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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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60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4-10-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풍경소리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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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5 19:17 조회 2,091회본문
일주문
사바의 욕심일랑 다 버리고 들어오라
무얼 그리 무겁게 짊어지고 다니는가
강둑의 물안개처럼 너의 짐을 풀어라
쓸데없는 미움에다 녹슬은 자존심만
네 속에 가득하구나 얼마나 무거웠더냐
버려라, 다 버리고 나서 도량으로 들어서라
네 곁에 함께 서서 피안을 바라봐라
구름이 일었다가 사라진 서편하늘
노을이 더 아름답게 피어나지 않는가
- 고두석/시인
바라춤
별빛이 숨죽이고 석등에 내릴 때면
연화대 바라보는 영혼 담은 맑은
눈빛 끝없는 원을 그리며 잦아질 둣 몰아친다.
허망한 속세의 꿈 떨치련 굳은 화두
불거진 핏줄 속에 도도히 흐르는 피
하얗게 태워 날리듯 온 몸으로 춤추고
겹겹이 쌓인 인연 잘라낸 아픈 가슴
뜨거운 눈물 방을 꽃비처럼 떨어질 때
두둥실 구름을 타고 현학처럼 너울 인다.
회색빛 장삼자락 사바를 휘 덮을 때
집착의 질긴 인연 끊어 놓는 금빛 바라
너울진 메아리 폭은 무상을 타이른다.
황홀한 꽃 무지개 연화 빛 그림자로
손 끝에 다가오는듯 꿈을 꾸는 수미산
향 묻은 바람결 따라 다가서는 님 모습
이마에 흐르는 땀 새벽에 별빛 되고
찬란한 아침 햇살 밀려든 맘의 평안
고운님 품에 안겨서 이승 끝에서 있다.
전선구/시인
송광사 가는 길
시정바람 너무 매워 큰 가람 찾는 날
나는야 청포도령 신록바다 날은 다야
보리밭 둔덕에 앉아 보리피리 불다 가네.
학구름 잡아타고 주암호 굽이 돌다
지붕다리 난간 앉아 팔 다리도 펴본다
자비론 천 이백 향촉 송화향에 젖으며…
약수에 목축이며 공덕빗돌 우러르다
조계산 넉넉 가슴 오지랖을 제낀다.
미소로 철웅성도 녹이는 대웅보전 부처님.
황혼길 두려워요 삶이 너무 쓰려요
모두 곁을 떠나가니 흑운이 엄습해요
불타여, 이 너른 솔숲에 미소 한 자락 주소서.
최영균/시인
삼법송
수미산 걸린 구름 어제같지 않다 하는
참말씀 듣고서야 돌아보는 중생의 삶
이승의 제행무상이
인연으로 풀린다.
일주문 올라설 때 숨가쁜 고통처럼
태어나 늙어가고 병들어 맞는 죽음
자신의 일체계고를
만생명도 지녔다.
허무를 극복하는 깊은 산 풍경소리
겸손한 합장마음 만물속에 조화롭다.
일생을 제법무아로
나누면서 살라하네.
- 김광수/시인
〈자료제공 : 불교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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