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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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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51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3-12-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풍경소리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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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1 06:21 조회 2,6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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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무엇이 된다는 것

종이 그 속을 비운 이유는

멀리까지 소리를 울리기 위함이고 

거울이 세상 모습을 평등하게 담을 수 있는 것은 

그 겉이 맑기 때문입니다.


강물이 아래로만 흐르는 것은

넓은 바다가 되기 위함이고

바람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것은 

형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 혜자스님/도선사 주지




나는 다만 길을 가르쳐 줄뿐이다.

바라문 출신의 수학자 목건련이 부처님에게 물었다.

“그 많은 부처님의 제자 중에 깨달음을 이룬

사람도 있고 방황하는 이도 있고,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있고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똑같이 가르침을 베풀었는데도 왜 그러합니까?“ 

부처님은 조용히 답변했다.

“나는 다만 길을 가리켜 줄 뿐이다.

그 길을 가고 아니 가는 것은 그들에게 달려 있다.“

- 김원각/시인



꼬리와 머리

화가 난 뱀의 꼬리가 머리에게 따졌습니다

“나는 왜 항상 앞서가는 너를 따라가야만 하니? 

이번엔 내가 먼저 갈테다.“


앞에 놓여 있는 불을 보고 

머리가 한사코 말렸지만 

성급한 꼬리는 벌써 돌진한 뒤였습니다.


공생의 의미를 일깨우는 가르침입니다.- 맹란자/수필가




새가 되고 싶다. 

물이 되고 싶다. 

바람이 되고 싶다.

그 어느 것에도 걸림이 없이 

푸른 하늘을 훨훨 날아다닐 수 있는 새라면 

바위를 만나면 바위를 끼고 돌아가고 

산을 만나면 두팔을 가득 보듬어 안고 함께 가며 

가시철망 세멘콘크리트를 만나면 

배밀이로 기어가다가. 흙을 만나면 땅속 

깊이 스며들어 마침내는 이윽고 콸콸 

촤르르 흘러 갈 수 있는 물이라면

 늘 머물러 있으면서 늘 떠나고 늘 떠나면서도 늘 또한 머물러 있을 수 있는 바람이라면

- 김성동/소설가


〈자료제공: 한국불교 종단협 부설 법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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