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원 우리 스승님(포항 수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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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42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3-03-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사원탐방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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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03 07:36 조회 2,219회본문
모든 복은 입으로부터 나오고 모든 병은 입으로 들어간다
입으로 짓는 죄는 험담,쓸데없는 말, 속이는 말, 이간질 등인데, 하나하나가 무의식중에 저지르는 것이 많습니다. 칭찬하고, 필요 한 말만 가려서 하며, 진실하고 솔직하며, 화합에 도움이 되는 말을 하는 것이 좋은 줄은 다 알고 있지만 어디 그게 말처럼 쉽습니까. 부지불식간에 남을 헐뜯고 거짓말을 하고 다툼을 부추기는 말을 하게 되는게 요즘처럼 복잡하고 소란스런 세태에서는 다반사이지요.
입으로 짓는 죄악이 가져다주는 업보는 매우 무섭고 끔찍합니다. 예컨대 발설지옥이라고 해서 구업을 지은 사람이 받는 과보의 경우를 보면 죽어서 지옥에 떨어져 혀를 보습으로 갈아내거나 철못으로 뽑아내는 고통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디 꼭 죽어서 받는 과보만이겠습니까. 구시화문이란 말처럼 말을 잘못해 당장에 화를 입는 사람이 주변에 얼마나 많습니까.
고속버스 유리창을 통해 들어온 햇살이 부드럽게 스친다. 벌써 봄의 향기를 품은 듯 상큼한 새벽공기는 포항수인사를 향하는 마음을 바쁘게 재촉한다.
매서운 바람속에 봄의 기운이 담겨있는 것은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현상은 끊임없이 흘러가고 변하여 항상 된 것이 없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범부들의 어리석음은 눈에 보이는 현상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속에 살고 있다. 매서운 찬바람이 향긋한 봄바람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깨치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깝다.
스승님과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부터 서울 에서 달려간 수인사에서 처음 마주친 사람은 바로 원봉 대정사님이었다. 작업복에 사택을 수리하고 있는지 손에는 연장도구가 쥐어져 있다. “성도합시다. 서울에서 오느라 고생이 많았지요.”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덕 많은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반겨 주었다.
스승님은 분별하지 않은 마음이 몸에 베여 항상 인자하고 푸근한 모습을 보여준다. 흰머리의 매력도 인자한 모습에 안성마줌으로 어울린다.
스승님은 70노구에도 불구하고 언제 어디서나 ‘성도합시다’라는 합장인사를 제일 먼저 한다. 성별과 나이, 지위를 떠나 천진한 합장은 스승님의 수행단면을 보여준다.
법당에는 많은 보살님들이 나와 염송을 하고 있다. 특히 신정회 길수인 회장님, 실갑지 부회장, 정인정 총무등 많은 보살님들의 진언염송의 열기가 법당안에 가득하다.
불공이 끝나자 조용히 길수인 회장님에게 달려가 스승님들 흉좀 봐달라고 했다. 회장님 왈 “우리 스승님은 너무 인자해서 탈입니다.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보살님들 불공하는데 힘들다고 손수 차를 몰고 집에까지 모셔다 드리고 모셔오고, 싫은 내색 싫은 소리 한번 못들어 보고 조용히 한없이 베풀기 만 합니다. 마치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과 정을 듬뿍 주듯이 말입니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 들을 스승님 앞에 허물없이 털어놓게 만들곤 합니다. 그것이 흠이라면 흠이지 뭇느 흉이랴"며 손사례를 친다.
그래서 인지 사원이 많이 헐었다. 법당 바닥은 삐걱대는 소리가 나고, 콘크리트 벽은 풍파에 쓸려나가 골조가 보이는 곳도 많이 있다. 스승님이 집행부의 요직을 두루하면서 사원신축에 대한 욕심도 낼 법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중생심이 앞선 교도들에게는 못 마땅할 것이다.
사원을 하루빨리 신축해야 되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 “조급하게 마음을 먹으면 욕심이 생겨, 그럼 안 되는 거야, 조금 기다리면 만사가 잘 될거야, 여기보다 더 어렵고 힘들게 교화하는 곳이 많은데 욕심을 내면 안되지” 하며 웃음을 보인다.
