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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언염송을 통한 영식의 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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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0호 발행인 안종호 발간일 1998-04-07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교화영험담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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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 필자법명 법상인 필자소속 자석사 필자호칭 주교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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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11 06:35 조회 4,83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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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언염송을 통한 영식의 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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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인(자석사 주교)


몇 해 전, 자그마한 체구에 창백한 얼굴의 중년부인이 찾아왔다. 백혈병이 있어 병원에서 1차 수술을 하고 결과가 좋지 않아 2차 수술을 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수술이 비용도 많들고 완전히 낫는다는 보장이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절에 왔다고 했다. 목어서 가슴까지 호스를 넣은 상태로 진언염송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혈색도 좋아졌고 보기에 정상인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회복이 되었다. 49 일 불공을 하는 동안에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회복이 되자 그 보살은 더욱 용맹 정진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임신한 것처럼 배가 불러오고 뭐가 자꾸 먹고 싶다고 했다. 이상 한 생각이 들어 그 보살을 위해서 칠일 불공 을 했더니 그 보샐에게서 천도되지 못한 영식(靈識)이 나타났다. 그 보살의 시아버지가 아들을 얻기 위해 어떤 여자와 살림을 차렸는데 딸을 낳자 그 집을 나온 일이 있었다고 핸다. 그때 아이를 낳고 죽은 여자가 할 말이 있어 임신한 몸처럼 했다고 보살의 입을 통하여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벙어리로 어 릴 때 죽은 보살의 이모 영식, 천도가 되지 않은 시댁과 친정의 윗대 조상들의 영식도 나타나 간절하게 천도를 원하면서 불공을 해 달라고 했다. 나와 보살의 지극한 진언염송으로 유연(有緣)영식은 모두 천도되었지만 보살의 몸은 더욱 나빠져갔다. 어느 날, 그 보살의 친정 어머니와 함께 절에 왔는데 사색이 완연했다. 그 날 보살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이것이 무엇 때문인지를 알고 싶어 서원을 했더니, 전생에모진 말로써 악한 업을 지었기 때문이라는 법문을 주시더군요;’

그리고는 사흘 뒤에 세상을 떠났다.

“엄마. 저는 누가 천도시켜 주나요? 남편에게 재불공 좀 해달라고 해주세요?하면서 우는 소리가 들렸다. 

보살의 친정 어머니의 몸에 강신이 되어서 한 말이었다. 불공을 마친 뒤 사위에게 얘기하자 49재를 하 겠다고 했다. 출상하는 날 또 친정 어머니의 몸에 또 강신되어 애들을 잘 부탁한다고 말 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그 보살을 위 해 49일 천도 불공을 했다. 불공을 다한 뒤에 영식이 갔는지 확인하려고 그 보살의 친정 어머니와 한 자리에 앉았다. 보살의 영식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왜 안갔느냐고 물었더 니 마음대로 잘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그 보 살의 유연영식을 불렀다. 보살의 이모 영식 이 말문을 열어주면 간다는 뜻을 보였다. 어 린 아이에게 말 가르치듯이 가르쳤더니 고맙 다고 하면서 떠나갔다. 다시 그 보살의 영식 에 설법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 법. 단지 조금 일찍 갈 뿐이다. 자식과 남편에 대한 애착을 끊고 좋은데로 가시오.”

하고 타일렀더니 알겠다고 하면서, 말 못하 는 이모와 보살은 전생에 모녀 사이였는데 서로가 너무 애를 많이 먹이고 악담과 모진 말로 서로 싸운 수원과보로 그렇게 되 었다고 했다. 그리고 보살의 남편은 전생에 오누이였는데 동생을 때리고 악담한 수원과보가 있어 이생에 와서 부부가 되었다고 했다. 그 과보를 받느라고 몸이 아파서 고통을 준 것이라는 말을 했다. 지금의 친정 어머니 와 이모는 전생에 형제 사이로 역시 악담과 모진말을 한 인과로 고통을 준 것이라고 하

면서 떠나갔다.

우리는 종교를 믿으면 좋은 것만 온다는 생각에 빠져 있다. 아니, 어쩌면 나쁜 것을 외면하려고 종교를 가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 보살의 경우와 같이 근본을 찾고자 불공을 했지만 목숨은 어쩔 수 없었다. 마치 기름이 다 된 호롱불 같이....

우리가 불공을 하는 목적이 세상사의 성공과 행복을 추구하는 작은 것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인과의 도리를 바르게 알아 고통의 근원을 뿌리뽑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해탈이고 행복이다. 우리에게 나타나는 현상은 그것이 아무리 신비하게 보일지라도 우리를 깨우쳐주기 위한 법문에 불과한 것으로 거기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해탈로 나아가는 가장 빠른 길이 우리의 삼밀수행이고 진언염송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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