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우란분절과 영식천도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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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46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3-07-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화령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총지종 법장원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04 17:50 조회 2,339회본문
하반기 49일불공 회향일인 7월 15일은 우란분절이다. 우란분절에 대한 유래와 영식천도의 의의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주)
우란분절이란?
오는 7월 15일은 우란분절이다. 우란분절은 우란분재 혹은 우란분회라고도 하며 본 종단 에서는 양력을 주로 쓰기 때문에 하반기 49일 불공이 끝나는 양력 7월 15일을 우란분절로 제정했다. 우란분절은 <우란분경> 근거하여 지옥과 아귀보를 받은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베풀어지는 법회이다. 특히 악도에서 천도되 못한 부모와 조상을 위하여 우란분회를 열고 부처님께 공양을 올려 천도를 기원한다. 총지종에서는 부모와 조상을 위하여 49일 동안 불공을 한 다음, 회향일인 우란분절에 돌아가신 부모 뿐만 아니라 7대에 걸친 조상의 영식천도를 기원한다. 이 법회는 인도에서뿐만 아니라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민속행사로 정 착되었다. 옛날에는 이 행사의 규모가 대단히 방대하여 일반 백성들은 물론 임금 까지도 참석하여 조상의 천도를 기원하는 전국가적인 행사였다고 한다. 또한 농사 일이 거의 끝나고 농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노는 음력 7월 보름의 백중일과 겹쳤기 때문에 지금도 우란분절을 백중이라 하기도 한다.
우란분절의 유래
이 우란분절의 유래에 대해서는 (우란 분경)과 (목련경)에 잘 나와 있는데 목련존자와 아귀보를 받고 있는 그 어머니의 구제에 대한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란분경)과〈목련경)의 줄거리를 종합하여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목련존자는 부처님의 십대제자의 한사람으로서 수행력이 뛰어나고 도력이 높아 신통제일이라고 불리웠다. 목련존자의 속세의 이름은 나복이라 하였고 부친은 부사, 어머니는 청제부인 이라고 칭하였다. 목련존자의 부친은 많은 재산을 남기고 젊어서 사망하였는데 그 재산이 자꾸 줄어들어 할 수 없이 목련존자는 상업에 종사하기로 마음먹고 남 은 재산을 삼등분하여 하나는 자신의 장사 밑천, 하나는 어머니의 생활비로, 또 나머지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하여 스님들을 불러 재를 올리는데 쓰도록 어머니에게 맡겨 놓았다. 그러나 목련이 장사를 갔다와 보니 어머니는 부친의 명복을 빌기보다는 그 돈으로 날마다 개, 돼지 , 소 등을 잡아먹고 놀고 있었다. 그리고는 목련존자가 돈을 벌어 돌아오자 재를 올렸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만약 거짓말이라면 7일 안에 큰병을 얻어 죽을 것이며 죽어서는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거짓말을 한 목련존자의 어머니는 7일만에 죽어서 아비지옥에 들어갔다. 이 사실을 모르는 목련존자는 곧 부처님께 나아가 출가를 하였다. 출가한 후에도 목련존자는 어머니가 속세에서 죄 를 많이 지었으므로 틀림없이 지옥이나 아귀도 등 악도에 떨어져서 극심한 고통을 받고 계실 것을 생각하면서 어머니를 위하여 항상 기도를 드려 주었다. 이와 같이 효성이 지극한 목련존자는 부처님을 따라 도를 깨쳐 남다른 신통력을 증득한 후에도 그 신통력을 발휘하여 어머니가 어디 계시는가를 찾았으나 끝내 찾지 못 하다가 마침내 부처님 의 도움으로 지옥에서 아귀보를 비롯한 온갖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을 알고는 부처님에게 구제하여 주실 것을 청하 였던 것이다. 먼저<목련경>가운데의 한 구 절을 읽어보자.
목력이 세존께 사뢰었다.
'“저의 어머니가 개의 몸을 받아 고통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개의 몸을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세존께서 이르셨다
“목련아 칠월 보름 날 우란분재를 베풀면 너의 어머니가 개의 몸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니라.”
목련이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무슨 까닭으로 반드시 칠월 보름날을 택해야 합니까?”
“목련아! 칠월 보름은 하안거가 끝나는 날이다. 많은 스님들이 기뻐하면서 한 곳에 모여 너의 어머니를 구제하여 정토에 나게 할 것이다.”
이것은 목련의 어머니가 생전의 죄과로 아귀보를 비롯하여 마지막에는 축생의 몸을 받고 있는 것을 알고는 부처님께 그 구제를 요청하는 대목이다. 이리하여 부처님 말씀대로 스님들을 모시고 재를 올린 공덕으로 목련존자는 마침내 어머니를 구제하게 된 것이며 이러한 행사를 본받아 오늘날까지도 우란분절이라는 이름으로 그 정신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이 우란분이라는 말은 범어의 울람바나 라는 말을 음역한 것이다. 이 말을 의역하면 도현이 되는데 이는 거꾸로 매달아 고통을 주고 고문한다는 뜻이다. 즉 죄를 많이 지은 사람이 지옥이나 아귀도에 태어나면 도현의 고통을 받게 되는데 우란분절은 악도중생의 이러한 고통을 구제하는 날이라는 뜻이다. 즉 우란분절은 (우란분경)이나 (목련경) 등에 설해진 바와 같이 효성이 지극한 목련존자가 악도에 빠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칠월 보름을 기해 많은 대중의 공덕력을 빌어 천도불공을 한데서 유래했다고 할 수 있다.
