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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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59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4-09-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풍경소리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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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5 16:31 조회 2,127회본문
오줌 누는 자갈
농사에 경험이 없는 젊은이가
흙 속에 박힌 자갈을 전부 주워낼 요량으로
하루 종일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이를 말없이 지켜보던 동네 노인이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젊은이, 자갈이 오줌을 누는 법이라네
자갈은 흙속에 물기를 머금고 있다가
흙이 뜨거워지면 물을 내뿜어 수분을 조절해 주고
땅에 숨구멍을 내주어
결과적으로 농사에 이로움을 준다네.“
우리 삶에도 이런 자갈이 수 없이 박혀 있겠지요.
그런데 자갈 탓을 하느라 정작 씨앗을
뿌릴 시기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요..
- 이명선/수필가
노력
어떤 사람이 이웃마을의
아름다운 3층집에 올라가 보고는
목수를 불러 이 집보다 더 좋은
3층집을 지어달라고 했습니다.
목수는 땅을 고르고 기둥을 세우고
벽돌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주인이 목수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몇층 집을 짓느냐?”
목수가 대답했습니다.
“3층집을 짓기 위해 1층을 짓고 있습니다.”
주인이 말했습니다.
“나는 1층과 2층은 필요없으니
3층만 지어라.”
-『백유경』중에서
석류이야기
우리집 마당에 석류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위도가 높아서 열매는 안열리고
탐스러운 꽃이 한 달 내내 피었다 지는
모습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내게 석류는 과실나무가 아니라
꽃이나 보는 관상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이 석류나무에
열매가 세 개나 열렸습니다.
봄철내내 이상 난동이 이어지더니
그게 석류한테는 약이 된 모양입니다.
그러니 올해만은 과실나무의
본분을 드러낸 셈이죠.
- 이재운/소설가
말
지금도 나는 때로 짜증을 내고 화를 내며
다른 이에게 심한 말을 한다.
그리고 잠시 후 화가 가라앉으면 당혹감을 느낀다.
부정적인 말이 이미 입 밖으로 튀어나왔으니
거둬들일 방도가 없다.
말을 내 뱉어지고 소리는 존재하지 않건만
말의 효과는 계속 남아있다.
그러므로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사람에게 사과하는 것 밖에 없다.
그게 옳지 않은가?
- 달리아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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