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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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02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08-05-05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교리/설화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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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19 10:39 조회 1,747회본문
제비꽃 유감
세상이 온통 봄기운으로 가득 차 있다. 내 마음도 봄의 기운으로 가득 차 있다. 아파트 화단에 하얗게 핀 꽃사과 나무는 우리들에게 화려한 꽃 비를 내려 주고 예쁜 모습으 로 사라져간 벚꽃의 뒤를 힘차게 따라 가고 있다. 화단 한 쪽에는 연산홍이 수줍어 빨개진 얼굴로 나를 살며시 쳐다보 고 있다.
난 그냥 집안에만 있을 수 없어 밖으로 나왔다. 회딘에 는 우리들과 친한 풀꽃들이 지천으로 피었다. 그 옆에 앉아 냉이 꽃, 민들레 꽃, 제비꽃과 이름 모를 풀꽃들 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어쩌면 그렇게 .앙증맞고 귀여울 까? 행복한 눈으로 보면 이 세상 만물이 모두 행복해 보인 다.
꽃을 따라 이곳 저곳을 가보니 한 곳에는 제비꽃이 온 화단을 뒤덮었다. 자세히 보니 우리가 늘 보던 제비꽃이 아 니었다. 꽃은 엄지 손톱만큼 크고 색깔도 정이 가지 않는 그런 꽃이다. 잎도 많이 크다. 내가 늘 보던 작고 소박한 꽃이 아니었다. 이 화단에는 다른 꽃은 모두 사라져 버렸 다. 어쩐지 마음이 편하지 않다. 다른 모든 꽃들을 사라지 게 한 이 꽃의 정체는 무엇일까? 집에 돌아와 야생화를 사 랑하는 친구에게 전화로 물어 보았다. 외래종 제비꽃이라고 한다. 보라색과 흰색으로 소박하게 피어 봄날 우리들에게 작은 기쁨을 안겨 주던 우리들의 토종 제비꽃. 그들을 닮아 우리들에게 욕심 없는 소박한 마음을 깆게 해 주었던 제비 꽃이 외국에서 온 제비꽃에 밀려 사라져 버리다니….
이 화창한 봄날 갑자기 마음이 아파 온다. 왜 우리 꽃들 은 이렇게 힘이 없는 것일까? 아니 힘이 없는 것이 아니겠 지.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타인을 배척하지 않는 본래의 순수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씨를 닮은 것이겠 지. 요즈음은 각박해진 환경 탓으로 순수한 마음이 사라진 부분도 있지만 아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정이 많은 민족이다.…
우리 토종 식물을 잘 지 켰을 때 우리는 그것이 식 물 자원이 되어 우리들에 게 금전적으루.두 많은 도 움을 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인 수수꽃다리도 외국에 나갔다가 라일락이라는 이름을 달고 왔다. 우리나 라 사람들의 관심이 부족한 틈을 타서 우리의 토종식물들 이 외국으로 건너가 그들에 의해 가꾸어 지고 개량되어- 우 리나라에 다시 들여올 때는 값비싼 상품이 되어 우리들에 게 큰 대가를 지불하게 한다.
학자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의 가장 소중한 우리나라 식물과 동물 자원에 대한 조사와 지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의 자원을 외국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나가야겠다. 우리들도 우리나라의 토종식물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아끼고 사랑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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