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

페이지 정보

호수 65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5-03-02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이달의 설법문안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8 08:34 조회 2,056회

본문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

지금부터 2500여 년 전에 석가모니불은 인도의 룸비니 동산에서 탄생하셨습니다. 그리고 태어나자 마자 한 손으로는 하늘을, 다른 한 손으로는 땅을 가리키며 영원한 진리의 일성을 터뜨렸습니다.


“천상천하유아독존

하늘 위 하늘 아래를 통틀어 나만이 홀로 높다고 하신 것입니다. 유아독존…. 어쩌면 이것은 지극히 건방진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되새겨 보면 이것 이상 솔직한 말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있어 ‘나’란 과연 어떠한 존재인가? 솔직히 이야기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절대적인 존재가 ‘나’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도 ‘나’입니다. 어떠한 존재에 대한 사 랑도 나를 절대의 자리에 둔 다음 서열을 정합니다. 배우자도, 자식도, 부모도 ‘나’다음입니다. 오히려 ‘나’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부모에게 연인에게, 부처님께까지도 ‘나’ 를 가장 사랑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나’보다 더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해답은 ‘없다’로 모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나’를 가장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은 살리는 것입니다. ‘나’ 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올바로 스스로를 깨우 치고 살려가야 합니다. 나아가 나를 올바로 살리고 살려가기 위해서는 참된 ‘나’를 찾아야 하고, 참된 ‘나’ 를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밝혀가야 합니다.

그러나 중생은 그러하지 못합니다. 중생의 ‘나’ 에 대한 사랑은 곧 나에 대한 집착이며, 집착은 순과 역을 수반합니다. ‘나’어게맞으면 탐하고, ‘나’에게 맞지 않으면 시기하고 질투하고 배척 하고 분노합니다. ‘나’라는 집착의 울타리를 쳐서 스스로 갇히고, ‘내 사랑’의 고무풍선을 불며 불며 풍선이 터질 그날까지 무 엇인가를 잊고 살아갑니 다. 어리석은 ‘나’의 굴레 에 빠져 헤어 날 줄 모르는 자가 중생인 것입니다.

이처럼 무엇보다 급한 일은 나를 찾는 일이요, 나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불교는 모든 중생 에게 가장 소중한 ‘나’ 를 찾도록 가르쳐 주는 종교 이고, ‘나’를 올바르게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종교입니다. '또한 불교의 자비는 ‘나를 올바르게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을 올바로 사랑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행위입니다.

우라 다같이 이러한 의미에 입각하여 부처님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봅시다.

부처님은 어떤 분인가? ‘나’ 를 가장 올바르게 사랑할 줄 아는 존재입니다. 부처님은 왜 오셨는가? 모든 개개인의 중생들에게 올바로 ‘나’ 를 사랑하는 방법을 깨우치기 위해 이 사바세계에 오셨습니다. 이러한 뜻으로 오신 부처님이기에 탄생의 그 순간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라 하신 것입니다.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불길 속에 갇힌 ‘나’ 는 유아독존일 수 없습니다. 적어도 가장 소중한 ‘나’라면 영원하고 행복하고 자유자재롭고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난 ‘나’이어야 합니다. 모든 중생은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나’가 ‘나’의 애착에서 벗 어나 참된 ‘나’를 되찾을 때 그것은 가능해지고, 그 참된 ‘나’야말로 유아독존인 것입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 흘로 가장 높은 ‘나’ 를 찾기 위해 석가모니는 모진 수행을 하였고, 그 결과 35세의 나이로 부처 가 되셨습니다. 그리고 깨달음의 환희 속에서 석가 모니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아, 기특하도다. 모든 중생이 다 이와 같은 지혜와 덕 상을 갖추었건만, 망상에 집착하여 스스로 체득하지 못하는구나. 만일 이 망상의 집착만 여윈다면 바로 일체지, 자 연지, 무사지를 얻게 되는 것 을!”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진아를 찾아야 합니다. 부처님은 진아를 찾는 분입이다. 어느 곳에 서나 어느 때에나 한번도 ‘나’를 떠나지 않았던 ‘나’, 누구나 다 갖추고 있는 유아독존의 ‘나’ 를 깨 달아 부처가 되신 것입니다. 이때에 이르러서야 석가모니는 참으로 자기를 올바로 사랑할 수 있게 되 었고, 열반의 그날까지 중생들과 함께 하며 참된 ‘나’ 를 찾는 방법과 올바르게 ‘나’ 를 사랑하는 방 법을 가르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참된 ‘나’를 찾고, 올바로 ‘나’를 사랑하는 방법으로 부처님께서 내리신 가르침의 내용은 무엇인가?

그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수없이 많습니다. 중생의 그릇에 따라, 병에 따라 약을 주고 가르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가르침 속에 하나의 핵심이 한결같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 핵심은 ‘스스로 돌아보고 살피고 깨어나라는 것입니다.’ 물론 ‘스스로’에 대한 가르침은 석가모 니불만이 강조하신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일곱 부처님이 하나같이 말씀하셨다는〈칠불통계게〉에도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며,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라. 이것이 모든 부처 님의 가르침이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있는 유아독존을 찾아 스스로의 진실을 체득하고 스스로 부처가 될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열반할 때에 ‘자등명, 법등명에 의지하라’ 고 말씀하셨듯이 진정한 참 ‘나’를 찾아 수행하라 고 말씀하셨습니다. 

도는 결코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등불을 삼아 스스로를 끊임없이 돌아보면서 수행 의 길로 매진해야 합니다. 내가 밝힌 등불이 나의 앞길을 밝혀주듯이, 나 스스로 경계하고 경책할 때 길은 저절로 보이기 마련이며, 스스로를 돌아 보고 스스로를 꾸짖으며 참회 정진할 때 대도의 문은 활짝 열린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편집자 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