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를 줄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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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50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3-11-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한보살의 아름다운 세상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한주영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불교연구개발원 연구과장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05 19:00 조회 2,450회본문
번뇌는 중생의 몸과 마음을 번거롭게 하고 괴롭히고 어지럽히고 미혹하게 하여 더럽히게 하는 정신작용의 총칭으로, 중생은 번뇌에 의해 업을 일으키고 괴로움의 보를 받아 미혹의 세계에 매어 있게 된다. 그래서 사흥 서원의 하나가 번뇌를 다 끊겠다는 것이다.
번뇌는 어떻게 생기는가? 우리가 보고, 듣고, 냄새 맡 고, 맛보고, 촉감을 느끼고, 사량을 하는 동안에 좋다, 나쁘다, 그저 그렇더라는 판단분별이 개입할 때 생긴다. 우리가 번뇌를 총칭할 때 108번뇌라고 하는 것도 이와 같은 번뇌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연유한다. 즉, 몸의 감 각기관을 통해 외부세계를 인식할 때 좋다, 싫다, 그저 그렇다는 분별이 생기고 좋은 것을 붙잡고 싫은 것을 거부하며 그저 그런 것에 대에 대해 무관심해진다. 따라서 좋은 것에 대한 집착이 생기고, 싫은 것에 대한 외면이 생기며, 그저 그런 것에 대한 무지가 생겨난다. 이 것이 번뇌이고, 또한 고통의 실상이다.
쉴 새 없이 판단 분별하는 나 자신을 바라본다. 언젠 가 길을 가다가 ‘대승 독서실’이라는 간판을 보고는 좋아하고, ‘모세 세탁소’를 보고는 싫어하는 나를 발견하고 웃음이 나온 적이 있다. 거기에는 내가 좋아하고 싫 어할 만한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불교과 기독 교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해 그런 어이없는 반응을 한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우리 집에서 차를 한대 샀는데, 차를 사고 난 뒤에는 길에서 그 차가 유난히 많이 눈에 띄는 것이다. 우리가 그 차를 산 뒤로 갑자기 그 차가 늘어난 것은 분명 아니다. 우리는 눈이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에 대해서 특히 우리의 편견은 심하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실은 그 사람의 진실과는 관계없이 내가 보고 싶은 면만 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내가 깨어 있을 때는 판단분별하고 있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차리기 때문에 번뇌에 사로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어딘가에 묶여 있을 때는 여지없이 분별을 일으키는 줄도 모르고 번뇌 속에 빠져 있었음을 한참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된다.
그래서 번뇌를 줄이기 위해서는 판단분별 없이,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도 모르게 판단분별하고 있는 나를 알아차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기 위해서 는 면밀하게 깨어 있어야 한다. 옛말에 하루에 세 번 돌아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바쁜 현대인들은 하루에 세 번은 커녕 평생을 통해 진실하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지 않는 사람도 흔히 있다. 우리 불자들은 적어도 하루에 두 번 잠에서 깨어났을 때와 잠들기 직전에라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제가 총지종보에 글을 쓰게 된 것도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의 크고 작은 허물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길 부탁드리며, 총지종보 관계자와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총지종보를 통해 만난 여러 불자님들의 훌륭하신 모습에서 우리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특히 총지종은 출가와 재가, 여성과 남성이 차별이 없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다른 종단에서도 크게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으로, 총지종의 무궁한 발전과 총지종의 사부대중 모두 지혜와 자비가 수승해 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한주영/불교연구개발원 연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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