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진달래가 피는 이유

페이지 정보

호수 44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3-05-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한보살의 아름다운 세상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한주영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불교여성개발원 연구과장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04 08:06 조회 2,255회

본문

진달래가 피는 이유

봄이 되면 산에는 진달래가 피어난다. 흐드러진 진달래를따며, 아이들은 마냥 신이 났다. 나도 모르게 진달래를 보며 고마움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렇듯 자연은 우리에게 행 복한 선물을 주는데 우리는 자연에게 무엇을 주고 있는가, 쓰레기와 공해물질로 자연을 오염시키고 괴롭히고 있으니 미안한 마음에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진달래는 왜 필까? 지난 가을 단풍은 왜 노랗고 빨갛게 물들까를 물었던 것처럼, 왜 봄이 되면 진달래, 개나리, 벚꽃 등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

얼마 전 추웠던 날씨가 갑자기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지던 어느 날, 드디어 봄이구나 싶은 그런 초봄에 산에 올라가 보았다. 그런데 산은 겨울산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단지 눈이 없고 맑은 개울물이 흐른다는 정도뿐, 아직 파란 싹도 보이지 않았고 나무는 여전히 앙상했다.

그런데 지금 진달래가 핀 산은 울긋불긋 아름답다. 진달래만 아니라면 아직 봄이 왔다고 할만한 것은 없었다. 아하, 진달래는 봄을 알리려는 것이구나. 진달래가 질 무렵 이제 땅에서도 파릇파릇 풀들이 돋아나고 나뭇잎도 연한 연두색 새싹을 내민다. 진달래, 개나리, 목련, 벚꽃 등 이른 봄에 피는 꽃들이 잎보다 먼저 피는 이유는 봄소식을 빨리 전해 주려는 것인가 보다.

이제 진달래를 대신해서 철쭉이 피어나고 연두색 나뭇잎은 점차. 밝은 초록이 되간다. 지금은 초록의 싱그러움이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렇듯 아름다운 계절에 우리는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니 더욱 기쁘지 않을 수 없다. 만생명이 새롭게 태어나는 봄에 만생명의 어버이이신 부처님께서 오셨으니, 우리도 봄맞이하는 진달래처럼, 봄소식을 세상에 전하는 진달래처럼 부처님 오신 소식을 세상 에 전해야 되지 않을까?

부처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존재는 다 존귀하고 소중함을오셨으니, 고통과 좌절 속에 있는 사람도, 오만과 어리 석음에 갇혀있던 사람도, 미움과 원망 속에 있던 사람도, 욕심과 갈망으로 괴로워하던 사람도 모두 부처님의 법비를 맞 고 괴로움에서 벗어나 기쁨과 안락을 누리자고, 어서 어서 사람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고 싶어 내 마음은 다시 설렌다.

이런 설레임으로 우리는 연등을 만들고 현수막을 걸고 거리에 등을 밝히고 여러 가지 문화 행사도 준비하면서 우리는 부처님 오심을 알리고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한다. 그 러나 이런 외형적인 준비 못지않게 우리가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은 이 세상 사람들의 고통을 보살피는 일임을 잊지 말 아야 하겠다.

옛날 연등부처님시 절의 선혜행자는 부처님을 맞이하기 위해 마 중을 나갔다가 흙탕물 이 고여있는 웅덩이를 보고 부처님께서 흙탕물을 밟지 않게 하기 위해 온몸을 던져 웅덩이를 가렸다. 연등부처님은 보살의 정성을 칭찬하시고 수기를 주셨으니 그 바로 현세의 석가모니부처님이셨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그 웅덩이는 바로 세상의 소외된 곳이다. 땅이 고르지 못해 웅덩이가 패이고 흙탕물이 고였듯이 우리 세상이 평등하지 못해 소외돤 사 람들의 아픔이 있다. 그 아픔을 보살피고 세상을 고르게 만드는 일이 우리 불자들이 부처님 오심을 맞이하는. 최선의 준비가 아닐까.

몇 년 전부터 부처님오신날에 이웃을 위한 등을 함께 다는 일이 권장되고 있다. 나와 내 가족을 위한 등만 달지 말고 우리 주변에 정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등도 함께 달아 주는 넉넉함이 부처님 오신날을 더욱 기쁜 날로 만들 것 같다. 그리고 부처님 오신날이 불자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소외된 이웃을 보살피고 함께 기쁨을 나누는 날이 될 때 온 국민의 축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불교여성개발원 연구과정 한주영)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