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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사업은 사회복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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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64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5-02-01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총지칼럼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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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종인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현 고려대학교 BK21 연구교수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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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8 04:50 조회 1,99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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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사업은 사회복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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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 불교계를 살펴보면 여러 가지 반성해야 될 점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불교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인정하는 것이 있다. 불교계가 사회복지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반성은 주로 불교의 종교적 이 상에 비추어 본 반성이라기보다는 타종교, 특히 활발한 복지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독교계의 비교의식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재고의 여지가 없는 것 은 아니다.

복지사업이 과연 불교적 이상의 실천과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는 것인가 하는 점을 또다른 각도에서 깊이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이 문제는 쉽사리 결론 내릴 수 있는 것 은 아니다. 불교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 라서 사람들마다 많은 차이를 드러낼 것 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교계의 복지사업이 불교의 종교적 이상의 . 실천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이러한 본질 적인 문제를 제쳐 두고라도 우선 살펴보아야 할 것이 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복지사업들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사실 불교계가 다른 종교계에 비해 얼마나 많은 수의 복지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복지사 업이 아니더라도 불교적 이상을 실현할 여러 가지 다른 대안들이 있을 수 있으며, 또 그 대안들이 복지사업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일 수 있기 때 문이다.

중요한 것은 일단 복지사업을 하기로 했으면, 불교적 이상과 현대사회가 요구 하는 사회복지의 이상 양자를 모두 충족 시키는 사업이 되도록 하는 일이다.

오늘날의 복지사업은 단순히 소외된 사람들에게 생존에 필요한 기본 양식이나 의약품을 나누어주는 것이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의 복지사업은 전근대 사회에서의 빈민구제와 달리 매우 전문화 된 사업이다. 육아, 교육, 건강, 취업, 양 로, 심지어는 레크레이션에 이르기까지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이 복지사업의 영역 에 들어간다.

그 대상도 고아나 빈민 같은 소외계 층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 구성원으로 하 고 있다. 때문에 사회복지는 정부의 주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보건복지부가 있어서 막대한 예산을 써가며 이 역할을 담당 하고 있다.

사회복지의 영역이 이처럼 광범위한 만큼 복지사업체의 운영은 전문적인 훈 련을 받은 전문가들에 의해 운영되어야 한다. 각 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를 두고 많은 전문가를 양성해 내는 이유도 여기 에 있다.

또 기독교계나 카톨릭계에서 복지사업체를 잘 운영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들 전문가들에게 복지사업을 맡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불교계의 많은 복지사업체들이 사업활동을 통한 불교적 이상의 실 천은 고사하고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사회복지의 이상에도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사회복지 인력의 부족과 불교 종단 지도자들의 사회복지에 대한 올바른 의식의 결여에 있다.

불교계에는 무엇보다도 사회복지 전문 인력이 태부족하다. 우리 사회에서 활동 하는 사회복지 전문가들의 대부분은 기독교 신앙인들이다.

불교계가 계속 사회복지사업을 하려고 한다면 불교 신앙인들 가운데서도 많은 사회복지전문가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사회복지관련 관계법령도 잘 알고, 해당 복지사업체가 실시할 각종 프로그램의 기획 및 운영에 필요한 전문 지식도 갖추고 있는 사람들 이 복지사업을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한다.

또 불교 사회복지 사업을 후원하는 불교 종단이나 단체들은 이들 사회복지 전문인들을 믿고 적극 후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아쉽게도 불교 종단이나 단체의 지도자들 중 상당수는 이러한 역할을 하지 않고 본인들이 직접 나서서 하려 한다.

그들이 사회복지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열의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0 0 관장” “00원장” 혹은 “00장”이라는 감투를 쓰기 위해서이다. 사회적 명예에 대한 한심스러운 욕심에 사로잡혀 그나마 몇 안 되는 불교계의 사회복지 전문 인들을 제쳐놓고 자신들이 나서서 허세 를 부리고 있다.

이런 이들이 불교계의 사회복지 사업 체들을 운영하거나 관리하고 있으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돈만 쏟아 붓고 마는 것이다.

불교계 종단이나 단체의 책임자들은 헛된 명예욕을 버리고, 뒤에서 사회복지 전문가들을 후원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 이다. 그래야 복지사업도 잘 되고 불교 이념의 전파도 잘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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