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농업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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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8호 발행인 총지화 발간일 2000-12-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장성현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한국 DMZ 평화생명마을추진회 공동대표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15 19:07 조회 2,736회본문
우리 집 농사는 채소농사가 주된 것이고, 산간지 농업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소득이 되는 나무를 2080그루 키우고 있 다. 사과, 배, 복숭아 등은 그저 먹을 만치 심었고 이곳 환경조 건에 맞추어 산돌배, 산사, 산수유, 마가목, 엄나무, 고로쇠 등 을 많이 심었다. 또한 앞으로 예견되는 석유부족시대를 대비 하고 청정연료로 쓰기 위해 때죽나무도 300그루를 심었는데, 때죽나무는 한 10여년 크면 한 그루에서 기름을 4리터 정도 짤 수 있고, 이 기름은 자동차 연료로도 무척 유용하다고 힌다.
농자천하지대본
근본적으로는 맞는 말이나 현실시장에서는 틀린 말이다. 농업의 역할은 한마디로 “생명산업”이라고 단정해도 지나침이 없다. 식량을 생산하지 않으면 모두가 굶어 죽기 때문이 다. 식량, 채소, 양념류, 과일류… 등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왕성한 탄소동화작용을 하여 탄산가스를 흡수·고정하고 산소를 내뿜는다. 이를테면 우리 밀을 심으면 1평에서 산소를 2.5 쏘이나 산출한다. 그런 점에서 농민은 생명의 일꾼이다. 어떤 이는 농민을 국토의 종합관리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중요한 농업이 파는 물건이 되어 “시장”에 들어서 면 몰골이 영 아니올씨다가 된다. 예를 들어 요새 배추 상품 51짜리 1트럭에 140만원, 중품이 100만원인데 내용을 따져보자. 배추를 뽑고 다듬어 싣는데 35만원, 운임이 25만원, 도매 시장에서 청소비, 수수료등 10〜15만원 정도해서 70〜75만원 이 지출되어야 한다. 배추를 약 70~90일을 기르는데 들어간 종자, 비료, 농약, 인건비 등을 다 따지면 손에 잡히는 돈이 몇 푼 안된다. 다른 상품은 원가+적정이윤에, 독과점상품은 원가+초과이윤까지도 실현하는데, 농산물은 다 그런 것은 아 니지만 원가이하일 경우도 꽤 있고 적정이윤 실현은 무척이나 힘들게 되어있다. 수요공급조절이니 유통구조개선이니 여러 가지 처방이 많지만 농산물 제값 받기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농업사회건 산업사회건 정보화 사회이건 간에 또 앞으로 몇 년이면 진입한다는 바이오사회에서도 사람은 반드시 먹어 야만 산다. 생자필멸 회자정리의 철칙만치 생자필식이다. 그런 점에서 농업은 어떤 세상이 되어도 그 중요성 이 탈색되지 않는다. 그래서 “밥이 하늘이다”라는 말이 하나 도 어색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 하늘인 밥을 어떻게 먹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생명의 먹거리(그독약 없는 먹거리)를 나눠 먹어야 한다. 요새 숯가루를 넣은 냉면생산업자 얘기가 신문방송에서 요란한데, 이뿐인가? 우리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콩나물 한가지라 도 제대로 된 것이 판매되고 있는가?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 하기 위해서 마구 뿌려대는 농약과 비료, 악덕업자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해 나쁜 것을 첨가하는 것은 무척 흔한 일이다.
수입 농축산물 얘기에 이르면 아예 할말을 닫는 것이 좋 다. 수입 밀은 오랫동안 배에 싣고 와서 몇 년을 두어도 벌레 조차 생기지 않는다. 태평양을 건너온 수입 밀에는 수확 후 에만 농약을 최소한 15가지 이상을 추가 살포하기 때문이다. 다이옥신 검출 돼지고기는 듣기에도 으스스하다.
그러면 어떡해야 하나? 농민이 생명의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도시 소비자가 각성하고 조직적으로 연대해야 한다.
말은 그럴싸하고 그렇게만 하면 생명의 먹거리를 나눌 수 있는데 왜 이런 일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나? 수입농축산물 이 엄청나게 싸기 때문에 국산 농산물은 시장에서 밀려난다. 같은 국산 농산물이라도 생명의 먹거리는 너무 비싸 서민 형 편에는 어렵다고 한다.
다 맞는 말이다. 허나 하나만 생각해 보자. 우리가 하루에 먹는 쌀이 얼마나 되나? 김치는 몇 푼 어치나 되나? 커피 한 잔, 담배 한 갑의 몇 분의 일, 반값도 안 된다. 나의 생명가 ,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나? 독식하면 분란이 일어나거나 감옥행이 십상이다. 밥을 나누어 먹는 모습은 넉넉하고 아름답다. 제땅, 제철 음식을 고맙게, 전부, 나눠먹는 가정과 사회는 그 기본이 튼튼하고 실하다.
구조조정, 실업대란, 경제위기에 떠는 이웃, 올해도 굶주려 가며 고난의 행군을 외치는 북녘 동포를 생각하며 밥=농업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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