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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8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2-11-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불교에세이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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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양동효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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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27 09:17 조회 2,28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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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잘 단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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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효 법사

마음에 틈이 생기면 그 사이로 수많은 번뇌와 유혹이 새어듭니다. 건물이 무너지고 다리가 붕괴 되는 것도 알고 보면 조그마한 부주의에서 시작됩니다.

허술하게 이은 지붕으로 비가 새고, 기초가 부실하면 벽이 갈라 지고 심지어는 건물이 무너집니다. 손에 상처가 없으면 독을 만져도 해를 입지 않지만 상처 난 손으로 독을 만지면 독이 온몸으로 퍼져 죽고 맙니다.

그와 같이 내 마음에 틈이 생기면 내 삶이 부실하게 되고, 독에 중독되고 맙니다. 잘 이은 지붕에는 비가 새지 않는 것처럼, 삿된 욕망과 집착이 고개를 쳐들고 일어나려 할 때, 게으름이 독버섯처럼 번지려할 때, ‘아직은 괜찮아’ 라고 방심하지 말고 그 근본을 아주 단호하게 잘라내어 더 이상의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마음의 성을 잘 단속해야 합니다.

몸은 빈 병처럼 보고 마음은 성 처럼 든든히 있게 하라.

지혜로써 악마와 싸워 승리를 지키고

다시 잃는 일이 없게 하라.

〈법 구경〉


이것이 위대한 승리자이신 부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입니 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마음에 틈이 생기지 않고, 어떻게 하는 것이 마음의 성을 든든하게 하는 것일까요?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 하십니다.

“너희들은 마땅히 생각을 거두어 집중하여야 한다.

만약 생사의 집중을 잃으면 온갖 공덕을 잃으려니와,

만약 집중의 힘이 강하면 오욕의 도둑 가운데에 들어간대도 해를 입지 않으리니,

갑옷을 입고 싸움터에 나가면 두려움이 없는 것과 같다.

이것을 생각의 집중을 잊지 않는 일이라 한다”.

〈유교경〉


우리는 한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너무나 쉽게 마음을 빼앗겨 버리고 맙니다. 아름다운 것을 보거나 좋은 향기를 맡게 되면, 감미로운 음악이나 소리를 듣거나 맛 있는 것을 먹게 되면, 부드럽고편안한 감촉을 느끼거나 황홀한 공상 등을 하게 되면, 관심과 애착이 생겨서는 순간적으로 마음을 뺏기고 마는 이것이 우리로 하여 금 주인된 삶을 포기하게끔 하는 우리들의 적입니다. 그래서 이 여섯 가지 감각 대상들을 육적이라고 합니다.

이것들은 온갖 자극과 유혹으로 마음의 집중을 앗아가 버리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이런 적이 먼지 처럼 일어나서 나를 지배하게 놔두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부처님 께서는 이런 잡된 생각들을 거두어 정신을 집중하라고, 마음의 문을 잘 단속하라고 권고하고 계십니다.

집중하라는 것은 간절한 마음으로 늘 깨어있으라는 말입니다. 집중하라는 말은 흐트러짐이 없이 지시의 마음을 바로 보라는 것입니다. 집중하라는 말은 오로지 그 것을 하라는 말입니다. 공부할 때는 공부에, 길을 갈 때는 길을 가는 것에, 친구를 만날 때는 친구를 만나는 것에 최선을 다하며 순 간 순간을 절실하게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정신의 집중이고. 참선이고, 삼매입니다.

옛 선사들은 수마를 물리치고 화두에 몰두하기 위해서 턱 밑에 아주 예리한 칼을 꽂아놓고 참선을 했다고 하죠. 우리들은 늘 그렇게는 하지 못하더라도 하루에 몇 번씩이라도 턱에 칼을 꽂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마음에 틈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그 틈으로 악마의 군대가 쳐들어오고 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바른 믿음과 힘찬 정진과 날카로운 지혜로 무장해서 악마의 무리를 잘 막아내고 과감히 무찔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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