옛날 스님들은 하안거라고 하여 마치 우리가 하반기 사십구일 불공을 하듯이 사월 보름부터 칠월 보름에 걸쳐서 일정한 자리에서 수행을 하였다. 이 하안거가 끝나는 7월 보름을 해하라고 했는데 이 날에는 자자를 행하였다. 자자란 대중 앞에서 자기의 잘못을 참회하는 것인데 이 때에는 많은 스님들이 모였으므로 이들의 법력을 빌어 악도에 떨어진 부모 조상을 위하여 천도불공도 하였던 것이다. 하안거 동안 스님들이 일념으로 수행한 공덕은 그 어느 때 보다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부처님께서 목련존자에게 굳이 하안거가 끝나는 칠월 보름을 정하여 재를 올리도록 한 까닭도 이러 한 스님들의 법력과 더불어 여러 사람들의 간절한 발원이 한데 뭉쳐지면 영식이 더욱 쉽게 천도되기 때문이었다.
영식천도의 의의
그러면 이제 이 영식천도의 의의에 대해 생각해 보자. 불교에서는 다른 종교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영혼의 존재를 인정하지는 않으나 업력을 안고 가는 주체는 인정한다. 그것을 불교에 서는 ‘아뢰야식이라고 하는데 편의상 영식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러한 영식을 천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죽게 마련이다. 생자필멸, 회자정리,태어나면 반드시 죽고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인생이다. 이것은 불변의 진리이며 또한 윤회의 법칙이기도 하다. 그러면 죽은 후에는 과연 어떻게 될까? 그리고 영혼과 내세는 정말 있는가? 있다면 어떤 형태를 띄게 될까? 등등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불교는 여기 에 대해 확실한 대답을 하고 있다. 반드시 영식은 존재하는 것이며 그 영식에 의하여 내세가 결정되고 영식이 지은 업력에 따라 내세의 과보를 받게 된다고 했다. 불교에서는 우리 인간의 육체를 색, 수, 상, 행, 식의 오온이 화합된 것으로 본다. 즉 우리의 몸을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결합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결합된 것은 끊임 없이 변화한다. 제행무상이기 때문이다. 나고 죽고 병들고 늙는 그 모든 것이 변화의 과정이다. 객관계의 물질도 마찬가지로 만틓어지고, 얼마간 지속 되다가, 파괴되어, 없어지는 변화를 겪게 된다. 그러므로 인간의 육체를 포함한 모든것은는 무상하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천의 원인은 여러 가지 인연들이 모여서 성립되기 때문인데 이를 인연화합 또는 연기라고 한다.
우리의 몸은 지, 수, 화, 풍의 사대를 바탕으로 영식이 인연에 따라 결합되어 유형화된 것이다. 지, 수, 화, 풍의 사대 자체는 본질상 변함이 없지만 일단 유형화되면, 즉 육체의 형태를 지니게 되면 생노병사의 변천이 불가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천과 윤회의 주체가 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영식이다.
우리의 식에는 안, 이, 비, 설, 신,의 5식과 현재의 사실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의식,그리고 우리가 '“나”라고 집착하며 온갖 번뇌 망상을 일으키는 제7식인 말라식이 있으며, 우리의 업장을 보존하여 다음 세상에 태어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아뢰야식이 있다. 이 아뢰야식은 이 생에서의 우리의 모든 행위, 즉 신, 구, 의의 삼업을 빠짐없이 보존하고 있다가 내세의 삶을 결정 하게 되고 거기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 아뢰야식의 작용 중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것이 여타의 식에 영향을 끼침으로서 현재 우리의 육체와 정신계를 활동 하도록 하고, 또 살도록 유지시키면서 모든 선악의 행동을 나타나게 하는 생명의 주체라는 점이다. 우리의 죽음이라는 것 이 아뢰야식이 우리의 육체를 완전히 떠났을 때를 말하는 것이다.
부파불교의 학설에 의하면 인간이 사망 한 후 다음 생을 얻기까지의 영식을 중유,'혹은 중음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흔히 “중음천에 떠도는 불쌍한 영식'” 이라고 할 때의 중음이 바로 이것이다. 이 중음천에서는 영식이 다음에 태어 날 곳을 찾아 헤메고 다니는데 중유가 평소에 선업을 많이 쌓았으면 흰 빛깔이 많으며 죄를 많이 지었으면 검은빛을 띠게 된다고 한다. 또한 악업을 많이 지은 중유는 좌우로는 보지 못하고 아래쪽만 볼 수 있으며 반대로 위쪽만 보고 다니는 중유가 있는데 이는 선업을 많이 행한 영식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아래쪽만을 보고 다니는 중유는 지옥에 태어날 확률이 높고 윗 쪽만 보고 다니는 중유는 천상에 태어 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또한 이 중음천에서는 업력이 같은 중유끼리는 서로 친하고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악업의 중유는 악업끼리 선업의 중유 선업끼리 서로 끌어당긴다고 한다. 우리가 돌아가신 분의 영식왕생뿐만 아니라 모든 유연영식의 왕생성불을 기원하는 것도 선한 영식끼리 서로 끌어당기도록 도와 주는 것이 된다.
