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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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71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5-10-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풍경소리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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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25 05:50 조회 1,776회본문
무엇을 찾느냐
어느 산 속 조그마한 절에 노스님이
꼬마스님과 단 둘이서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노스님께서 물을 길어오라고 했습니다.
꼬마스님이 노래를 부르며 물을 담으려는데
우물에 달이 둥둥 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 저 달을 길어가면 스님께서 좋아하실 게야!
꼬마스님은 우물에 떠있는 달을 조심조심 담았습니다.
“왜 이리 늦었느냐?”
“달을 길어오느라고요”
꼬마스님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물병을 따랐습니다.
“어? 이상하네, 스님, 왜 달이 안 나오죠?” 꼬마스님이 자꾸만
물병을 기울이고 들여다보는데도 노스님은 그저 말없이 웃기만 합니다.
- 염준성/한양대 강사
그림자 놀이
어떤 사람의 정원에 크고 넓은 바위가 있었습니다.
그는 바위 위에 드러누워 하늘의 구름을 쳐다보거나
친구들과 술판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지나가던 석공이 바위에 불상을 새길 것을
권하기에 그는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후 무심코 바위에 드러누웠다가 자신의 행동이
어쩐지 불경스럽게 생각되어 몸을 벌떡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두렵기까지 하였습니다.
바위는 고귀함도 속됨도 없이 옛날 그대로인데,
그 사람 마음이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두려움과 불안은 마음의 그림자일 뿐인데,
우리는 지금 그림자놀이에 열중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 문윤정/수필가
맑은 날만 계속된다면
호두나무 과수원 주인이 어느 날 천신께 빌었습니다.
“일년 동안 궂은 날 없이 좋은 날만 내려 주십시오.”
그의 소원대로 일년 내내 청명한 날만 계속 되었고,
대풍년이 들어 과수원 주인이 감격했습니다. .
그러나 호두 안에는 알맹이가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가 천신에게 항의하자,
천신은 대답하였습니다.
“도전이 없는 것에는 알맹이가 들지 않는 법이 라네,
알맹이란 폭풍우 같은 시련과 목이 타는 가뭄과
고통이 있어야만 여무는 것이라네.“
- 맹란자/수필가
나를 지키는 것이 곧 남을 지키는 것
스승의 어깨 위에 긴 대나무 막대가 세워지면,
두 제자가 그 꼭 대기에 올라가 묘기를 부립니다.
수없이 반복하는 묘기이지만 오늘따라
두 제자는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스승님, 저희들이 떨어져 죽거나 다치는 일은
스승님의 어깨에 달렸습니다. 실수없이 잘 보호해 주십시오“
그러자 스승이. 말했습니다.
“나도 너희들을 보호해야겠지만, 내 평생 쌓아온 이 묘기의
인생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것은 너 희들 손에 달려 있다.
너희들도 나를 잘 보호해야 한다.
각자가 실수없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면,
이 는 곧 남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 이용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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