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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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56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4-06-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풍경소리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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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2 08:25 조회 2,205회본문
달 밤
양관선사의 오두막에
밤손님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가져갈 것이 없었습니다.
“먼길을 왔는데 그냥 가서야 되겠는가?”
옷을 벗어줄테니 가져가시게.“
밤손님은 옷을 받아들고
뒤도 보지 않고 뛰었습니다.
달빛이 뜨락에 눈부셨습니다.
벌거숭이가 된 선사는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아름다운 저 달빛까지도 줄 수 있었더라면”
- 맹란자수필가
가슴을 적시는 샘물
무성한 숲만이 온갖 새들을
다 품을 수 있습니다.
굳게 가슴을 닫고 사는 사람들.
그들은 남에게 사랑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없습니다.
따스함이 없는 가슴을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마치 끝없는 사막을 걸어가는 것처럼
목마르고 힘겨울 것입니다.
작은 실개천 하나가 넓은 초원을
두루 적시듯, 지치고 힘든 나그네에게
한 모금이 샘물은 곧 목숨의 근원이 됩니다.
따스한 마음은 세상의 가슴을 적시는 샘물입니다.
- 김영희/시인
지금
밤 늦은 시간
탄식하던 그들은 버스가 도착했지만 타지 않았습니다.
근처 포장마차로 들어가는 그들의 어깨가 무거워 보였습니다.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일로
오지 않은 미래의 일로 당신의 ‘지금’ 을 놓치고 있지는 않으십니까?
- 오세경/방송작가
버림
당신은 누군가를 위해서
기꺼이 봉사해 본 적이 있습니까
그 때 몸이 고달프고
드러나는 주위의 것들로부터 마음이 울적해도
나라고 하는 것들을 버린 행동이
가슴 뿌둣한 무엇인가를
당신에게 선물하지 않던가요
알 수 없는 힘을 주지는 않던가요
그러한 기쁨의 근원이 무엇일까요
존재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욕망이라고 하는 환영으로부터
헤어 나오지 못하는 한
당신의 고통은 더할 뿐입니다.
- 김영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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