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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이 존중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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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45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3-06-02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한보살의 아름다운 세상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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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한주영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불교연구개발원 연구과장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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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04 09:39 조회 2,18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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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이 존중되는 사회

버스를 타고 가던 중 할머니와 함께 탄 어린 소녀가 있었다. 아이가 먼저 버스에 올랐기에 나는 얼른 그 아이의 손을 붙잡아 내 무릎에 앉혔다. 곧이어 할머니가 건너편 자리에 앉으셨다. 아이는 할머니가 오라고 해도 가지 않았다. 나이를 물어보니 다섯 살이라고 했다. 가녀린 몸을 나에게 의지하고 내 무릎에 손을 얹고 있는 그 아이에게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뭍어났다. 그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엄마는 어디 있냐고? 없다고 했다.

엄마의 정이 부족한 아이에 대한 연민으로 마음이 아파 오던 차에 할머니는 동네분으로 보이는 앞자리의 다른 할머니한테 말을 건넸다.

“어젯 밤에 00에미한테 전화가 왔었어. 아마 지애비가 00교통사고 나서 입원했다는 얘기를 한 모양이야. 저 00엄만대요 하길래, 애들 잘 있으니 전화하지 말라고 전화를 끊어 버렸어. 제 발로 집나간 0이 무슨 자격 으로…”

할머니 이야기를 들으니 아이 엄마가 집을 나갔고, 지금 버스에 함께 탄 손녀 말고 손자가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입원해 있고, 지금 그 병원에 가는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집나간 며느리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 할머니께 말하고 싶었다. ‘며느리이기 이전에 내 사랑하는 손주들의 어머니라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아이들은 엄마를 그리워한다는 것을 안다면, 아무리 며느리가 밉더라고 금쪽같은 손주들 생각해서 용서하고 받아들여 주시라고.’

하루 종일 그 아이 일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다시 그 일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문득 그 아이의 엄마가 생각났다. 아이가 교통사고가 났다는데 가보지도 못하고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걱정이 되어 전화를 했는데 통화도 못해보고 그냥 끊겼을 때... 그만 눈물이 왈칵쏟아졌다. 가슴 메어지는 슬픔이었다.

이혼율이 세계 3위를 달리는 우리 나라에서 이와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가정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었다. 어머니란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 생명의 근원이기에 다 큰 인들에게조차 어머니라는 이름은 늘 가슴 뭉클한 단어가 된다. 그러므로 나이가 어린아이들에게 어머니는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임에 틀림없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어머니는 곧 세상의 전부이다. 어머니가 없는 아이는 세상과 격리된 느낌, 혼자만 외톨이가 된 느낌일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자존감이나 자신감 등이 부족해져서 성인이 되어서도 일정한 문제를 안게 될 것이다.

이혼은 어른들에게도 상처가 된다. 그러나 그것은 마땅이 자신이 감당해야할 몫일 것이다. 그러나 어린아이 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상처가 아닐까? 어른들이 이 문제에 대해 좀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이혼을 했다고 하더라도 아이한테는 더없이 소중 한 엄마이고 아빠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아이 앞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험담이나 악감정을 내 비치지 않는 것, 아이가 만나고 싶을 때 언제라도 만나게 해주는 것 등 모든 것을 자신의 감정보다 아이 입장에서 생각 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불교연구개발원 연구과장 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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