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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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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71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06-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지혜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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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06-08 14:04 조회 1,84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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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연기론(緣起論)에서 가장 논리적으로 설명
인류문명의 위기, 불교의 세계관으로 극복


뜻하지 않게 환경보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지금 사는 고장의 습지와 관련하여 환경보호를 위한 안내자를 양성하는 과정에 한 꼭지를 맡아서 강의의뢰가 들어온 것이 계기였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환경(環境, environment)과 생태(生態, ecology)였습니다. 환경이란 용어 자체가 인간을 중심에 놓고 자연이 주위를 둘러싼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인간과 자연을 분리해보는 이원론적 세계관에 기초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생태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는 관점으로 일원론적 세계관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환경이나 생태라는 용어 또한 인간에 의해 설정되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둘이기도 하고 하나이기도 한중첩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언급한 것처럼 서양의 사고에는 일원론 아니면 이원론 이외에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이기도 한 논리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동양적 사고에는 불이(不二)라는 말이 있어서 바로 앞에서 언급한 원리를 더없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불교의 연기론(緣起論)에 가장 논리적으로 설명되어 있고 도덕경에도 유무상생(有無相生)과 같은 논리를 전개하고 있지요.


‘환경’은 말 그대로 인간을 중심에 놓고 자연을 주변에 설정한 것으로 이러한 논리가 가장 잘 드러난 것이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와 같은 유일신교 계통이라는 것은 상식에 속합니다. 신과 인간, 그리고 동물 등의 계서(階序, hierarchy)의 관계로 보기 때문에 자연의 세상만물은 신에 의해 인간에게 주어진 일종의 소유물로 보았습니다. 물론 요즘에는 하나님 말씀 안에 자연을 보호하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는 주장을 많은 신부와 목사님들이 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한편으로 환경이라는 용어에 인간의 기술 문명이 자연을 보호할 수 있다는 과학기술 만능주의가 담겨져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입장도 환경보호는 결국 인간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음을 알 수 있지요.


인간 중심적으로 자연을 바라볼 때 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하게 됩니다. 미국의 한 주에서는 사슴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천적인 늑대를 사냥하여 늑대가 거의 멸종이 되자 사슴의 개체수가 증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너무 늘어난 사슴은 굶어 죽기 시작하자 비로소 늑대가 사슴의 개체수 를 적절하게 조절해주는 역할을 했음을 이해하게 되었던 것이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 지구적 환경재앙도 현재의 인간의 기준에서는 막을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지구 환경의 파괴는 장차 지구에서의 인간의 생존을 어렵게 만들고 애써 이뤄놓은 인류 문명을 붕괴시킬 것이라는 점입니다. 인류가 완전 멸종되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이뤄놓은 문명을 더 이상 지속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인류전체가 다시 원시상태의 생활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소비행태는 인류 문명을 붕괴시킬 것은 자명한 일이죠.

인류문명의 붕괴를 막는 길은 소비를 줄이는 길 뿐입니다. 유일신교 계통은 욕망을 절제하고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생각하고 모든 생명을 등가(等價)적 관계로 보는 관점이 매우 빈약합니다. 그래서 뜻하지 않게 불교나 도교 같은 동아시아의 사유체계가 소환된 것이죠. 불교와 도교가 전 세계에 매우 큰 영향력이 있어서 라기 보다는 현재 인류 문명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이들 사상보다 더 적절한 것이 없어서입니다.


불교와 도교의 신자를 모두 합쳐도 오히려 인도의 힌두교인의 숫자보다도 적습니다. 유일신교 계통의 신자 수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불교는 얼떨결에 불려나와 지구의 환경파괴를 막을 가르침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치, 사회, 경제적 영향력 측면에서는 불교는 쇠퇴하는 그래서 머지않아 화석화될 운명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류의 미래가 불교의 세계관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받아 들여지는가에 달려있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칼럼리스트 김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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