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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은 육체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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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53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4-03-02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이달의 설법문안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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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1 09:20 조회 2,96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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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은 육체의 주인공

이 몸뚱이! 우리가 애지중지하는 이 몸뚱이는 아무리 잘 먹이고 아껴 주어도 결정코 무너지고 맙니다. 부드럽고 훌륭한 능라비단으로 몸을 감싸고 보호한다 하여도 사람의 목숨은 반드시 마치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제 몸 가꾸기에 정신이 없으며 몸에 좋다고 하면 탯줄이나 부화되지 못한 병아리까지 먹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하거나 무엇을 잘못 먹었다 싶으면 그만 거기에 매달려서 걱정을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내가 잘못먹고 있지. 영양실조가 되어서 어지럽고 기운도 없으니 무엇을 먹어서 몸보신을 할까?’

그야말로 자기 몸을 위해 이 궁리 저 궁리 별궁리를 다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영양실조가 되어서 죽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못 먹어서 영양실조다’ 하는 그 생각 때문에 죽는 것입니다. 그런 생각이 없으면 절대로 영양실조에 걸려 죽지는 않습니다.

이를테면 정신이상자들은 일주일, 열흘씩 안 먹고 안 자도 끄떡이 없습니다. 기운도 남보다 몇 배나 셉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내가 먹었다 안 먹었다, 잤다 안 잤다.’는 생각이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몸을 아끼는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아이구, 내가 어제 하루종일 굶었으니, 이러다가 쓰러지겠구나.’ ‘어제 한잠도 못 잤으니 오늘은 굉장히 피곤하겠구나.’ 그러나 일단 이런 생각에 빠져들면 더 배가 고프고 더 피로하게 됩니다. 그러나 정신병자들은 이런 분별심이 애당초 없기 때문에 며칠을 먹지 않아도 기운만 더 펄펄할 것입니다.

거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지처럼 감기 안 걸리고 병 안나는 이들도 드물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온갖 균이 득실득실한 쓰레기통을 뒤져서 더러운 음식찌꺼기를 먹고 살면 반드시 큰 병을 얻어 죽어야 합니다. 그러나 거지들은 쉬 배탈나는 일도 없고 위장병에 걸리는 일도 없습니다. 그저 배만 채우면 모든 오장육부가 저절로 왕성하  건강하게 돌아갑니다. 그 추운 겨울에 바깥에서 거적데기 하나 깔고 자도 얼어죽기는 커녕 감기도 안걸립니다.

또한 인도의 갠지즈강물은 더럽고 탁한 구정물입니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갠지즈 강물은 성수(성스러운 물)로 여겨 모든 죄와 업장을 씻 어버리는 강으로 인식하고 있습니 다. 그러한 생각은 수천년을 내려오는 동안 이어졌습니다. 그 물을 마시거나 그 물에 목욕을 하면 모든 죄업이 씻겨진다고 믿고 있는 인도 사람들은 전국 각지에서 갠지즈강을 향해 몰려옵니다.

특히 죽을 때가 된 사람들은 모두들 갠지즈 강물에 자신의 시신을 묻는 것을 소원으로 여깁니다. 그래야만 신의 세계에 가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죽을 때가 가까운 사람들은 갠지즈 강가에 와서 조용히 염불하며 때를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죽고나면 가족들이 시체를 베 로 둘둘 말아서 불에다 그을립니다. 껍데기만 그을린 다음에 돌이나 쇠같은 것을 시체에 매달아서 갠지즈강에 던져버리는 것입니다. 그런식 의 수장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 구 씩이나 이루어지기 때문에 갠지즈 강가에 가면 이곳저곳에서 하루종 일 연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갠지즈’ 강물은 얼마나 더럽고 병균 이 득실득실할 지 충분히 상상이 가는 일입니다.

그런데 인도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물을 벌컥벌컥 마십니다. 수만리 먼 곳에서 그 물을 마시려고 찾아와 서는 그 물을 온몸에 덮어쓰면서 기 하고 마시고, 돌아갈 때도 준비해

온 좋은 항아리에 강물을 가득 담아  갑니다. 그것을 자기 집에서 보 배단지처럼 모셔 놓고 식구들이 아플 때도 한 숱갈씩 마시고, 발라줍 니다.

위생학적으로 봐서 그 갠지즈 강물은 대장균이 득실득실하고 더없 이 더러운 것이지만 인도사람들은 정신력과 믿음의 힘으로 위생학을 수십배, 수백배 능가해 버린 것입니다.

이렇듯 인간의 정신력이란 무서울 정도로 강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육체의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정신은 육체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공인 것입니다. 정신을 가다 듬고 굳건히 하여 견성성불하겠다는 신심과 원력을 지극히 가지면 비록 이 몸뚱이가 다소 부실하다 할 지라도 아무런 문제가 생겨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몸이 부실해진 인과응보를 생각하면서 정신의 완전한 주체가 되어 육체를 길들여야 합니다.

모든 괴로움은 몸으로부터 시작 됩니다. 이 몸이이 괴로움의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전생 생존 속에 서 괴로움을 벗어버리고 싶으면 육 체의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 참된 수행자가 되려면 모든 괴로움의 근본이 되는 이 육체에 대한 애착을 끊어버려야 합니다. 수행을 하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먼저 이 세 상은 무상한 것, 실체가 없는 것이며, 나라는 것이 없다는 것을 관찰해야 합니다. 곧 세상과 인생이 무상하고 공하며 무아임을 느껴야 합 다.

부처님께서는 처음 출가하는 제자들에게 세상은 괴로운 것이요, 공한 것이요, 무상한 것이요, 무아한 것이라고 가르친 것입니다. 이것을 확실히 알고 닦아야 올바로 발심이 되고 올바로 수도할 수 있으며 육체의 노예가 아니라 육체의 주인이 되어 수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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