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면자건(唾面自乾)의 고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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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66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01-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역삼한담페이지 정보
필자명 탁상달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시인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01-10 13:13 조회 2,323회본문
타면자건(唾面自乾)이라는 고사는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으면 그것이 저절로 마를 때까지 기다린다.’는 뜻으로 처세에는 인내가 필요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중국 당나라 때 누사덕이란 관리가 있었는데 그는 마음이 넓기로 소문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성품이 온화하고 너그러워 아무리 화나는 일이 있어도 흔들림이 없었던 사람이지요. 그는 동생이 높은 관직에 임용이 되자 동생을 조용히 불러 ‘우리 형제가 함께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으면 남의 시샘이 클 터인데 너는 어찌 처신할 셈이냐’ 고 물었습니다.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화를 내지 않고 닦겠습 니다.’라는 동생의 대답에 누사덕은 나지막이 ‘내가 염려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침 같은 것은 닦지 않아도 그냥 두면 자연히 마를 것이야.’라고 말했습니다. 화가 나서 침을 뱉었는데, 그 자리에서 침을 닦게 되면 더 크게 화를 낼 것이니 닦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당부의 말이 었습니다.
누사덕의 이 타면자건(唾面自乾) 고사를 오늘날 이 지혜를 가장 완벽하게 실천한 지도자가 바로 미국의 버락오바마 대통령입니다. 오바마는 대통령 시절 오바마 개인 트위터 계정에 모욕적인 악플이 범람했는데 그 악플에는 심지어 ‘검은 원숭 이’, ‘원숭이 우리로 돌아가라.’ 등 흑인 비하 댓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는 자신을 겨냥한 저급한 비방을 끝내 지우지 않았다고 합 니다. 이는 사이버 침방울이 SNS상에서 그냥 마르도록 내버려 둔 것입 니다. 오바마의 놀라운 포용 정치가 세상에 빛을 발하게 만든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마바가 대통령 재임시에는 백인 청년의 총기 난사로 숨진 흑인 목사 장례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놀라운 은총, 얼마나 감미로 운가…’ 추모사를 읽던 오바마가 잠시 고개를 숙이고, 침묵하더니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 총)’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반주도 없었습니다. 영결식장을 가득 채운 6,000여 명의 참석자는 피부색과 상관없이 모두 일어나 찬송 가를 함께 따라 불렀습니다. 어떤 흑인 여성은 오바마를 손짓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은 연설 도중 희생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그들이 신의 은총을 받았다.’라고 말했습니다. TV로 지 켜보던 국민들의 박수 소리가 미국 전역에 울려 퍼졌지요.
우리가 일상적인 삶 속에서 포용이란 것을 실천한다는 것은 말처럼
결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고통스러운 인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인내(忍耐)라는 말의 인은 칼날(刃)을 심장(心)에 올려놓은
모습을 본뜬 글자입니다. 즉, 칼날로 심장을 후비는 고통을 참아내는
것이 바로 인내입니다.
우리가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자
면 누구나 가슴에 칼날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게 마련입니다. 이를 참느냐, 참지 못하느냐! 에 삶이 판가름납니다. 모든 인생사가 다 그렇듯이
위에 언급한 누사덕, 오바마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배려는 늘 세상을
따뜻하게 합니다. 세상을 나의 눈으로만 보지 않고 때로는 남의 눈으로도 세상을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지
고 산다면 꽃보다 더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시인, 前동해중 교장 탁상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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