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불기 2549년 부처님 오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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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67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5-05-02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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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22 17:55 조회 2,029회본문
팔상도로 본 부처님의 생애
팔상도 1-도솔천에서 내려오심(도솔래의상)
모든 부처님은 부처가 되기 이전에 ‘보살’의 시기를 거치는 법입니다. 보살은 대중을 위해 끊임없이 헌신하면서 진리를 추구하는 수행자를 말합니다. 부처님은 과거 무수한 생을 다양한 모습의 보살로 살아오면서 고통받는 생명들을 제도하였습니다. 무수한 방편과 원력으로 남을 위해 헌신하던 보살은 도솔천이란 하늘 세계에 ‘호명보살’로 태어나 큰 깨달 음을 이룰 인연을 기다립니다. 그러던 보살은 인도의 카빌라국 정반왕의 태자로 태어날 것을 결정합니다.
정반왕의 왕비인 마야부인은 왕위를 물려줄 태자가 없어 근심 하던 어느날 상아가 6개인 흰 코끼리가 오른쪽 옆구리로 들어 오는 상서로운 태몽을 꾸었습니다. 도솔천은 모든 보살이 마지 막 큰 깨달음을 얻기 전에 머무르는 하늘 세계입니다. 지금은 미륵보살이 도솔천에 머무르면서 이 사바세계로 내려올 인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팔상도 2-룸비니 동산에 탄생(비람강상생)
해산을 위해 친정인 콜리성으로 향하던 마야부인은 카필라와 콜리의 경계에 있는 룸비니 동산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무성한 잎을 반짝이고 있던 무우수나무 한 그루가 부인의 머리 위로 가지 하나를 늘어뜨렸습니다. 마야부인은 즐거운 마음으로 그 가지에 달린 잎사귀를 쥐었습니다. 그 순간 아기는 어머니에게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않고 오른쪽 옆구리를 통해 세상에 태 어났습니다. 태어나자마지 아기는 일곱 발자국을 옮기며 사방과 상하를 둘러보고 난 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나 흘로 존귀하도다. 모든 세상이 다 고통 속에 잠겨 있으니 내 마땅히 이를 편안케 하리라” 이 첫 외침이야말로 모든 존재와 생명력과 현실에서 부딪히는 괴로 움에 대한 불교의 성격을 가장 단적으로 잘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 흘로 존귀하다는 것은 부처님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불성을 가진 모든 생명체가 존귀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세상의 모든 고통스러운 현실에 대해 결코 회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마주하여 해결하겠다는 서원을 읽을 수 있습니다. 태 어난 아기 이름은 일이 다 이루어지리라는 뜻에서 ‘싯다르타’로 정해지고, 석가족 사이에선 ‘고타마’로 불렸습니다.
팔상도 3- 세상의 고통과 직면(사문유관상)
싯다르타는 궁전에서 태자의 신분으로 유복하게 자랐습니다. 그의 주위는 생명력과 기쁨으로 채워질 뿐, 삶의 고통이나 슬픔은 자리할 수 없었습니다. 싯다드는 어느터날 마차를 타고 왕궁을 나오게 됩니다. 태자 는 동쪽 성문 밖에서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바짝 마른 몸으로, 지팡이를 짚고 손발을 떠는 사람을 보고 소스라치듯 놀랐습니 다. 누구인지를 묻는 태자의 질문에 마부는, “저 사람은 노인인 데, 우리도 언젠가 저처럼 늙게 된다.”고 대답했습니다. 남쪽 성 문을 나서자 이번에는 문둥병에 걸려 몰골이 흉측한 사람을 보 았습니다. 또 서쪽 성문 밖에선 관 속에 누워 있는 시체를 보았 습니다. 마지막으로 북쪽 성문 밖에서 수도승을 보았습니다. 그 수도승은 생사를 초탈한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늙고 병들어 죽어갈 수밖에 없는 삶의 한계에 괴로워하던 싯다르타는 마침내 그 수행자의 얼굴에서 자신의 길을 발견했습니다. 그리 하여 ‘나도 언젠가는 줄가수행자가 되어 늙고, 병들고, 죽는 문 제를 해결해 보리라’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팔상도 4- 문을 넘어 출가하다(유성 츨가상)
출가를 결심하던 날 싯다르타의 부인 야소다라 비가 아들을 낳았습니다. 모두가 기뻐하는 옥동자의 출산 소식을 듣고 싯다 르타는 아들의 이름을 ‘라훌라(장애)’라고 지었습니다. 이는 오 직 출가를 결심한 자신에게는 장애일 뿐이라는 의미입니다. 크나큰 결단을 앞둔 한 인간의 결연한 태도 앞에서 우리는 어떤 비장감마저 느끼게 됩니다.
