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만일 한반도에 전쟁이 나면 나는 어떻게 할까

페이지 정보

호수 48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3-09-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한보살의 아름다운 세상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05 07:00 조회 1,853회

본문

만일 한반도에 전쟁이 나면 나는 어떻게 할까

한반도의 정세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북핵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6자회담이라는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6자회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 다. 전쟁위협으로 치닫던 한반도가 6자회담을 통해 대화와 협상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었다고 보는 견해와 미국의 대북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기 때문에 6자회담은 본질적으로 현재의 한반도 위기 상황의 연장선에 있을 뿐 이라는 견해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것은 우선 우리나 라에서는 국민 대다수가 전쟁의 위협을 크게 감지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현재의 위기의 원인을 어떻 게 보느니에 따라 두 가지 견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다는 전쟁의 원인이 미국의 군산복합체에 있다고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의 김정일 체제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8.15 광복절에는 한 쪽에서는 반미를 외치고 한쪽에서는 반김정일을 외치는 집회를 가졌다.

우리는 지난 시절 극심한 좌우 대립을 겪었고, 그 시기에 중도파들은 양측으로부터 위협을 받았고, 죽임을 당하였다. 우리는 뼈아픈 과거의 기억을 상기하여야 한다. 그것은하 나의 견해를 갖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견해를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일 민족의 전통을 가진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우리를 강조하고 통일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하나로 모아질 때는 굉장한 힘을 발휘하지만 서로 다른 견해를 가 졌을 때는 용납하기 힘든 것이 국민적인 정서인 듯 하다. 그러나 요즘 신세대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와 조금은 다르다.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에 익숙한 그들은 가족이나 민족 등에 얽메이지 않은 개인주의를 가지고 있다. 우리사회가 다양성 을 인정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며 그 가능성을 희망적으로 보게 된다.

이러한 때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먼저 우리 가족은 ‘만일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 의논해 보았다. 초등학교 2학년짜리 아들에게 “너는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더니 말리겠다고 했다. 그래서 전쟁 을 말리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고 했더니, 아이는 “갑옷 입고 말리겠다”고 했다. 우리는 노약자와 어린이는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부모님과 아이들은 피난을 보 내고 우리 내외는 아이 말처럼 전쟁을 막는 일을 하자고 했 다. 부처님께서 코살라국이 카필라성을 침공할 때 뙤약볕 아래 앉아 전쟁을 멈추게 한 것처럼… 그러자 부모님께서는 둘다 죽으면 아이들이 고아가 되니까 하나만 가라고 해서, 남편이 가고 내가 아이들과 부모님을 보살피기로 하였다.

그러나 전쟁이 났을 때는 이미 늦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직 평화적 해결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지금, 나는 무 엇을 할 것인가? 일단 상황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지금의 한반도 위기의 원인은 미국의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선제공격도 가능하다고 하는 오만함과 북한의 핵카드를 통한 벼랑 끝 외교의 위험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가 위해 노력할 것이다.

통일은 우리 민족이 이루어야 할 숙원이긴 하지만 전쟁을 통한 통일을 반대하며,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는 것을 널리 알려야 한다. 우리는 한미 공조 못지않게 남북 공조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부시정권이건 김정일 정권이건 어느 한쪽을 지나치게 적대시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모두와 대화하여야 하며,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우리나라의 역사는 물론 세계 평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엄중함에 전율이 느껴진다.

〈한주영/불교연구개발원 연구과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