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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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45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3-06-02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최재숙 필자법명 원각화 필자소속 실지사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04 15:24 조회 2,278회본문
신행체험
총총한 걸음으로 실지사 대문을 들어선다. 정원에 펼쳐진 나무들과 꽃들이 방긋방긋 인사를 하며 내 마음에서 아름다운 음성으로 노래를 하게 한다.
이른 새벽이지만 서원당에는 벌써부터 많은 분들이 옴마니반메훔을 염송하며 선정에 잠겨있다. 혹시나 다른 사람들이 염송하는데 방해가 될까봐 조심조심 불단 앞으로 나가 분향을 한다.
이렇게 서원당에 다닌 지도 어느덧 몇 십년이 되는것 같다. 내가 만약 부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떠한 모습으로 변했을까?
‘아마 남을 중상모략하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평과 불만, 번민과 고뇌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나에게 삶의 방식을 가르쳐 주셨다. 즉 “사람의 고통은 인간관계 속에서 생긴다. 그것은 내마음으로 그린 여러 가지 상 때문에 스스로 벽을 쌓고 나와 남을 갈라놓는다. 이로 인해 서로가 서로를 소외시키며 서로 상처를 주고 받으니 은원이 끝이 없다. 이때 어떤 문제의 원인을 밖에서 찾지 않고 안으로 돌리며 부분적 경험으로 판단분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나와 너의 대립이 사라지고 모든 것은 조화가 이루어진다. 나를 세우지 않으면 결코 대립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세상 모든 것이 하나의 조화로움임을 아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세계 모든 것이 귀하지 않은 것이 없고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러한 부처님의 말씀을 가슴에 고이고이 간직한 채 하루하루 부처님의 법에 따라 행동하기 위해 노력하는 생활 속에서 부처님의 법이 살아 숨쉬는 것 같아 항상 고마움과 감사함을 느끼며 생활한다.
며칠 전 종령 록정 대종사께서 열반하여 못내 인생의 무상함과 총지종 창종당시 종암동에서 여러 스승님과 교도들이 함께 종조 원정님의 법을 듣고 의식과 의궤를 만들고 단칸방에서 어린 자녀들을 키우며 주린 배를 움켜쥐며 교화를 하시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지금은 교화가 활성화되어 종단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오게 되었지만 그때 교화하시는 스승님들은 오직 중생제도의 일념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 있으시더라도 얼굴에는 항상 밝은 미소가 가득하였으며 자신들의 처지는 생각지 않으시고 고통받는 교도들을 먼저 생각하시며 아무리 먼 거리라도 걸어서 직접 방문하시어 가정불공을 하시고 병든 자들을 돌보시었다.
나도 이런 스승님들의 모습을 보며 항상 미안함과 그 때 잘 모셔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막상 그분들은 지금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오늘은 심인행 전수님 제삿날이고 오후에는 서울경 인교구 합창단 연습날이다.
아침 일찍부터 교도들이 실지사에 나와 제사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심인행 전수님은 총지종 창종 당시 종암동에서 당신의 자녀들은 돌보지 않으시고 원정님과 환당님을 극진히 모시고 스승님들의 법의를 손수 바느절하시어 만드시며 항상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하시는 바로 살아있는 부처님이셨다.
나의 머리에도 하얀 머리카락이 하나 둘씩 늘어만 가지만 아직도 할 일이 많다. 부처님께서 나에게 자비 광명을 선사하시어 이렇게 건강하게 밝은 모습으로 살수 있게 만들어 주시고 또한 자녀들이 아무 탈 없이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각자 사회에서 맡은 바 일에 충실하며 생활하고 있음에 부처님께 감사하는 마음뿐이다.
그래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서원당에 나가 옴마니반 메훔의 진언을 염송하며 자신의 허물을 참회하고 남을 용서하고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항상 웃으면서 내가 조금만 손해보면 남이 편하고 행복하겠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생활하지만 중생인지라 외부의 사소한 환경에도 어쩔 때는 괴롭고 가슴 아플 때가 있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만들어낸 망상과 집착에 의해 번뇌에 빠진 다는 경전의 법문을 상기하면서 “그래 내가 마음을 조금만 바꾸고 손해를 보면 되지”하고 마음을 비워버리니 편해지고 매일 매일의 생활이 즐겁고 활력이 넘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며칠 전에는 몇 년 전부터 실지사 보살님들이 뜻을 모아 어렵고 힘든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노인과 장애인들을 돕자는 의도에서 실지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실지회 회원들이 조금씩 조금씩 보시금을 모금하여 후원금을 전달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모습이 바로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것이구나 하는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
요즈음은 서울경인교구 합창단 단장을 맡으면서 각 종 법회나 부처님 오신날 연등축제 등 각종 종단행사에 참가하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부족 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창종 당시에는 스승님들이 시키면 아무 불평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면 “우리 절에 와서 옴마니반메훔을 지송으로 염송하여 불공을 하면 소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말하면서 열심히 노력하였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부처님의 법을 전해주고 매일 매일 불공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여 주신 비로자나 부처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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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jpg 실지사 최채숙(원각화) 보살 (22.9K) 0회 다운로드 DATE : 2018-05-04 15:2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