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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수앵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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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78호 발행인 법등[구창회] 발간일 2014-09-01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불교서적 / 전시공연 서브카테고리 불교서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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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5-24 10:42 조회 2,36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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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수앵이야기〉
쥐 밥 챙겨주고 개미에게 손톱까지 나눠주는 자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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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고3 수험생이 있어서 휴가는 못 가고 영화 보고 책 읽으면서 한여름을 보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 흥행작이 된 명량도 한증막 더위를 식혀줄 만큼 재미있었지만 이 책〈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수행이야기〉는 이번 여름을 더욱 행복하게 했습니다.

〈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수행이 야기〉는 지리산 화개골 맥전마을에서 손수 지은 집에서 수행하는 세 스님들 의 이야기입니다. 은사인 정봉스님께 들었허 법문과 일상에서 겪은이야기를 천진스님이 쓰고, 현현스님이 보기 좋 게 엮었는데 한 줄기 청량한 바람을 느 끼게 했습니다.

헌 나무와 헌문짝으로 만든 한 두 평 남짓한 각자의 토굴에서 생활하는 스님 들은 새벽 2시 반이면 알람 없이 일어납니다. 두 젊은 스님이 이곳에 처음 살고 자 했을 때 은사인 정봉 스님께서는 몇 가지를 당부하셨는데, 그 중 한 가지가 알람 없이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새벽은 수행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기 때문에 스님께서는 새벽예불 에 모든 수행을 다해 마쳐야 한다고 당 부하셨던 것이고, 알람 없이 일어난다 는 것은, 수행하기 좋게끔 몸과 마음을 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밖에 스님께서는두 젊은 수행자에게 모기, 파리, 개미 한 마리라도 죽이지 말 것을 당부하셨는데, 생명에 대한 자 비심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읽어 야 부분입니다. 스님들은 작은 텃밭에 배추농사를 짓는데, 벌레용 텃밭까지

만들어 배추 7포기를 심었습니다. 김장 용 배추에 벌레가 생기면 진언을 해 주 면서 조심스레 벌레용 텃밭으로 옮겨주 었고, 너무 작은 것은 옮기다가 죽을 지 도 모르기 때문에 좀 더 자라 통통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옮겨주었습니다.

또한 홍서원 스님들은 개미에게는 손 톱 보시를 하였스니다. 손톱을 자를 때 최대한 잘게 잘라 지나다니는 길에 놓 아두면 개미들은 자기 몸 보다 더 큰 그 것을 물고 갔는데, 스님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뿌듯해하셨씁니다. 정봉스님 께서 방 한쪽 구석에 개미들을 위해 손 톱과 콩을 두고 개미들이 거기서 마음 껏 먹도록 했습니다. 스님이 이렇게까 지 하는 이유는 개미들이 방 안을 돌아 다니다가 발에 밟힐 지도 모르기 때문 에 따로 개미 아지트를 만들어 주었다 고 합니다.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 음이 참 철저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 습니다.

이밖에도 지네와 한 이불을 덮고 자 고, 벌 때문에 덧문을 달지 못한 채 한겨 울 추위를 견뎌내고, 쥐 밥도 따로 챙겨 주는 등 홍서원 스님들은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의 목숨을 아주 소중하게 여기 고 알뜰하게 챙겨주면서 더불어 살아가 고 있습니다. 홍서원 스님들의 삶의 방 식이 불자로서 당연한 길이고, 생명에 대한 존중은 불교의 으뜸사상이라는 생 각을 다시금 일깨워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반야의 지혜와자비 의 방편으로, 다른 생명체와 서로 어울 려 공존하고 나누는 기쁨을 느껴봤으면 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작은생명체라도 죽기 싫어하고, 고통받기 싫어하고, 행 복하길 원한다는 점에서 우리와 동등한 생명이기 때문이다.

집 안에 있는 파리, 모기, 개미와 함께 살지 못하고 살충제를 뿌려 죽인다면 내 안의 자비심은 자꾸 줄어들고, 생명 을 죽게 한 과보로 다음 생에 병약한 몸 을 받게 되니, 생명을 살리는 일이 결국 나를 살리는 일이 된다는 점을 꼭 기억 했으면 한다. (50p)


‘모기 같은 해충은 괜찮겠지’ 하면서 거침없이 죽이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해서는 안 되겠 다는 생각이 튿었습니다. 부처님께서도 농부의 쟁기에 죽어나는 벌레를 보면 서 눈물을 흘릴 정도로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생명에 대해 자비심을 느꼈는데… 이 책은 ‘불살생’ 이라는 계율에 더욱 철 저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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