어느 날 밤 마침내 싯다르타는 성문을 넘어 출가를 결행합니다. 태자로서의 고귀한 지위도, 가정의 안락과 행복도 그의 마음 속 깊이 새겨진 생, 노, 병, 사의 의문을 해결해 줄 수는 없었습 니다. 싯다르타는 성문을 빠져 나와 동쪽으로 달렸습니다. 강을 건넌 뒤, 수행하던 시종에게 옷을 벗어 주며 작별했습니다. 그리 칼을 집어 머리칼을 잘라 허공으로 던졌습니다. 이제 그 언 젠가 보았던 북쪽 성문 밖의 수도승처럼 싯다르타 자신도 출가 사문이 되어 참된 진리를 찾아 나선 것입니다.
팔상도 5-설산에서 수도하다(설산수도상)
출가한 싯다르타는 7일 동안 흘로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 뒤 가르침을 받을 만한 숲 속에 사는 은둔자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들은 하루 한끼, 혹은 이틀 사흘에 한 끼씩 먹으며 물, 불, 태양에 경배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싯다르타에게 북쪽에 살고 있는 세 분의 스승에 대해 말해 주었습니다. 세 스승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하고, 마침내 그들의 경지까지 이르렀지만 만 족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경지는 싯다르타가 찾는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는 궁극의 경지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그는 홀로 깊은 설산으로 들어가 6년 동안 고행과 단식에 몰두했습니다. 사나운 비바람과 강렬한 햇살에도 꼼짝하지 않았으며, 피부는 모두 말라가고 뼈가 고스란히 드러날 정도로 고행에 몰두 했습니다. 그러나 싯다르타는 고행이 아무 쓸모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고행으로는 진정한 깨달음에 이를 수 없었습니다. 그는 조용히 일어나 강물에 목욕하고 근처 마을 에서 올라온 수자타라는 처녀가 공양한 우유죽을 먹고 잃어버린 기력을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보리수 아래 자리를 잡고 정각을 얻을 때까지 움직이지 않을 결심을 한 뒤 고요히 명상에 잠겼습니다.
팔상도 6-보리수 아래서 온갖 장애를 극복(수하강마)
애욕과 죽음의 신인 마왕 파순이 싯다르타를 공격했습니다. 싯다르타가 정각을 성취하면 더 이상 이 세상에서는 마왕 파순이 위력을 떨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왕의 공격은 긴 밤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온갖 악마들, 짐승과 괴물들을 총동원하여 화살과 피바람을 날리며 싯다르타를 위협했습니다. 그러나 보리 수 아래 고요히 앉은 싯다르타를 동요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패 배한 마왕은 이제 자신의 딸들로 하여금 싯다르타를 유혹하게 했습니다. 싯다르타를 둘러싼 여인들은 음악을 연주하며 온갖 교태를 부렸습니다. 싯다르타는 여인들에게 그들의 본질이 허깨 비 임을 일깨웠습니다. 손가락으로 여인들을 가리키자 추한 노파로 변해 버렸습니다. 혼란에 빠진 마왕의 세력들은 사분오열 되어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보리수 아래 정좌한 싯다르 타는 마침내 번뇌의 불꽃과 생사의 매듭이 풀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모든 이치가 그 앞에 밝게 드러났습니다.
팔살도 7 - 전법의 길을 나섬(록원전법상_
싯다르타는 이제 더 이상 싯다르타가 아닙니다. 그는 ‘깨달은 자’ , 곧 부처님이 되었습니다. 부처님은 녹야원]으로 향] 했습니다. 그 곳에서 지난날 고행을 포기할 때까지 함께 수행하던 다섯 수행자들과 재회하여 그들을 위해 최초의 설법을 했습 니다. 그들에게 세속적인 쾌락의 삶과 육체를 학대하는 고행의 삶의 양극단을 떠나 올바른 삶의 길을 가야 한다는 ‘중도]’의 가르침과 중도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인 ‘팔정도’ 그리고 잘못된 칩착에서 비롯되는 삶의 고통을 극복하는 ‘사성제이제’의 가르침을 설했습니다. 불교는 불(진리를 깨 달은 스승) 법( 그 가르침) 승(가르침을 따르는 제자들)의 삼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녹야원에서 첫 설법에서부터 비로소 삼보의 교단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팔상도 8- 사라나무 아래서 열반에 드시다 (쌍림열반상)
부처님은 45년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을 교화 하였습니다. 이 제 80의 나이는 부처님에게 이 세상과의 인연이 다 했음을 알려 주고 있었습니다. 무엇 하나 소유하지 않고 맨 손, 맨 발로 전법 의 여행을 하셨던 부처님은 고향인 카필라로 돌아가던 중 쿠시 나가라의 두그루 사라나무 아래서 육신의 옷을 벗게 됩니다. 이 렇게 부처님은 길에서 탄생하여, 길을 찾고,길을 설파하 다가, 마침내 길에서 열반 하였습니다. 슬피우는 제자들에게 마 지막으로 부처님은 ‘자등명 법등명’을 설하였 습니다. 누구를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말고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진리의 가르침을 등불로 삼으라는 말씀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은 그 후 2,500년의 장구한 세월에 걸쳐서 동양의 밝은 등불로 사람들의 마음을 밝혔으며, 오늘날에는 물질문명과 이원론의 한계에 부딪친 서구인들에게도 서서히 지혜의 등불로 타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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