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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시 공덕의 가르침과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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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77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12-01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지혜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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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정애 필자법명 - 필자소속 덕화사 필자호칭 교도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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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12-08 10:40 조회 1,77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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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교도수행체험담 (2회)

차시 공덕의 가르침과 기쁨


 저는 1982년 즈음 불교총지종에 입교하였습니다. 남편이 차를 사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였습니다. 성화사를 나가기 시작했던 동생이 형부를 위해 옴마니반메훔 진언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도 해야 하고,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 돼서 모른 척 지나쳤는데 며칠을 따라다니면서 저를 설득하는 바람에 따라 처음 나서게 됐습니다. 사실 마음속으로는 장사하기도 싫은 데 잘됐다 싶었습니다. 

 당시는 덕화사가 세워지지 않았을 때였고, 저는 처음 정각사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사상구 주례동에 살았는데 정각사에 가려면 서면까지 나가 차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맨 날 늦게 도착해서 자리도 없고 신발 벗는데 앉아서 귀동냥으로 불공을 했습니다. 서원당은 보살님들로 꽉 차서 빈틈이 없었습니다. 그때 문득 ‘좋은 데인가 보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정각원 스승님이 계셨는데 첫날 스승님 법에 솔깃해서 호감이 생겼다고나 할까, 그 후 일요일마다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첫날 불공을 마치고 집에 가려는데 누가 내 신발을 신고 갔는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정각사에서 슬리퍼를 내주셔서 신고 왔는데 슬리퍼를 내주신 분이 말씀하시기를 “보살님은 절에 자주 나오셔야겠어요. 신발 잃어버리고. 지나면 알게 될 텐데 법문이다 생각하시고···”

 신발을 잃어 버려서 좀 찝찝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 분의 말을 들으니 약간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남편도 열심히 다니라고 격려해주었습니다. 그 후 부처님오신날을 보내고 정각원 스승님께서 구포에 덕화사가 생기니 거리가 먼 교도들은 그리 가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법을 더 듣고 싶어서 가게 문도 닫고 얼마를 더 다녔습니다. 

 아이들이 커가니 장사를 하면서 불공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가까운 덕화사로 가게 됐습니다. 덕화사에 와서는 처음으로 스승님께 차시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우리들의 생활이 거의 매 일 별일 없이 반복되는 것 같지만, 때로 예상 밖의 크고 작은 일들이 발생됩니다. 이런 일을 당했을 때나 혹은 미리 예정된 큰일이 있을 때 그 일에 맞는 희사로 예방이나 도움이 되는 희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아이들에게도 알려주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우선 희사부터 해라, 큰돈은 아니어도 백 원짜리 하나라도 이쪽 주머니에서 다른 주머니로 넣고 부처님께 참회해라 전했습니다. 큰 아들은 시큰둥하게 듣는 것 같았는데 막내아들은 그러지 않았나 봅니다.

 어느날 학교를 다녀온 막내아들이 기분이 좋아 들어오면서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해서 오늘 살았다, 손바닥에 불이 날 뻔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인즉슨 무슨 사정인지 숙제를 못해갔답니다. 마침 선생님께서 숙제 검사를 하게 됐는데, 앞에서부터 숙제 안 한 학생들을 큰 막대기로 손바닥을 때리기 시작했답니다. 아들은 마음속으로 이제 죽었다 싶어서 백 원짜리 동전 하나를 주머니에 옮겨 놓고 눈을 감고 부처님 잘못했습니다, 다음부터 숙제 잘하겠습니다고 빌었답니다. 

 아들이 검사받을 차례가 되었는데 그 때 뒤에 애들이 갑자기 떠드는 바람에 선생님이 조용히 안 하나 소리를 지르며 아들 책상을 탁 치고는 그냥 지나갔답니다. 

 이 말을 들은 저는 그런 거는 부처님이 다시는 안 봐준다, 초보자니까 봐줬다고 얘기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 일이 있은 뒤 아들은 아마도 차시를 꾸준히 하는 듯싶었습니다.

 한번은 또 막내아들이 군에 입대하기 전날인데, 내일 군대 가야하는 애가 꼭 만날 친구가 부대에 있다고 면회를 하고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아마 시간이 늦어졌나 봅니다. 날이 어둑어둑 해지면서 차가 끊긴 듯해 걱정이 되던 차에 차시를 했답니다. 

 그런데 그때 낯선 여성이 다가와서 갑자기 아들을 부르더니 말을 해줄게 있다, 엄마 종교가 뭐냐 물어보길래 ‘불교’다 했다는군요. 그러자 그 여성이 그러면 그렇지, 버스 기다리지? 조금만 기다리면 좋은 차가 와서 데리고 갈거다,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했답니다. 

 무슨 쓸데없는 소리인가 했는데 조금 있다가 정말 승용차가 한 대 앞에 서더니 운전자가 어디 가냐고, 자신은 대구까지 가는데 타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는 간식꺼리도 나눠 주고 대화도 나누며 기차역까지 바라다 주었답니다. 내일 입대를 한다고 하니 차비까지 줘서 받아왔답니다. 

 다음날 아들이 훈련소에 함께 가면서 차 안에서 들려준 얘깁니다. 엄마한테 말을 안 하면 꺼림칙하고, 말하면 엄마가 너무 붕 뜰까봐 고민했답니다. 저는 아들이 기쁜 말을 전해줘서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부대 가서도 항상 힘들고 어려울 때면 옴마니반메훔을 찾으라고 신신당부를 했던 기억입니다. 벌써 30년이 훌쩍 지난 이야기지만 그 막내아들은 아직도 변함없이 믿음도 강하고, 차시법을 잘 따릅니다. 이 인연공덕인지 몰라도 잘 살고 있고, 멀리 살아도 엄마인 저와는 늘 살갑게 지내고 있습니다.

 불교총지종에 입교하여 차시 공덕을 배우고, 또 아이들에게 알려주면서 그때그때 일어나는 일들도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차시도 열심히 하면서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시(定施)는 제독(除毒)이며 또 곡식을 심는데 밑거름과 같으며 

차시(差施)는 웃거름과 같이 그 때마다 속히 그 서원을 성취하고 

절량(絶糧)은 생미(生米)로써 때때로 불공함이니 

각자가 이것을 실천하여 법신부처님께 공양을 올려보면 

다 진실로 자기에게 곧 실지(實地) 묘과(妙果)가 있는 것을 알지니라. 

<종조법설집 제2장 수행편 제3절 법시와 보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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