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말, 지혜로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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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76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11-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문화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박희승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교수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11-10 14:05 조회 1,838회본문
바른 말, 지혜로운 말
말 한 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
우리 속담에 ‘말 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우리 조상들이 생활에서 지혜를 밝히는 아주 훌륭한 명언이라 하겠다. 이 말은 우리에게 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우는 참으로 귀중하고 지혜로운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말로 자기를 표현하고 사회생활을 해 나간다. 어머니 뱃속에서 나온 뒤 첫 울음을 터뜨리고 엄마, 아빠라는 말을 배우며 가족과 사회관계를 형성하고 자아실현을 하며 살아간다. 유치원에서 대학원까지 모든 교육이 사실상 말과 그 말을 형상화한 문자로 이루어지니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말과 소통이 더 중요한 시대
현대 사회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온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뉴스가 전달되고 있다. 옛날에는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못하여 부산에서 서울까지 소식이 닿으려면 보름이 넘게 걸렸지만, 지금은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전달과 소통이 이루어진다. 또한 카메라와 녹음 기능의 발달로 공인이나 연예인들은 일거수일투족이 실시간으로 기록되어 공유되고 있다. 각종 사회연결망인 SNS가 발달하여 누구나 자기를 표현하고 드러내는 일인(한 사람) 미디어시대가 되었으니 말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은 말과 행동의 중요성이나 가치를 예나 지금이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수록 더 곤혹스럽고 낭패를 당하는 일도 많아지니 참으로 살피고 살펴야 한다.
부처님 말씀 중 ‘사람의 화는 입으로부터 나온다’
인간은 말로 인하여 화를 입기도 하고 말로 인하여 흥하기도 한다. 역사에서 숱하게 등장하는 각종 사화나 무수한 옥고들도 무심코 뱉은 한 마디 말이 불씨가 되어 거대한 불길로 번져 멸문지화나 부관참시를 당하기도 한다.
부처님께서는 바른 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신다. 부처님이 깨치고 첫 설법부터 마지막 열반에 드실 때까지 시종 말로써 우리로 하여금 생사윤회의 괴로움에서 해탈하여 영원한 행복에 이르라고 고구정녕하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말씀의 기록이 곧 불교 경전이다.
부처님께서 말에 대하여 고구정녕 일러주신 지혜의 법문을 보자.
“사람의 화가 세상에 생기는 것은 입으로부터 생긴다. 마땅히 입을 잘 지켜라. 그 독은 맹렬한 불보다 심하니 불은 1세를 태우나 구업은 무수세를 태우며, 맹렬한 불은 세간의 재물을 태울 뿐이나 구업은 성재聖財를 태운다. 일체 중생의 화는 입으로부터 나오나 구업은 몸을 깎는 도구이며 몸을 멸하는 칼날이다.”『보은경』
부처님께서는 참으로 지혜로운 말씀을 해주신다. 일체 중생의 화는 입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불자는 정견을 바탕으로 바른 말을 하자
그렇지만, 말은 누구나 하는 것이다. 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말을 하느냐가 문제다. 어떤 말을 해야 하느냐? 할 때 바른 말의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정견이다. 정견은 바른 견해를 말한다.
바른 견해란 부처님이 깨달은 우주 만물의 존재원리인 중도로 보는 견해를 말한다, 나와 우주 만물은 영원하지 않고 늘 변해간다. 또한 인간은 자연과 우주 만물에 서로 의지하여 인연으로 존재할 뿐이다. 이것을 모르고 내가 있다고 하거나 또는 없다고 하는 양변에 집착하거나 머물면 삿된 어리석은 견해가 나온다.
그러니 우리 인간은 나와 너, 있다와 없다, 선과 악 등의 상대적인 양극단에 집착을 떠나 나와 온 우주 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존재한다는 인연법을 바로 보고 말해야 한다. 남을 미워하거나 멸시하거나 비방하는 것은 삿된 말이다. 남을 칭찬하고 도와주고 이익을 주면 바른 말이다. 말을 할 때는 이와 같이 바른 말을 하고 듣기 좋은 말을 하고 이익이 되는 말을 해야 한다. 반대로 남을 속이는 말, 거짓말, 겉과 속이 다른 말, 남을 비방하는 말, 없는 말을 지어내어 하는 말, 남을 해치는 말,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말 등은 하지 말아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정어, 바른 말의 중요성을 일깨우면서도 정견正見을 가장 먼저 말씀하셨다. 바로 보면서 바른 말을 함이 생사고해를 해탈하는 고귀한 행이고 인간다운 행이고 인간 완성의 지혜행인 것이다.
박희승 불교인재원 교수
(사)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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