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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이 센 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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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6호 발행인 안종호 발간일 1999-09-20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불교동화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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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혜경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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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14 07:49 조회 3,0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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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이 센 뱀

옛날에 뱀 한 마리가 살고 있었어. 이 뱀 은 눈치가 빠르고 먹이들이 어디 있는지 냄 새도 잘 맡았지. 그런대로 배곯지 않게 살았어. 그런데 어느날 뱀꼬리가 생각하니 좀 억 울하거든. 다같이 한 몸인데 뱀머리만 앞서 가고 맛있는 것은 입이 홀랑홀랑 먹어 버리 고 자기는 그냥 머리만 따라 가니 자존심이 무척 상했지.

어느날 뱀꼬리는 머리한테 퉁명스럽게 말 했지. “야, 머리야, 너는 맨날 앞서 가고 나 는 졸졸 따라가니 한 번 바꾸어서 살아보 자.” 뱀꼬리의 말을 들은 뱀머리는 기가 딱 차는 거야.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그럼, 말이 돼지. 너만 앞에 가라고 누가 처 음부터 정해놨어?” 이렇게 따지는 뱀꼬리한 테 뱀머리는 좋게 타일렀어. “세상에는 자기 가 할 일은 다 따로 있는거야. 고집부리지 마.” “뭐? 그럼 나는 늘 너만 따라 다녀야 한 다는 말이야? 내가 어디가 못나서?” “나를 따라 다니라는 말이 아니야. 넌 눈도 없고 냄새 맡을 수도 없잖아.” 뱀꼬리는 뱀머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귀찮은 듯이 잘라 말 했어. “걱정하지마. 어떻게든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나만 따라 오면 돼.” 뱀머리가 아 무리 안 된다고 말려도 고집센 꼬리는 말을 안 듣는거야. 할 수가 있나. 꼬리가 얼마나 버티겠나 싶어 그냥따라 갔지.

꼬리는 처음으로 앞서 나가니 신나서 들 썩들썩이며 걸어갔어. 그런데 숲이 좀 넓어?

그리고 먹이가 나 여기 있으니 잡아먹으라고 기다리기라도 한데? 뱀은 하루 종일 쫄쫄 굶 었어. 굶기만 했나? 눈이 없으니 앞을 볼 수 가 있어야지. 나무 등걸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물에 퐁당 빠져서 몇 번이나 머리가 구 해줬지. “야. 저기 먹이가 있다. 빨리빨리 움 직여서 저 토실토실한 쥐를 잡아 먹자.” 이 렇게 말하고 앞서 나가려는데 움직여지지 않 는거야. 꼬리가 뱀머리 말을 듣지 않고 나무 가지를 칭칭 감고 있었거든. 그래서 맛있는 생쥐를 놓쳤지. “너 때문에 맛있는 쥐를 놓 쳤어. 이 고집쟁이야.” 뱀머리가 화가 나서 뱀꼬리에게 말을 해도 듣는둥 마는둥이야. 뱀머리는 언젠가 뱀꼬리가 깨닫게 되기만을 빌었어. 뱀꼬리는 화가 난 뱀머리를 끌고 앞 으로 휘적휘적 걸어나갔어. 앞이 보여야지.

하루종일 아무 것도 먹지 못해서 은근히 뱀머리에게 미안하기는 했지만 이쯤에서 뱀 머리에게 자리를 바꾸자고 말하면 창피할 것 같았어. 그래서 더 당당하게 앞으로 나갔지. 그런데 그 앞에는 불이 활활 타고 있는 불구 덩이가 있다는 것을 몰랐어. “지금 우리 불구덩이로 떨어지고 있어.” “뭐야? 정말아 이?” 흘끔 뒤를 돌아본 뱀머리가 불구덩이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말을 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어. “뱀머리야. 정말 미안해. 내가 어리 썩었어.”자기에게 할 일이 따로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던 뱀꼬리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그 만 불에 타죽고 말았데. 정말 어리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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