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지 않고 정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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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11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09-02-02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기고/사찰음식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이정화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1 05:36 조회 2,177회본문
“하나의 믿음 가진 가족 있어 큰 위로”
총지종은 지금까지 나에게 생활이었고, 하나의 습관, ‘왜’ 라는 질문이 필요하지 않은 내 삶의 일부분이었다. 내가 어슴푸레 기억하기 시작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나는 부산 정각사에서 불공을 하시던 엄마를 '따라 절을 드나들었다. 불공을 하시는 엄마를 따라 ‘옴마니반메훔’ 을 따라 하기도 하고, 뭘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그저 손 짓으로만 의사 표현을 하는 엄마가 답답하게 느껴질 때면 (당시, 한글도 깨치기 전이니 ‘필담’은 생각도 할 수 없 었다) 나처럼 엄마나 할머니를 따라와 무료해 하던 또래 아이들과 함께 절 마당을 뛰어 다니며 놀았다. 그런 일들 이 가끔 꿈인 것처럼 스칠 만큼 그렇게 일찍이 내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 내가 스스로 새해 불공을 하게 된 건, 언제부터 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래도 꽤 오래 전부 터인 것 같다. 새해 불공을 할 때면, 해가 밝을 때, 바닥 에 등을 대고 눕지 말라는 엄마의 엄명이 있었기에, 졸음 이 쏟아질 때, 차마 눕지는 못 하고 나름 잔머리를 굴려 벽에. 이불을 쌓아 그 이불에 기대어 앉아 졸았던 기억이 지금도 가끔 떠올라 혼자 웃음 짓곤 하니 말이다.
하지만, 솔직히, 지금까지 내 스스 로,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서, ‘해야겠다’ 라는 생각보다 ‘하고 싶다’ 라는 생각 을 가지고 신심을 내어 새해 불공을 한 적 은 없었다. 그저, 오래 전부터 하나의 습관 수 으로 자리 잡고 있었기에, 안 하면 무언가 불안하고, 일주일의 새해 불공의 추이에 따 라 좋음과 좋지 않음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 을 막연하게 느끼고 있었기에, 그 불안한 마 후 음에 평소보다 더 신경을 써서 불공을 했었 고, 그러한 연례행사는 중국에서 유학하던 5년 의 기간 동안에도 내 나름의 규칙을 정해 계속 되었다.
하지만 항상 그렇게 불공을 하면서도 내 마음 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의문이 있었다.
이 법을 몰랐다면 어땠을까? 과연 내가 불공을 하여 이루려고, 혹은 얻으려 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렇게 불공을 하지 않고서도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불공 주간일 때면, 항상 평상심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화를 내어서도 안 되고, 음주가무를 즐겨서 도 안 되는 등의 제약이 따라 아무래 도 평상시의 생활보다는 조금의 불편 함을 감수해야 하는 시간들. 그렇게 하지 않고서도 이 세상에 수많은 사람 들은 나름대로 잘 살아가고 있는데 말 이다.
항상 이러한 의문이 자리잡고 있었기에, 서 불공을 하는 중에도 번뇌가 쉽게 들었고, 잘 브 헤어나오지 못 하고 힘들어 하곤 했었다. 특히, 중 국에서 돌아와 어느새 반년이 넘어. 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취직도 여의치 않아 해를 넘기게 되 었을 때, 내 마음의 번뇌는 극에 달해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엄마, 언니와의 속 깊은 대화와 위로 로 그러한 마음을 겨우 다잡은 후, 시작된 2009년 새해 불공
불공 기간 중에 들었던 설법과 보살님들의 대화들, 그 리고 읽었던 책은 순간순간 내가 흠칫 놀랄 만큼 내가 의 심하고, 궁금해 했던 의문에 대한 답들을 제시했다.
새해의 시작을 알리고, 마음을 다잡는 불공인 만큼 새 해 불공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해 불 공의 결과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말고, 매달, 매일 열심히 불공하고 생활에 충실하다면 그것으로 새해 불공의 부족 함을 조금씩 채워갈 수 있다는 말씀.
불공만 열심히 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 라, 자신의 생각이 변하고, 생활의 변화 또한 따라주어야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야 인생이 변한다는 진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될 수 있다는 것, 할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고,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부처님의 뜻 에 따라 열심히 정진하여야 한다는 책의 한 구절.
이처럼 정진하는 이들은 외면적인 삶은 다른 범인들과 별 차이가 없을지 모르나, 기쁠 때나, 슬플 때나,즐거울 때나, 힘들 때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항 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고, 모든 것을 나의 탓 으로, 나의 업으로. 받아들이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 기에 내면의 성숙도와 평정은 어느 누구보다 깊고 맑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지만, 가슴으로는 쉽게 받아 들이지 못 했었던 진리를, 이번 새해 불공을 통해서 가슴 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
그렇게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얻으며, 큰 감정의 굴복 없이 무사히 치른 새해 불공에서, 무엇보다 나에게 뜻 깊 었던 일은 새해불공 마지막 날인 1월 11일 부모님, 언니 와 함께 철야정진을 하였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다른 분들보다 2시간 늦게 시작한 철야 정진, 엄마, 언니와 나란히 앉아 불공을 하는 내 눈 앞에 보이는 아버지의 모습. 7시간 동안 한 번도 자리를너 뜨지 않고 정진을 하는 아버지의 간절함이 무엇인지를 막 연하게나마 알 수 있었기에, 그리고 항상 당신 자신보다 가족을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는 엄마와 언니의 나에 대한 사랑과 간절함 또한 가슴으로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기 에, 힘들다는, 지겹다는 생각이 들새도 없이 감사하는 마 음으로 정진하고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2009년 새해 불 공.
아직은 많이 미흡하고, 깊이도 얕아 끊임없이 번뇌하고, 일희일비하는 어리석은 중생에 지나지 않지만, 그렇게 흔 들릴 때마다 나에 대한 믿음과 희망으로 나를 위로하고 북돋워 주는, 하나의 믿음을 가진 가족이 있기에, 그리고, 어떠한 경우라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부처님이 계시다는 것을 이제는 의심하지 않기에, 2009년 한 해, 어떤 어려움 에도 굴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정진하 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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