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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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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08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08-11-03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종단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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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박묘정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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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0 10:38 조회 1,94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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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어제부터 심술이 잔뜩 난 심술쟁이 처럼 하늘이 무겁게 가라 앉더니 오늘 드디어 비가 오기 시작한다. 온 집안의 분위기도 무겁고 어둡다. 게다가 나 혼 자 어두컴컴한 거실에 앉아서 점점 생 각의 나락으로 빠져 든다. 마치 나 흘 로 깜깜한 어둠 속으로 작은 배를 타 고 저절로 흘러가고 있는 듯 하다. 내 마음도 점점 어둡게 가라앉고 있다.

“아! 안되겠다. 불을 켜야지.”

거실의 불부터 켜기 시작해서 온 집안 의 불을 다 켰다. 한-순간에 주위의 어둠 은 사라지고 환한 세상으로 돌아왔다. 내 가슴 속에도 환하게 불이 켜졌다. 제 일 밝은 불빛이다. 역시 밝은 세상은 우 리 모두를 밝은 곳으로 안내한다. 냉장 고에서 새빨간 사과 한 개를 꺼내서 수돗물에 싹싹 씻은 다음 탁탁 털어 그냥 한입 베어 물었다. 상큼한 사과 향과 함께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어둡게 가라 앉았던 마음은 사라지고 달콤한 행복감이 살며시 찾아 온다.

며칠 전 내가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 는 단체에서 사과 따기 체험 및 역사 탐방을 다녀 왔다. 충주에 있는 어느 농원에서 체험학습이 진행되었다. 내가 - 지금 먹고 있는 사과도 그때 사과 밭 에서 직접 딴것이다. 친환경 .유기농사 과로 껍질째 먹어도 되는 사과다. 농약 을 하지않고 저폐하 농민의 수고로움 이 보인다. 한약재를 이용하고 발육이 안 좋은 사과와 떨어진 사과는 그대로 땅에 버려두었다. 그러면 벌레들이 땅 에 있는 것을 먹느라고 어렵게 나무에 올라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농약 을 뿌릴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 곳 농원까지 가는 버스에서 우리 들은 어린이들이 소풍을 떠나듯 서울 에서의 근심걱정 모두 잊고 즐겁게 이 야기 하며 나누어 준 떡과 과자를 맛 있게 먹었다. 사과나무 가로수 길을 따라 버스는 드디어 농원에 도착했다. 갑자기 와!,하는 떠나갈 듯한 소리가 들렸다. 사과 나무에 사과가 새빨갛게 익어 햇빛을 받아 더욱 예쁘게 웃고 있었다. 마치 우리들을 환영이라도 하 듯 두 팔을 벌리고 있다. 어떤 꽃보다 예뻤다.

농원에서 우리가 먹을 수 있게 미리 따 놓은 사과를 맛있게 먹고 설명 해 준 대로 따 보았다. 생각보다 쉽게 따 진다. 사과 밭에서 사과를 따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은 예전에 어는 영화에 서 본 듯한 아름다운 장면 같고 사람들 은 모두 사과를 따느라고 양쪽 볼이 빨 갛게 상기 되어 그대로 사과를 닮아 버 렸다. 점심때가 되-어 이곳에서 준비 해 준 음식은 자연이 그대로 식탁에 오른 것이다. 이런 먹거리가 우리 현대인에 게 꼭 필요한 것이고 이런 방향으로 나 아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요즈음 우리 먹거리는 너무 불안하다. 중국산이 곳 곳에 들어와 우리들을 위협하고 있다. 날마다 새로운 불량 먹거리 이야기가 @나 신문 지면을 통해 발표되고 있다.

맛있는 점심 후 우리는 역사탐방을 시작했다. 제일 먼저 ‘탄금대’에 올라 문화해설사의 해설을 들었다. 신라 진 흥왕 때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탄주하 던 곳이라고 한다. 체험도 하고 우리 나라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역사 공부도 하고, 돌아오는 길은 피곤하지 만 무언가를 채우고 가는 뿌듯함에 힘 든 줄 몰랐다. ‘버스 안은 아침 떠날때 의 설렘과는 다르게 차분한 분위기였 다. 맡은 일을 잘 마치고 돌아가는 만 족스럽고 배가 부른 듯한쒀주 편안하 고 느긋한 심정이다.

차창밖에 펼쳐지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 넓은 논에 핀 황금 들판은 석양빛을 받아 샛노랗게 빛나고 있다. 하늘은 점점 붉은 색으로 물들고 있 다. 붉은 색이 점점 짙어 지더니 드디 어 온 하늘이 빨갛게 물들었다. 마치 불타는 듯하다.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 탄사가 절로 나온다. 예전엔 아침에 보는 떠오르는 태양을 좋아했는데 이 젠 온 하늘을 빨간색으로 물들이는 저 녁 노을이 더 좋아 지고 있으니 무슨 이유일까?

그날의 새빨간 사과, 샛노란 황금 들 판, 돌아올 때의 불타는 저녁 노을, 지 금 생각해도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 이다. - 박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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