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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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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86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7-01-01 신문면수 2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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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02 08:58 조회 2,94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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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연말을 맞아 각종 행사나 모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시청앞과 청계천 광장에는 발 디딜틈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이 되기 위해 지하철역에 서 있었다.

이때 무심코 들리는 방송 “오늘이 여러분들의 마지막 날이라면 여러분들은 무엇을 할 것입니까?” 순간 내 머리가 세차게 흔들리는 것 같았다. 지하철이 도착해서 허둥지둥 올라 탔다. 지하철 안은 여전히 붐비고 있었다. 다행히 앞에 앉은 사람이 다음 역에서 내려 자리를 잡고 앉을 수 있었다.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주어졌다. 오늘 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남편에게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 주어서 행복했었노라” 고, 자녀들에게 “엄마는 너희들을 많이 많이사랑했었노라”고, 형제자매들에게 “나와 형제자매가 되어 주어서 긴 인생여정이 든든하고힘들지 않았다”고, 친구들 에게 ‘’내 인생 즐겁고 행복하게 해 주어서 고마웠다”고,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 온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새해를 맞이 하면서 우리 모두 한 살씩,나이를 먹는다. 세상은 참 공평하다. 다 똑같이 한 살씩 나누어 준다. 나이 한 살씩 더 먹으면서 흔히 우리는 나이값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이값을 했다면 여덟살 어린 나이에 대학을 진학한 어느 천재 어린이도 없었을 것이고, 오십이 넘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시작해 성공한 어느 어른의 이야기도 없었을 것이다.

숫자에 불과 하다고 말하는 나이에 인생을 묶어 놓고 싶지 않다. 나이를 초월한 여러 가지 일들을 하면서 멋진 인생을 살고 싶다. 어릴때를 제외하고 나이 듦에 대해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아파트 화단 한쪽 의자에 앉아 초점없는 시선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노인들, 거동이 불편해서 한 걸 음조차 떼어 놓기 힘들어 하는 노인들을 보며 나이 든다는 것 자체가 슬픔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물론 젊음은 떠오르는 찬란한 태양같은 것이지만 나이 든다는 것도 축 복이라고 생각한다. 긴 세월동안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지금 까지 잘 살아 온것, 이것이 축복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인간은 나이 들면서 마음도 그만큼 넓어지고 시야도 달라지고 생각도 깊어진다. 나이든다는 것은 채워 지는 것, '쑹성해 지는 것, 넉넉해 지는 것, 편안해 지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고, 하찮게 보이던 것이 귀하게 여겨지고, 조 그만 일에도 감동 받으며, 모든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 된다. 나이 들면서 소 중한 친구도 갖게 되고, 나이 들어 만난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된다.

이렇게 나이 든다는 것은 결코 슬픈 일 만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 모두에게 내려 지는 축복이다. 나이 한살 더 먹는 새해 에는 인생을 좀 더 넓게, 깊이 있게, 가치 있게 살아 보자.

- 박묘정(총지사 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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