아뢰야식에 보존된 업력은 중유를 인도하는 원동력이 되는데 가령 악업이 많은 중유가 미래의 출생처를 찾을 때 악업의 힘이 중유의 지혜로운 판단을 흐리게 하고 또 착각을 일으키게 하여 지옥과 축생, 아귀와 같은 삼악도를 극락세계와 같은 낙원으로 보이게 한 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악업이 많은 중생은 스스로 달려가서 태어나게 되는데, 태어나자마자 그곳에서 가하는 고통을 업보로 받게 되며, 반대로 선업을 많이 닦은 영식은 지옥과 극락 등 미래의 세계를 올 바르게 판단하여 태어나도록 그 선업이 안내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악업은 무지를 나타내고 선업은 지혜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가 평소에 수행하는 것 도 다 이런 이유에서이다.
영식천도는 불자의 도리
학설에 의하면 인간이 사망할 때 선업 이나 악업 가운데 어느 한쪽이 아주 강하 게 나타나면 지옥 또는 천싱계에 즉시가서 출생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선업과 악업이 혼합되어 아뢰 야식에 보존되어 있으므로 여러 인연이 화합하여 다음 생을 받게 되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기간이 걸리는데 그 기간이 7 일 내지 49일이 된다고 한다. 물론 49일이 훨씬 지나서도 태어날 곳을 찾지 못하고 중음천을 떠도는 영식도 있지만 대체로는이 기간 안에 다음 생이 결정되기 때문에 사십구재를 올려 영식천도를 기원하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평소에 자신의 몸에 대한 애착은 물론 재산과 처자권속 그리고 명예 등에 대한 애착으로 뭉쳐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죽은 영식도 이러한 애착은 살아 있을 때와 마찬가지이다. 애착이 강하면 강할수록 다음 생을 받지 못 하고 중음천에 떠도는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이것은 살아있는 우리가 망자에 대하여 가지는 애착과 더불어 망자 자신의 영식도 생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해 혼란과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미륵보살 에 의하면 인간이 사망할 때에는 혼란한 생각이 계속 나타나는 가운데서도 장시간 익히고 습관을 들였던 자신에 대한 애착이 더욱 나타난다고 했다. 이는 곳 무지와 번뇌의 현상으로서 내생의 길을 가는데 커다란 장애가 된다. 그러므로 우리 불교에서는 이러한 영식의 애착을 제거하고 영식으로 하여금 지혜로운 판단을 하게 하여 좋은 곳에 태어나도록 천도불공을 해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부처님의 가지력과 여러 불보살의 원력을 통하여 무지한 영식을 깨우쳐 살아 생전 자기에게 가졌던 부질없는 집착과 망상을 떨쳐버리고 무상한 진리를 간직하고 깨달음으로서 바른 길을 따라 왕생성불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는 데에 천도 불공의 의의가 있다.
우리는 살아 있는 인간을 제도하고 교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후의 영식을 교하하여 천도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눈으로 보이는 이 유상의 인간만을 생각하고 몸을 벗어 보이지 않는 무상의 영식은 잊어버리기 쉽다. 그러나 사후의 영식도 오직 형체만 없을 따름이지 생각하고 괴로워하는 것은 우리와 꼭 같다고 한다.
한 집안에 어른이 아파 누워 계시거나 탈선한 자녀가 있으면 집안식구들의 마음이 편하지 못하듯이 선망부모나 일가친척 선대의 조상 가운데 누군가가 삼악도에 떨어져 한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면 그 가족의 마음이 편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우리가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할 지라도 고통받는 영식은 항상 이승의 가족이나 친척이 구원의 손길을 뻗어주기를 갈망하고 있다.
비록 우리 중생의 삶이 자업자득이라 영식이 고통받는 것도 스스로 지어서 그런 것이나 우리가 지성으로 불공하고 왕 성불을 기원하면 부처님의 위신력과 불 보살의 한량없는 대비심에 가지하여 영식이 천도될 뿐만 아니라 그 자손들의 복업과 공덕도 한량없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선망 부모가 저지른 죄업의 대부분이 자식들을 위한 애착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살아 생전의 효도는 물론 당연 한 것이나 돌아가신 뒤에도 천도불공을 통하여 극락 왕생의 길로 인도해 드리는 것도 살아있는 우리들의 마땅한 도리라 아니할 수 없다.
이제 이 뜻깊은 우란분절을 맞이하여 살아계신 부모님께 더욱 지극한 정성으로 효도할 것을 부처님전에 맹세하고 선망부 모와 일체 유연영식의 왕생성불을 지심으로 기원하는 것이 자식된 도리이고 불자로서의 도리라고 할 수 있다.
화령(총지종 법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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