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민 돕기 성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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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49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3-10-01 신문면수 1면 카테고리 총지캠페인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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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05 08:40 조회 2,216회본문
얼마 전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매미는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특히 농민과 어민들에 대한 피해는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만큼 심각한-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터만 휑하니 남아있는 집, 뼈대만 앙상하게 남겨진 비닐하우스, 찢겨 나간 과일나무 가지들,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그물과 배 그리고 양식장. 그 앞에서 망연자실하는 그들의 모습이 텔 레비전이나 신문사친을 통해서 보도되고 그 보도를 본 많은 사람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루 속히 그들의 피해가 복구되기를 바라지만 피해를 입은 수재민들의 완전한 복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모두가 그들이 잃어버린 집, 논, 물에 떠내려간 가축, 부서져버린 어선, 양식장, 폐허처럼 되어버린 가 게 등 그들의 생활 터전이 복구 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여러 곳에서 돕기 위한 성금이 모이고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더해지고는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많은 사람들이 내는 성금이 본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나돌련서 수재민 돕기 성금을 모금하는 단체나 접수해는 기관에 불신을 가지기도 하고 성금 내는 것 자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물론 성금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착오나 실수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은 아주 작은 부분일 것이다.
일본 에도시대의 황벽종의 승려 데쓰 겐(1630〜1682) 선사는 불경을 간행하기로 서원을 세워 그 일을 진행해 나갔다. 목판에 글을 새겨 경전을 찍어 내는 이 방대한 불사는 그 야말로 대역사였다. 선사는 10년간이나 준비를 하여 불경을 간행할 정도의 재물을 모았다. 그 런데 그해 큰 폭우가 내려 우지강이 범람하여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굶주려 죽어가고 있었다. 데쓰겐 선사는 지금까지 모은 기금을 망설임도 없이 풀어 수재민들에게 한 푼도 남김없이 썼 다. 그리고 데쓰겐 선사는 다시 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6년 만에 다시 불경을 간행할 기금이 거의 모였다, 그런데 또 나라에 큰 재난이 발생 하였다. 이번에도 모았던 기금을 재난 구제에 한 푼도 남김없이 다 털어 넣었다. 데쓰겐 선사 는 다시 세 번째로 기금을 모금했다. 그래서 처 음 기금을 모은 해로부터 20년이 지나서야 데쓰 겐 선사는 뜻을 이룰 수 있었다. 그가 제작한 목각판은 현재 교토에 있는 황벽사에 보관되어 있다. 그리고 후세 일본 사람들은 말 한다. “데쓰겐 선사는 평생에 세 차례 불경은 간행하였고 그중에서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두 차례의 불경 간행, 즉 재난을 구제한 것 이 목판에 새긴 불경보다 더 값진 것이다.”
수재민들의 아픔을 같이 하고 그들이 하루 빨리 생활 터전을 복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는 수재민 돕기 성금은 그 어떤 돈 보다 값진 것이다. 데쓰겐 선사의 이야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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