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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걷어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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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3호 발행인 안종호 발간일 1999-03-05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불교설화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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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백유경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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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12 08:49 조회 4,97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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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걷어차다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큰 부자가 살았다. 얼마나 부자인지 동네 사람 들이 밟는 땅은 그 부자 것이 아닌게 없을 정도였다. 그러니 사람들이 부자의 환심을 사려고 갖은 아첨을 다 떨게 되었다.

더러운 마당을 말끔히 쓴다거나 부자가 아프다는 소문이 돌면 값비 싼 약을 부자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 래서 부자의 환심을 사려는 사람들 로 집안은 언제나 북적거렸다. 새로 온 시종이 가만히 보니 사람들은 시 키지 않아도 입의 혀같이 부자에게 잘하는 것이었다. 들어온지 얼마 안 된 시종은 어떻게 하면 부자의 눈에 띌까 고민하였다. 부자의 곁을 한시 도 떠나지 않고 일을 거드는 시종들은 새로 들어온 시종말고도 예닐곱 명 쯤 더 있었다. 그러니 부자의 눈에 띄어 한 밑천 잡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어떻게 하면 부자의 눈에 띌까? 시종은 날마다 그 생각으로 고민했다.

어느 햇살 좋은 날, 부자가 산책을 나갔다. 시종들은 부자가 산책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신경을 바짝 썼다. 그때 부자가 침을 뱉었다. 침을 뱉자 마자 제일 빠르고 가까이 있는 시종이 달려가 그 침을 밟았다. 부자에게

눈에 띄고 싶은 많은 시종들은 먼저 가래침을 밟겠다고 시끄러웠다. 새로온 시종은 이러다가 평생 부자의 눈에 띄일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어 떻게 하면 부자가 뱉은 침을 빨리 밟을 수 있을까?’아무리 생각을 골 똘히 해도 가까이 있는 시종보다는 느릴 것 같았다. ‘옳지. 저 침이 땅 에 떨어지기 전에 밟아버리면 아무 리 빠른 시종이라 해도 밟지는 못할 거야.’그렇게 생각한 시종은 부자가 침뱉기를 기다렸다.

마침 부자가 헛기침을 몇 번 하고 침을 뱉으려고 할 때 시종이 달려가 부자의 입을 차버렸다. 침을 뱉으려 고 하다가 갑자기 입을 차인 부자는 깜짝놀랐다. 얼마나 세게 찾던지 입술이 터지고 이빨이 부러졌다. “너. 이놈 어찌 감히 내 입을 차느냐?" 피를 흘리고 있는 부자를 바라보는 시종은 겁에 질렸다. “주인 어른의 침이 입에서 나와 땅에 떨어지면. 곁의 사람이 얼른 밟아버리기 때문에 제게는 차례가 오지 않습니다. 그래 서 침이 입에서 나오려 할 때 먼저 밟으려고 했던 것이 그만 이렇게 되어 버렸습니다.” 시종이 아무리 잘못을 빌어도 화가 난 부자는 그를 내쫓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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