에 합당하여야 법의 존재가 치가 인정받게 된다.


둘째, 법은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야 한다. 그 정의란 평균적이며 일반적이고 보편적이며 배분적임을 내포하고 있다. 어느 누구에게는 더 주고 다른 누구에게는 덜 주어서 는 아니되며, 누구에겐 관대하고 다른 누구에겐 엄격해서도 안된다. 그 실천은 차별 없는 평등이어야 한다. 그러나 평등이라하여 모든 것을 다 똑같이 적용하는 것만은 아니다.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은 같게, 같은 상황에 있지 않은 사람은 다르게 적용하는 것과 같이 차등적용하는 형평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자가당착적 이고 아전인수격인 해석과 적용, 집 행이어서는 안된다.


셋째, 법은 합목적성이어야 한다. 합목적성이란 목적에 합당하여야 함을 말하는데, 법질서가 어떠한 기준과 가치관에 따라서 ' 제 정 집행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어떤 기준과 가치관”의 근거가 문제가 되는데 법의 제정과 적용이 형평을 잃거나 자의적으로 집행된다면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저의를 바탕으로 한 법제정은 당시에는 통할지 모르나 시대와 사람이 바뀌 면 오래가지 않아 가위질을 당하기 마련이다. 작금의 우리 사회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법은 법 다워 야 하고 법답게 지켜져야 하는 것이 며 가치와 기준은 보편적이며 일반 적이고 공통적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우리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은 제대로 된 법 해석과 적용 이다. 아무리 법을 잘 만들었다고하 더라도 집행하는 자가 자의적이고 독단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한다면 그 법을 따를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불 신과 투쟁만이 난무할 것이다. 법의 가치도 인정받지 못하며 권위도 땅 에 떨어지고 만다. 더욱이 구성원의 결속이란 기대할 수 없다.

그리고 법 집행은 공개적이어야 하고 개방적이어야 한다. 법 해석이 밀실에서 이루어지고 사전 협의를 통해 담합한다면 정의는 사라지고 악습의 순환만이 반복될 뿐이다. 또 법은 원칙적이어야 한다. 원칙없는 법집행은 불신과 냉대만을 낳게 하 며 무질서를 초래한다. 원칙이 섰을 때 신뢰하며 건강한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 일관성 있는 원칙과 법칙만 이 조직의 생명을 영원하게 한다.

기분에 따라 해석되어서도 안되며 필요에 따라 해석이 달라져서도 아니 되며 이해관계에 얽혀서도 아니 되고 정실에 치우쳐서는 더욱 안된다. 또 한가지 주의 해야할 것은 법이 법으로서의 합당한 효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법을 제대로 해석하고 적용하였다하더라도 법이 실제로 집행되지 않으면 그 법은 효력을 상실한 사법(死法)과 다름없다. 법이 의미하고 있는 내용대로 현실적으로 지켜지고 있는가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법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면 법은 이무런 의미가 없으며 한낱 이론에 불과한 것이다. 이 논리는 국가의 법 뿐만이 아니 라 조직과 단체의 어는 법에서나 마땅히 고려되고 적용되어야 하는 법의 이념이며 정신인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