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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함께한 인생행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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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43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11-10-04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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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3 10:29 조회 3,61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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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함께한 인생행로
강경중

내가 인생문제에 많은 의문을 갖고 이를 풀어보고자 불교에 입 문하기 시작한 것은 30대 후반으 로 노아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이 전에도 불교와 인연이 없었던 것 은 아니지만 형식적인 불교 신자 였지, 교리와 수행에 대하여 관 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이 때부터 였다. 중학교에 다닐 때는 할머 니를 따라서 밀양 삼문동의 심인 당에 나간 적이 있었고, 고등학 교 때는 부산 금정산 기슭에 있 는 심인당에 나갔으며, 대학 다 닐 때는 일 년에 겨우 몇 번쯤은 하월곡동 진각종 본원에 나간 적 이 있으니, 나의 종교적 행로는 불교 즉 밀교에서 첫출발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로 불교와의 인 연은 그런대로 끊이지 않고 계 속 되었지만, 당시 내 인생에 절 실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아무 목적의식 없이 나가게 되었으며, 나오라고 권하고, 남이 가니까 따라나가는 정도였다.

인생 고뇌와 방황

군복무를 마치고 보사부 공무 원으로 아동복지기관에서 첫발 을 딛게 되었는데, 이는 심리학 이란 내 전공을 살릴 수 있고, 내 가 정작 하고 싶은 일이고 보람 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제대로 된 대우가 없었고, 장래 성이 불확실했기 때문에 포기하 게 되었으며, 부산시청 공무원으 로서 몇 년 근무하다 그것도 하 루아침에 사표를 던지고 마침내 교직에 몸을 두게 되었다.

당시는 교사가 모자라서 부산 에도 자리가 있었지만 굳이 남해 의 오지, 여수가 빤히 건너다보 이는 바닷가 시골 고등학교에 가 게 된 것은 도시를 멀리하고픈 염세적인 일면도 없지 않았다. 그런대로 그 곳에 정을 붙였으 며, 이곳에 내 뼈를 묻으리라는 마음도 먹어보았지만, 세상일이 란 것이 뜻대로만 되지 않았다. 고향인 밀양 모 고등학교의 부름을 거절하지 못해 2년이 채 못 되 어 남해를 배신하고 밀양으로 갔 지만 이 역시 사정이 여의치 못 해 2년 안에 부산 해운대 모 중학 교로 옮겨야만 했으니, 사회 첫 발을 디디면서부터 여기까지가 나의 방황기간이라 할 수 있으 니, 당시 얼마나 내면의 갈등과 방황이 심각했던가 하는'생각을 하게된다.

내가 그렇게 된 데는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자신의 성격 문제도 있었으며, 당시 유신독재 라는 시대적 상황이 나를 벼랑 으로 내몰았고, 또 말 못할 사생 활의 일면도 없지 않았다. 이렇 게 복합적인 문제로 고뇌하고 방 황하다 보니까 자연 인생에 대한 궁극적인 의문을 품게 되었고, 자연히 종교에서 해결점을 찾아 보고자 여러 종교를 기웃거리게 되었다.

처음에는 기독교의 유혹을 많 이 받아 성경을 읽고 목사님 설 교집도 뒤져보았으며, 교회에도 나가 보았다. 다음으로 증산도에 대해서도 책을 읽고 지도급 인사 들을 만나 밤새워 대화를 나누어 보기도 했으며, 부산 영도에 있 는 천리교 교당에도 나가보았고, 원불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교전을 뒤져 보기도 했다. 그 외 여러 종교들에 교리적으로 접근해 보았지만 깊은 맛을 느낄 수 없었으며, 나의 이 고뇌와 갈증 을 속 시원히 풀어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불교와의 새 인연

내 나이 삼십대 후반, 어느 날, 그 날도 갈등과 고뇌 속에서 위 로라도 받기 위해 모처럼 시골 부모님을 찾아뵙게 되었다. 한 나절을 침묵으로 앉아 있던 내 가 돌아오려고 하니까, 어머님께 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꽤 먼 버 스 정거장 까지 따라 나오셨다. 그러고는 불교독송집 한권을 건 네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고민이 있으면서도 말 못 하고 그냥 가는가 보구나. 나는 무식해서 읽어보아도 무슨 말인 지 모르겠으니 네가 차 안에서라 도 한번 읽어 보아라. 혹시 도움 이 될 런지 모르니….” 나는 그 책을 받아서 버스 안에서 무료함 도 달랠 겸 책장을 펼쳐보게 되 었다.

그 책에서 처음으로 반야심경 을 보게 되었고 “색즉시공 공즉 시색”이란 구절이 번쩍 뇌리에 깊이 꽂혔다. 당시 나는 나름대 로 그 구절이 “이것이저것이될 수도 있고, 저것이 이것이 될 수 도 있다”는정도로 이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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