항상 항송합시다
법당으로 오르는 계단에 커다란 글씨가 있다. ‘항상 항송합시다’ . 스승님이 평소에 가르치는 법문이다. 외람되게 스승님에게 질문을 하였다. “어떻게 진언수행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까?” 당돌한 질문 이었는지 스승님은 한참을 회상에 잠기면서 말씀을 하신다.
“우리가 흔히 어야가'하는 업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몸으로 세 가지 업을 짓고, 마음으로 세 가지 업을 짓고, 그리고 입으로 네 가지 업을 짓습니다. 이를 모두 합쳐 ‘열가지 업이라고. 합니다. 나쁜 마음으로 짓는 열 가지 업을 ‘십악업’이라 하고 착한 마음으로 짓는 열 가지 업을 ‘십선업’ 이라고 합니다. 그 열 가지 업 가운데 작은 입으로 짓는 업이 카장 많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구시 화문’이라고 해서 입을 화의 근원이라고 까지 합니다. 그만큼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의 언어가 좌우하는 부분이 크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경전을 독송하기 전에는 이렇게 입으로 지은 모든 악업을 깨끗이 하는 의식인 ‘정구업 진언’을 먼저 독송하고 나서 비로소 부처님의 말씀을 독경하는 것입니다.
저를 수행지의 길로 인도한 것은 거짓말입니다. 젊은시절 공무원 생활을 하였습니다. 지금시절은 공무원의 대우가 그래도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30여년전 시절에는 참으로 어렵웠습니다.
그리고 일의 성과를 높이려면 거짓말도 해야 는데 저는 통 거짓말이 안됐습니다. 하기도 싫었을 뿐더러 체질적으로 맞지 않았는지 거짓말을 하려고 하면 가슴이 뛰고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이러한 저의 시정을 어떻게 알았는지 지금 종령으로 계시는 록정님이 ‘거짓말하지 않고 살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한번 해볼래’ 하는 말씀에 마음이 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대자행 전수님이 국광사 주교로 있었는데 국광사 교도로 있다가 지금 부산 법성사에 계시는하정님과 시각화. 전수님의 추천으로 49일 정진 및 100일 정진을 통해 진언수행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 니다.
처음 우리 종단에 입교한 사람들을 보면 보통 밀교와 진언에 생소한 느낌을 가지는데 저는 모친이 진각종 참회원때부터 진언수행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기에 전혀 낮설지 않았습니다. 아니 나도 언젠가는 모친처럼 수행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있었기도 했지요. 마침 인연이 되서 다른 사람과 같이 병고 해탈이나 가정해탈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출가를 결심하지 않고 모친의 수행모습과 거짓말 하지 않은 것이 좋아서 결심을 했습니다.”
내친김에 진언의 공덕과 진언수행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하심하는 마음을 근본으로
“진언이란 말 그대로 ‘진실된 말’이란 뜻 입니다. 어떤 행위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업이라면 참되고 진실된 것을 밀교에서는 ‘밀’이라고 합니다. 입으로 짓는 행위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구업이라면 반대로 선과 악의 행위를 떠난 ‘진리의 언어’를 진언이라고 부릅니다. 진언은 업이 아니라 진실한 언어이므로 구밀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몸과 마음과 입으로 짓는 삼업도 그것이 선과 악이라는 인과의 산물이 된다면 삼업이 되지만 그것을 초월한 진실한 행위가 될 때 에 그것은 세 가지 비밀스러운 행위가 되는 것이 됩니다. 이렇게 몸과 마음과 입으로 밀을 갖 추는 것을 삼밀가지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옴 ~ 사바하’ 에 대한 공덕을 모르고 그냥 타성에 젓어 불공 하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진언불공은 그냥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된 마음과 부처님과 하나이고 자하는 정성이 깃들어져야 합니다. 진언에 있어서 옴과 사바하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옴은 매우 신정한 뜻을 간직한 소리라 해서 인도에서는 모든 종교의식에서 제창됩니다. 심지어 어떤 이는 “옴 옴”하고 옴만 외우는 것을 수행으로 삼기도 한다고 합니다.
