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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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7호 발행인 혜암 발간일 2002-09-01 신문면수 2면 카테고리 사설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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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27 05:57 조회 2,221회본문
전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놓고 온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월드컵대회가 유종의 미를 거두고 막을 내렸다. 월드컵대회를 둘러싼 뒷말이 무성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로서는 아무래도 손실보다는 득이 많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성과는 우리나라가 꿈에도 그리던 16강을 넘어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룩했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한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축구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번번히 1승의 문턱에서 좌절하던 우리나라의 축구가 선수들의 불굴의 투지와 정신력, 그리고 온 국민의 열광적인 성원에 힘입어 4강의 신화를 이룩함으로써 우리 한국인의 우수함을 세계에 알리고, 또한 우리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실로 역사에 길이 남을 쾌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온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열렬한 성원을 보냄으로써 경기를 하고 있는 선수에게 뿐만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에게도 자긍심과 일체감을 심어준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성과였다.
그러나 이러한 쾌거의 배경에는 거스 히딩크라는 탁월한 능력의 지도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한 개인의 능력이 열등감과 자괴감에 빠져 있던 한국축구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놓았고 그러한 여파가 온 나라를 흔들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것을 생 하면 지도자의 중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이것은 히딩크 개인의 축구에 대한 안목과 지도자로서의 능력 이외에도, 학연, 지연, 혈연 등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들을 과감히 청산하고 오직 개인의 능력과 품성을 존중하여 선수를 발탁했던 그의 혁신성에 있 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 각 분야의 무능하고 부패한 지도자 들은 히딩크의 이러한 지도력을 보면서 많은 반성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자기 분야의 전문적 지식과 소신도 없이 복지부동의 자리 지키기, 윗사람 눈치보기, 책임 전가하기, 헛된 명예심 등으로 무장한 무능한 지도자들은 이제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 사회 구성원 각자도 훌륭한 지도자가 나올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하여 무능한 지도자에 대한 비판과 견제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성실하고 능력 있는 지도자에게는 아낌없는 성원과 찬사를 보내는데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사회 각층의 무능하고 부패한 지도자들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풍토를 조성한 우리 모두의 책임을 절감하고 의식의 과감한 혁신을 이룩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이번 월드컵대회를 계기로 우리의 무한한 잠재력과 한민족으로서의 일체감을 확인한 이상, 이제 남은 것은 우리의 의식을 개변하여 사회의 고질적 병폐와 악습을 타파하고 거듭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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