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원 우리 스승님(경주 수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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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6호 발행인 혜암 발간일 2002-07-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사원탐방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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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27 05:29 조회 2,496회본문
옴마니반메훔 진언공덕 가득한 수계사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이다. 수계사를 찾는 날도 그러했다. 가는 곳마다 붉은 물결을 이루고 붉은 옷을 입은 응원단의 모습은 경주도 여전했다.
경주의 거리마다 붉은악마의 옷을 입은 남녀노소의 모습은 월드컵의 열기를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나에게 경주는 이상하리 만치 고향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경주가 통일신라시대에 찬란하게 꽃피웠던 불교에 대한 애뜻한 그리움이 한몫을 하여서 그럴 것이다.
멀리 남산을 뒤로하고 경주의 형상강을 지나 동국대를 옆으로 한참을 가니 멀리 작은 초등학교가 눈에 띤다.
그 택시에서 내려 한참을 초등학교 구경을 하였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한가로움과 가슴속 깊숙한곳에서 아려오는 추억에 한번 취해보기도 했다. 운동장 곁에는 시골학교 어디에서 볼수 있듯이 오래된 느티나무 한그루와 그옆에 시소 그리고 그네 철봉....
초등학교의 정겨움은 도시속에서 잊고 살아왔던 삭막한 감정을 일거에 싹씻어주기에 충분하였다. 그리고 잠시 내가 여기에 왜 왔는지 목적을 잊게도 하였다. 창밖으로 들려오는 동요 노래소리에 잠시동안의 동심의 여행을 끝을 맺었다.
작은 초등학교를 뒤로하고 마을 한가운데 수계사가 있었다. 사원의 위치가 예사롭지 않았다. 작은마을 가운데 위치한 수계사는 마치 마을의 중심을 떠바치고 있는 형상이었다. 부치님의정기가 마을을 받치고 있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내가 예상했던 수계사의 모습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우선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으며 사하의 냄새가 흠뻑나는 그러면서 아담하고 조용한 사원이라는 예상은 적중했다. 무슨 이유에서 였는지모르지만 예감이 그러했다.
벌써부터 아담한 사원은 보살님들의 소리에 들썩 호다. 점심시간이 한참을 지났는데도 혜산스승님, 안주체승님과 보살님들은 점심도 하지 않고 나를 반겨주셨다.
우리의 인심이 그러했던가. 손님을 맞이하려고 아침부터 집안을 청소하고 마당을 쓸고하는 부산을 퍼는 모습이 도심사원에서 느껴보지 못한 정겨움이 가득하다. 두 스승님의 수행의 모습과 삶의 자태가 크대로 느껴졌다.
본존에 향올리고 참배를 마치고 사택으로 들어섰다. 혜산스승님은 마당의 작은 텃밭을 손질하고. 있는 중이고 전수님은 공양간에서 보살님과 점심을 준비하고 계셨다.
동기간에 우애하고 집안간에 윤리를 세워야 한다는 스승님의 가훈액자가 가장먼저 눈에 띠였다.
가운에서 보이듯 이 스승님은 화합과 조화를 유난히 강조하신다. “화합과 조화는 하심에서 시작됩니다. 하심은 자기를 낮추면서 항상 상대방 (일체 만물)에 대한 존경심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대자대비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겸손한 마음은 수행자의 제일의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옛말에 이런말이 있습니다. 남이하면 분륜이고 내가 하면 로멘스라는, 즉 좋고 예쁘고 아름다운 것은 나의 것으로 생각하고 나쁘고 싫고 더러운 것은 모두 내것이 아닌 남의 것으로 돌리는 이기심과 분별의 마음은 수행자가 버려야할 마음입니다”
“불교에서는 분별심을 지혜를 가리고 욕심을 자아내는 마음의 장막으로 간주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적용되는 분별심은 해탈을 방해하는 요소입니다. 선입관과 편견, 이기심의 고리인 일체만물에 대한 분별심부터 버려야 합니다”고 혜산스승님의 긴 설명이 이어졌다. 스승님의 말씀에는 나지막하고 온유하지만 수행자의 큰 힘이 느껴졌다.
“모든 범부는 아름과 모양에 집착하고 그것에 따라 일어나는 법을 따르며, 갖가지 모양을 보고 나와 내 것이라는 그릇된 견해에 떨어져 모든 존재에 집착하고 무명의 어둠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탐심을 일으키고 성냄과 어리석은 업을 짓고 있다. 누에가 고치를 짓듯이 분별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몸을 얽어 육도의 큰 바다에 떨어짐을 알지 못 하니 이것은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 중생들은 나와 내 것이 없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부처님의 말씀의 인용은 아직까지 마음속 깊이 남아 있다.
