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대장경 완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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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7호 발행인 혜암 발간일 2001-10-01 신문면수 2면 카테고리 사설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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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19 08:44 조회 2,650회본문
경전을 읽습니다
우리 한민족이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자랑하는 고려대장경이 750년 만에 318권 한글대장경으로 다시 태어났다. 고려대 경은 한문으로 되어 았다보니 한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남의 입을 통해야만 경전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완간은 팔만대장경을 누구나 알기 쉽게 오늘에 되살린 것으로, 한국불교사와 우리 민족 문화사에 한 획을 긋는 의미심장하 성과와 결실이 아닐 수 없다.
잘 알려져 있듯이 고려대장경은 고려 고종 때 몽골의 침략을 불심으로 극복하기 위해 16년(1236〜1251)에 결쳐 조성된 불교문화의 정수이다. 이런 고려대장경을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은 한글 창제 이 후의 큰 과제였다. 조선 세조 때 간경도감을 두고 국역작업을 벌였고, 일제시대에도 용성 스님의 대각회에서 번역작업을 했지만 모두 일부에 그쳤다. 그러다가 불교계의 일제 청산을 위한 불교정화 뒤 불교현대화 작업의 일환으로 운허스님의 원력을 중심으로 자운, 석주 스님 등이 뜻을 모아 법보원을 만들어 다시 번역작업을 시작했다.
이렇게 몇몇 뜻있는 스님들에 의해 시작된 작은 불사는 팔만대장 경에 버금가는 대작 불사로 이어져 37년 만에 완간을 이루었다. 우리 사회가 경제발전 등 외형적인 성취에 몰두해온 가운데, 우리와 세계의 귀중한 정신문화 유산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장기 간에 걸쳐 완간해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한글대장경’은 일단 완간 되었지만 일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고려대장경도 얼마 전 모두 전산화되어시중에 나왔다. 그리고 한글대장경도 지금 동국대학 불전연구소와 동국역경원 에서 전산화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잘 차려놓은 밥상이라 하더라도 찾아 먹는 사람이 없으면 그 의미는 퇴색되어 버린다. 한글대장경 완간을 자축하고, 역사적 의미와 문화적 가치를 되새겨 화합과 통일의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는 거창한 의미도 경전을 찾아 읽지 않으면 그 의미는 거창 한 치장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한글경전을 너무 등한시하 였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경전의 분량이 방대하고 소설처럼 쉽게 읽혀지는 책이 아니니 그럴 법도 하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국민 5명 중 3명만이 1년에 1권 이상의 책을 읽고 있다. 1인당 평균 독서량은 13.2권으로 4년 전보다 3권이 줄어 들었다. 여가시간은 TV보기나 낮잠, 개인용 컴퓨터를 가지고 노는데 활용하고 독서는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다.
이제 제법 쌀쌀하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하였다. 거창한 의 미들을 찾지 않더라도 손가락에 굳은 살이 생기고 엉덩이가 짓물러도 멈추지 않았던 두 사제의 일념으로 완성된 경전.
이 가을. 그 한 권의 경전을 읽어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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