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 대왕이 문수 동자를 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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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83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6-10-02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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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01 07:18 조회 2,726회본문
세조 대왕이 문수 동자를 친견하다
세조가 단발령에 이르니 산색은 청정하여 마치 부처님 몸을 뵈옵는 것 같고 흐르는 내는 청정하여 마치 부처님의 범 음성을 듣는 듯 했다. 환희와 선열에 정신을 잃은 세조대왕은 그대로 머리를 깎 고 이대로 중이 될 것을 생각하였다.
“여봐라, 거기 이발사를 데려 오너라. 내 머리를 깎고 이대로 중이나 되어야겠다.”
그때 대신 신숙주가 있다가,
“머리를 깎고 중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사오나 나라일은 누가 수습하며 만조백 관은 그누가 거느립니까? 마음을 거두시어 그 마음으로 차라리 불사를 옳은가 하나이다.”
“그렇다면 내 중은 되지 않겠으나 참회의 표시로 윗머리만 자르리라.”하고 사방은 그대로 놓아두고 가운데 머리만 빡빡 깎았다. 그리고 일행은 그 단발령을 넘어 내금강 만폭동 마하연으로 가려 하였다. 그런데 난데없이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어찌 감히 죄인이 대승보살의 깨끗한 도량에 참례하려 하느냐? 너는 거기를 가지 못하리라.” “천만 사람이 다 갈 수 있는데 어찌 저만 홀로 못 간다 하옵니까?”
“너는 조카를 죽인 죄인, 다른 사람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세조의 일행은 천학봉 아래 이르러 원통암을 찾았다. 세조대왕은 맑은 물에 목욕하고 일주일을 기도하니 꿈에 비로서 마하연의 큰 길이 무지개처럼 나타나 보여 다음날 마하연을 참배하고 다시 양양 낙산사로 떠났다.
낙산사에서는 대종을 시주하고 오대산에 이르러 천일기도를 시작하였다. 오대산은 예로부터 오만진신이 유존하여 청정도량으로 이름이 높았던 곳이다. 상원사에 있으면서 부처님의 정골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을 매일 같이 오르내렸다.
어느 날 날씨가 무더워 더욱 몸안의 종기가 불어터지는 것 같았다. 모든 시종들을 물리치고 홀로 시내에 들어가 더러운 부스럼을 씻고 있었다. 그런데 등에는 손이 닿지 않아 씻지 못하고 있는데 그 때 마침 어떤 동자가 길을 지나 가다가,
“등을 문질러 드릴까요?”
하고 소리쳤다. 대왕은 깜짝 놀라며 동자를 바라보고
“마음이 있거든 이리 오너라.”
하였다. 그랬더니 이 아이는 오자마자 대왕의 손이 닿지 않아 씻지 못하고 있던 등을 어떻게나 시원스럽게 잘 문질 주는지 금방 하늘에라도 날아갈 듯하였다. 대왕은 하도 고마워서,“내 오늘 아무 것도 가지고 나오 지 않았으니 내일 사시에 다시 이곳 에서 만나자. 그 리하면 내 너에게 깊은 보답을 하리라.”
하였다. 그랬더니 동자 가로되,
“그런 것은 걱정 마십시오. 다시 만나지 않아도 괜찮을 것입니다.
“그럼 얘야, 너 혹 거리에 나가더 라도 임금님에 등을 문질러 드렸다 말은 하지마라
“예, 염려 마십시오. 그러나 대왕님께서도 개울에서 문수 동자를 친견했다고 누구에게도 말씀하지 마십시오.”
하였다. 대왕여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곧 뒤를 돌아보니 머리를 두 가닥으로 딴 동자가 금방 나무사이로 사라지는데 찾아보아야 다시 볼 수 없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대왕은 너무나도 신기하여 그 영험한 문수 동자를 붓으로 그려 모시게 하고 다시 그것을 조상으로 하여 모시게 하니 지금 오대산 상원사 큰 방에 모신 문수 동자가 그것이다.
세조대왕은 그 날로 모든 병이 완쾌하고 다시는 도지지 않아 그 은혜를 보답코자 뒤에 본궁에 돌아와서는 간경도 감을 설치하고 불서를 국역인출 하고 원각사를 짓고 13층탑을 세워 불멸의 문화사업을 간직하였다.
-거룩타, 불보살의 알 수 없는 힘이여, 죄인의 죄 값을 쇠 사슬로 다스리지 않고 바른 말 고운 행으로 새 사람을 만든 후에 악창원모를 한 손으로 낫게 하고 나라에 불사를 일으켜 영원한 민족의 혼을 창작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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