“만약 우리 종단과 ,승단이 화합하고 질서를 지키며 수행을 가로막고 있는 분별심과 이기심의 마장을 이겨내는 금강같은 수행과 하심과 초발심의 자세를 잊지 않은 수행자의 상을 세운다면 종단의 교도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며 하루가 다르게 발전할 것입니다”
“선배스승들은 종단의 초석을 다졌고 그 초석위에 튼튼한 집을 짓는 것은 후배스승과 여러분들의 몫입니다”며 종단 발전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셨다.
스승님의 종단에 대한 애정은 총지종 창종에서 아니 그 이전부터다.
관세음보살 본심 미묘 육자대명왕진언 옴마니반 메훔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집안의 자연스런 분위기에서 시작된다. 스승님의 누님들이 모두 진각종에서 진언을 접하였기 때문이다. 스승님의 인생에 있 어서 원정대성사님의 만남은 삶의 진로가 바뀌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스승님은 총지종의 창종에 원정대성사님과 현 록정종령님과 힘 을 같이 하여 이땅 에 정통밀교의 깃발을 올렸던 것이다.
그런 이유였을 까?
스승님은 총지종 단발전에 많은 관심과 열정을 보이신다. 말씀 한마디 한 마디에 종단과 승단에 대한 애뜻한 정이 녹아있다.
“승단의 스승님들도 중생이라 때로는 진리에 어긋나는 행위도 하는 실수를 합니다. 그런 실수를 보며 비난하거나 험담만 한다면 그것 또한 진리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오로지 부처님의 진리에 맞는 실천수행만이 올바른 길입니다
스승님의 실천관과 수행관을 보여주는 말씀이었다.
밀교의 진언을 접한 시간은 오래 되었으나 스승님은 늦게 중생교화의 길을 걸었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스승님은 부처님의 법을 교화하는데 더욱 매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건을 만들려고 늦게 스승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중생교화의 길에서 한번도 부처님의 법에 어긋나지 않게 수행의 길을 걸었으며 후배와 교도 들에게 귀감을 보여준다.
특히 시각화 전수님의 도움과 법장화 스승님 그리고 복지화 스승님의 가르침은 잊혀지지 않는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기므로 저 것이 생기며,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 이것이 없어지므로 저것이 없다”는 연기의 진리 즉 사물과 인간관계가 연관하여 서로 원인이 되고 결과를 만들고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는 평범하고 지극히 상식적인 인과법칙의 가르침은 아직도 두 스승님의 가슴에 절절히 남아있다고 한다.
또한 열반스승님인 묘회심스승님을 12년간 옆에서 보살피고 시봉한 일화는 유명하다. 개인화 되고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없어지고 있는 세태에서 어 른에 수순한 모습은 스승님의 실천 수행과 진언행자의 참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점심공양을 마치고 수계사 신정회장 이상순(입정 심보살), 부회장 이석주, 총무 윤분녀 보살, 이위정 보살과 함께 후식을 같이한 자리에서 스승님에 대한 보살님들의 자랑이 시작되었다.
“스승님들은 처음과 끝이 한결같은 분입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높고 낮음이 있기 마련인데 제가 곁에서 수년간 모셔보았지만 처음 본 그모습 그대로 입니다. 부모가 자식 사랑하는 것처럼 한결같습니다. ”스승님이 화내는 모습과 언행을 보지도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항시 온화한 모습 항시 평안하게 우리들을 대해주십니다. 제가 많은어려움을 겪은적이 있는데 스승님은 저의 어머니보다 더욱 사랑으 감싸주셨습니다. 보살들의 어려움이 마치 자기의 일인양 진정한 마음으로 대해 줄 때는 정말 뭐라 감사를 드려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며 눈물을 글썽이신다. 스승에 대한 교도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 었다. 마치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니 아버지를 대하는 것처럼 수계사의 모습은 훈훈했다.
수계사 보살님들의 스승자랑이 시작되자 두 스승은 몸 둘바 모르듯이 멋쩍은 웃음을 지으면서 “스승이 훌륭하고 덕높아 많은 보살과 교도들이 모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좋은 스승은 보살과 교도들이 만드는 것입니다. 저희들은 미약하고 누구에게 내세울것이 없는 미약한 중생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여러 교도님들과 보살님들이 혹은 채찍질도 하고 흑은 격려와 힘이 있었기에 그나마 부처님의 법을 전하는 작은 사람으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며 모든 공덕을 교도들과 보살님들의 은덕으로 돌렸다.
한참의 덕담이 오고갔다. 보살은 존경심으로 스승님들은 사랑으로 서로를 대하는 모습을 보니 남 탓만하고 남을 깍아 내리는 요즘세태에 부처님 의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서로를 위하는 마음, 서로를 존경하는 세상은 어떤 것인지 따뜻한 수계사의 모습을 모범정답일 듯 하다. 경주를 떠나는 마음 가볍고 따뜻한 사랑 한가득 담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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