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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의 영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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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호 발행인 총지화 발간일 2001-01-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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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17 06:37 조회 2,88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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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의 영화세상
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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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데 일본의 암흑가를 조명한 인랑.

〈인랑〉은 영혼을 향해 수렴해가는 영화다. 케르베로스, 수도경찰, 수도경찰내 비밀조직 ‘인랑’ . 늑대와 빨간 두건, 빨간 두건과 엄마, 그리고 일본이 영혼의 밑바닥에서 메아리 친다. 

학생운동권 출신인 오시이 마모루는 기동경찰 해트 레이버 공각기동대 등 그의 작품에 사회와 인간, 인간 과 인간의 관계가 갖는 의미에 대해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하며 하이퍼 리얼리즘의 세계를 구축해 왔다.

수도경찰 특기대 대원인 ‘후세가즈키’는 섹트일당 을 쫓아가다 한 소녀가 눈앞에서 자폭하는 일을 겪 게 된다. 그녀는 분명 지하활동에 참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은 후세에게 있어 쇼크였다. 의 납골당을 찾아간 후세는 죽은 소녀의 언니라고 하는 ‘아마미아 케이’ 를 만난다. 아마미아는 후세에 게 고전동화인,〈빨간 두건〉을 건네준다.〈빨간 두건〉 의 모티브는 죽은 소녀그빨간두건. 인랑그늑대라는 비유관계를 암시한다. 또한 아마미아와 후세의 관계 와도 상관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마미아의 목소리에 의해 들리는〈빨간두 건〉의 이야기에, 수도경찰에게 쫓긴 소녀가 늑대들 에게 갈기갈기 찢겨 먹히는 영상이 겹쳐지는 충격은

비유의 성을 초월하여 아주 공포스럽다. 그리고 슬프다 늑대에게 속아서 빨간 두건은 엄마의 살과 피를 먹는다. 엄마는 대체 뭔가? 엄마는 일본이 아닐까. 일 본을 따르는 일본인이 일본을 먹고, 그리고 자신도 늑대에게 먹혀버린다.

특기대의 살인병기로, 인간의 감정을 버리고 동물 적인 폭력성만 지닌 늑대같은 인간으로 자란 후세, 마모루는 그를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을 시도 했다. 사랑하는 여자를 죽일 수밖에 없는 후세의 존 재 이유는 영화의 중요한 메타포를 형성하는 ‘빨간 두건’이야기 속의 늑대이다. 소녀는 그에게 끊임없이 동화를 들려준다. “엄마 귀가 왜 이렇게 길어요? 손 톱이 왜 이렇게 길어요? 이가 왜 이렇게 커요?” 결국 후세의 숨겨져 있는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제기였지만 후세의 마음에 머물고픈 그녀의 소원은 그녀가 특기대를 고립시키려는 공안부의 사주를 받 은 테러리스트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물거품이 되 고 만다. 오시이 마모루 사단인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은 암울한 시대를 살았던 현역 특기대원과 테러 리스트의 사랑을 통해 휴머니즘의 존재에 대해 자문 한다. 사람을 사랑할 수 없는 남자와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여자.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 우리 모습 이 아닐까 소 그 어떤 실사영화보다 과장 없는 캐릭터의 내면 연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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