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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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5호 발행인 혜암 발간일 2002-06-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생활속의 밀교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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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26 08:30 조회 2,468회본문
한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데서 마음공부는 시작된다
격사람은 이성의 동물이면서 감정의 동물이기도 하다. 이 말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누구라도 예외일 수는 없다. 대개 우리는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감정이 앞섰을때 더 큰 과오를 저지르게 된다. 감정이 최고조로 달하고 흥분하여 이성을 잃는 경우이다. 옛말에 ‘참을 인자 셋을 새기면 살인을 면한다’고 까지 하였다. 이성을 잃지 않으면 어떠한 극한 상황도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이다.
감정이 격해져 흥분을 참지 못하는 것은 대개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 경우’거나 ‘남으로부터 무시를 당했다는 생각을 갖게 될때’라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그 바탕에는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나아야 한다’는 의식이 깔려 있어 쉽게 흥분하여 감정이 폭발하는 것은 어설픈 우월감이나 비천한 열등감과 패배감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결과라고 한다.
우리 불교에서는 이러한 감정의 제어를 육행실천의 한 덕목으로 삼고 있다. 육바라밀행 가운데 하나인 인욕바라밀이다. 인욕은 ‘욕됨을 참다, 견디어 내다’ , ‘모욕이나 박해를 참고 견디어 마음을 안정 시키고 진에의 염을 일으켜 끝까지 참아낸다'는 뜻이다.
인욕 바라밀은 이런한 '인욕의 완성'을 뜻한다.
밀교에서는 더 큰 의미를 부여하여 인욕을 안인으로 표현한다. 안인은 그냥 ‘참고 견디는 인욕’이 아니다. 인욕조차도 없는 인욕, 그것이 바로 안인이다. 그 안인은 참고 견디고자 하는 마음과 걸림이 없고, 머무는 바도 없는 인욕이다.’ 힘들게 참는 인내가 아니다. 참아 지지도 않는데 억지로 참는 인욕이 아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저절로 참아지는 인욕이다. 안인은 바로 인내와 인욕을 더욱 적극적으로 승화시킨 밀교 수행의 실천 덕목이다. 나의 신행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진심혜사이다. 진심을 낼수록 나의 이성은 빛을 잃어 간다. 건강한 정신을 기대할 수 없고 진정한 보살심을 내기도 어렵다.
이성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면서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마음닦는 수행을 하고 있는 진언행자에게 더없이 중요한 대목이다. 우리 중생들이 잔심을 내지 않고 인욕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안인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억지로 참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그러나 감정이 널뛰듯 하는데 마냥 내버려둘 수는 없는 일이다. 참고 견디어 내는 훈련을 거듭 반복하여 진정 한 ‘안인’에 도달토록 하는 것이 진언 행자의 올바른 수행법이라 하겠다.
이번 6월 월초불공기간에는 끓어오르는 마음을 제어하고, 부지런한 내 입을 단속하여 보자. 마음의 평안과 안인을 얻을 것이며, 그 답은 바로 내 자신 안에 있음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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