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그가 존경 받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페이지 정보

호수 13호 발행인 안종호 발간일 1999-03-05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현묵의 세상읽기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서동석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종단협 소비자보호위원회 실장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12 08:42 조회 5,145회

본문

그가 존경 받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람만이 갖는 특성인지 어쩐지 모르겠 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인’ 이라 받드는 위인들의 대다수는 정작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자신의 고항에서는 그의 인품에 걸맞는 대접을 받지 못했다. 살아 있을 때는 고사하고 육신의 가죽 대신 이름만을 남기고 영원히 눈을 감은 뒤에도 자신의 고향 땅에 묻히지 못한 사람들이 허다하다. 공자역시 그러했다. 다 행이라면 그의 경우. 사후에는 그의 고향 사람들이 남보다 앞서 그의 이름을 빛내 려 한다는 점이 틀리긴 하지만 어쨌든 생 전에 그 역시 외지를 전전하며 자신의 정 치적 신념을 펼쳤다. 그런 그의 이력은 살아 생전의 제자들에게도 풀지 못할 수 수께끼였나 보다. 도대체 자신의 고향을 떠나 부초처럼 떠도는' 이가 세상 사람들 에게 존경받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공자가 한창 이름을 날리던 무렵 그의 제자 가운데 자금은 이런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함께 공자의 제자로 조금은 널리 알려진 자공에게 그 까닭을 물었다. 그런 미묘한 질문에 공자의 제자 자공은 이렇게 답했다. ‘온후, 양순, 공 손. 검소, 겸양의 덕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쓴 이래 처음으로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룬 현 정권을 일러 자칭인지 타칭인지 ‘국민의 정부' 라 고 한다. 그런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지 어느덧 1년을 넘겨 집권 중반기에 접어 들고 있다. 반세기 동안 요지부동으로 변하지 않았던 집권세력에 대항하며 절치 부심 벼르고 벼러왔던 정권교체를 이룬 감격의 눈물이 아직 가시지 않은 기간이다.

그러나 한창 성장의 오르막길을 오르던 나라살림이 나락으로 곤두박질 치던 무 렵 정권을 이양 받은 현 정부는 감격보다 근심이 앞섰을 것이다. 막말로 잘해야 본 전일터이니 정권을 인수받는 감격에 앞 서 자칫 조금만 삐딱하면 돌팔매질도 감수해야 할 지경이니 그간 일년의 시간이 오죽했을까 족히 짐작할만 하다. 청와대 에 들어오고 난 이후 하루도 편히 잠든 날이 없다는 말이 과장은 아니었을 것이다. 여염집 살림에 벌이가 조금만 줄어도 머리가 희기 마련인데 나라와 백성을 책 임진 자리에서야 여북하겠는가. 말할 것 도 없이 현 정부의 지고지대한 화두는 경 제회생이었다. 그 화두의 일단은 속으로 곪은 재벌위주의 경제구조와 부정부패를 자초하는 사회 풍토의 철저한 개혁에 있었다.

그리하여 작년 대통령 취임식장에서도 그렇고. 일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일관되게 ‘중단 없는 개혁’을 강조하였다. 이 개혁의 행진을 저해하는 일에 대해 추호도 양 보하지 않겠다는, 서슬 퍼런 결의 역시 작년과 다르지 않았다.

이런 그의 결의와 노력에 힘입어 다행 스럽게 나라살림의 지표가 지난 일년 동 안의 나락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고 한 다. 외국의 저명한 국가신용도 평가기관 의 평점도 구제금융 이전의 상태로 회복 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한다. 부동산경기 가 되살아나고. 믿기지 않지만 과소비의 조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통령 자신도 ‘국민과의 대화‘ 에서 “아직은 샴 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는 말을 하 였다. 표면상으로는 나라가 위기로부터 벗어나 어느 정도 정상화되고 있다는 자 부심의 발로였을、것이다. 이 자부심이 지 나쳐 혹여 자만으로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뒤따라 보도되고 있 다.

동양의 고전 [대학]에는 국정을 책임진 사람들이 반드시 새겨야 할 경책으로 가 득하다. ‘백성이 좋아하는 바를 좋아하며 백성이 싫어하는 바를 싫어 한다. 이런 사람을 일러 백성의 부모라 한다.’ '민중을 얻으면 나라를 잃게 되고, 민중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 

공자가 비록 자신의 고국을 떠나 유랑 민이 되었으나 만인의 추앙을 받은 바는 겸허함에 있다. 그래서인지 훗날 공자는 이런 말을 남겼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탓하라.” 

사족일까?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그 정부의 수반이 말하길. 지난 일년의 성과를 각료들이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 해 국민이 오해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말인즉, 밤잠을 자지 못하고 오로지 개혁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진력을 다하고 있고 따라서 성과도 만만치 않은데 ‘홍 보’ 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국정에 차질이 있다는 것이다. 재벌을 정리하고 각종의 규제를 완화하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정부의 개혁 행진에 오히려 국민이 뒤처지고 있다는 자평이다. 자부심을 넘은 자만이 아니길 바라는 심정 간절하다. 홍보의 부족이 아니라 실상이 어떠한가를 진지하게 돌아보길 바란다. 재벌, 공공부문, 실업문제, 비현실적 제도 등등의 개혁 그 어느 것이 과연 민중의 이해를 반영하고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 보길 바란다. 지도자에 대한 존경은 거기 에서 나온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