옴의 뜻은 ‘귀의’ 또는 ‘공양’을 의 미합니다.
이에 비해 사바하는 ‘원만히 성취됨’ 이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천수경이나 밀교 경전에 나오는 대부분의 진언은 ‘옴’으로 시작해서 ‘사바하’ 로 끝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는 내가 이제 부처님의 성스러운 말씀을 독송하고 ‘부처님께 귀의하고 공양하오니 제가 소원하는 바가 모두 원만히 성취되기를 비옵니다’ 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입으로는 염송, 손에는 염주
“분별하는 마음과 평상심(쉽게 이야기 하면 법당에서 불공할때의 마음)과 패를 지키는 것이 수행자에게는 가장 중요하다. 하루의 생활을 조용히 눈을 감고 되집어 봅시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자리에 들때까지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오늘 하루 요익하지 않은 말들을 얼마만큼 많이 했는지, 마음은 고요했는지, 알게 모르게 부처님이 하지 말라는 것들을 잘 수행했는지, 돌아보면 많은 업들을 지었을 것 입니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마음이 있으면 참회의 마음이 저절로 생깁니다. 잘못을 알면 잘못하지 않으려 는 마음 참회의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스승도 범부 중생이라 실수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스승은 실수와 잘못을 바로 깨달아 참회하고 다음에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공부합니다.
그럼 잘못하고 참회하고 또 잘못하고 참회하고 이런 생활을 반복해야 할까요 잘못을 원천적으로 막으면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365일 24시간 한시 한때를 놓치지 않고 몸과 마 음과 입을 닦으면 됩니다. 입으로는 염송과 하나가 되고 몸에는 단정된 모습으로 염주와 하나가 되고 마음은 부처님 법과 하나가 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는 가장 쉽게 구업을 많이 짓습니다. 생각지도 않게 나오는 황폐한 말들은 사람들의 관계를 힘들게 만들곤 합니다.”
처음처럼 초발심으로
신영복 선생님의 처음처럼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 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수행자의 삶은 또한 처음처럼 항시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진언행자의 길, 스승의 길을 가는것인지 반문해 봐야 합니다.
세속적인 명리를 위해서 인지, 재물을 탐해서 인지, 아님 편안하고 안락함을 위한 것인지,
우리가 진언행자의 길, 스승의 길을 가는 것은 오로지 부처님의 법에 따르기 위함일 것입니다. 진언 행자의 길, 스승의 길을 가게 되었다는 것은 오늘 이 땅에서 부처님이 하셔야 할 일을 대신 물려받았 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독선과 아집, 이기적인 일체 의 고정관념과 욕탐에 이글거리는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이웃에 대한 무관심을 버려야 합니다. 초발심의 마음을 버리지 않아야 됩니다. 그 속 에 부처님이 있으며, 그 속에 성도의 길이 있으며, 그 속에 길이 있는 것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스승님의 말씀은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하였다.
원로스승님의 애뜻한 종단에 애정과 부처님 법을 가슴에 간직한 모습은 후배들에게 모범과 수행의 지표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건강함을 잃지 않고 총지종에 큰 버팀목으로 우리곁에 오래 오래 계셨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원봉 대정사님은 경북 경주시에서 출생하였다.
어려서부터 모친인 어머님의 지극한 진언수행을 보며 자라 육자진언 옴마니반메훔과 함께 자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기 10년 승천사 주교와 총기 15년 수계사 주교를 겸하였으며 특히 원의원, 사회부장, 종 회의원 및 위원장, 사감위원, 총무부장직을 수행하여 종단행정의 경험이 밝다.
지선행 스승님은 경북 경주시에 출생하여 원봉스승님을 만나 2남 2년의 다복한 가정을 꾸렸으며 불교총지종에 입문하여 진언행자가 되었다. 특히 인욕정진과 웃어른에 대한 수순한 마음은 뭇 교도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며 중생교화에 남다른 열정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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