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강제징용자 유해봉환은 진정한 ‘영혼불사’

페이지 정보

호수 214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09-01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역삼 한담

페이지 정보

필자명 김주일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김주일 현대불교신문사 편집국장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5 12:56 조회 2,777회

본문

강제징용자 유해봉환은 진정한 ‘영혼불사’

646c56014f9cdbe65056995a0b095389_1529034987_6801.jpg
 


최근 일제하 강제징용을 다룬 <군함도 > 영화 한 편이 광복 72주년을 맞은 우리 들에게 아픈 과거사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미 2012년에 대법원이 강제동원은 타 국민에 대한 감금 등 불법행위에 해당한 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처럼 한일 간 과거사는 강제징용 문 제 등 반인도적 행위임에도 이를 부정해 왔다. 실제로 군함도 영화서 나오는 실존 인물인 고성의 김 옹은 4년간 하시마 탄광 서 일한 경험담을 통해 19살때 동네서 모 집돼 규슈의 한 탄광에 갔다가 6개월 만에 하시마 탄광으로 가게 됐다면서 하시마 는 나는 새도 못 나온다고 증언했다. 이렇게 일본이 강제 연행을 조직적으로 한 것은 1937년 중일전쟁을 기점으로 일 본이 총동원체제를 내려 하시마 등서 전 쟁준비를 위해 조선인 노동자를 강제 동 원한 것이다. 

이렇게 억울하게 탄광과 군수공장에 끌 려가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유린당하고, 심지어 원자폭탄 피해까지 입은 사람들 이 우리 이웃에 있다. 한많게 이억만리서 고통받다 돌아가신것도 억울할텐데 설상 가상으로 그 유해 또한 고국으로 못돌아 오고 있는 실정이라 더욱 안타깝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제 강제징용 희생 자 유해가 일본서 국내로 봉환되면서 이 와 관련된 한국불교계의 숨은 노력이 재 조명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위원회 (상임위원장 무원)’는 8월 6일 일본 도쿄 히가시무라야마시 소재 재일동포 사찰 국평사서 일제강점기 노무동원자들의 유 해 33구를 국내로 봉환했다. 

위원회는 북한 출신이자 국평사 주지 인 윤벽암 스님이 재일동포 무연고자들 의 유해를 보관하고 있다는 소식에 지난 해 일본을 방문, 국내 봉환을 추진하기 시 작했다. 지난 6월에 실무진들이 의사를 타진한 뒤 7월 초 상임위원장 무원 스님이 윤벽암 스님을 만나 최종적으로 봉환에 합의했 다. 이번에는 합의된 유해 101구 중 33구 를 1차로 봉환했다. 유해는 8월 16일 경기 도 파주시 소재 서울시립공원묘지에 안 치됐다. 이번 선조들 유해 봉환에는 불교계 스 님들의 공로가 컸다. 현재 위원회는 상임 위원장 무원 스님(대전 광수사 주지)과 공 동위원장 신광 스님(일산 삼학 법보사 주 지), 김삼렬 독립유공자유족회장이 대표 로 활동 중이다. 특히 무원 스님은 4년 넘도록 위원장을 맡아 유해 봉환에 앞장섰고, 최근 합류한 신광 스님은 실무를 맡아 의식을 집전하 고 언론계에 이를 홍보하고 있다. 공동위원장 신광 스님에 따르면 일본에 있는 우리 선조들의 유해는 약 50만구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 중 무연고 유해는 정 확히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역사의 아 픔을 풀어간다는 취지에서 많은 관심이 필요하며, 이 일은 남북한 공통적으로 해 당된다는 점에서 남북통일 염원과도 이 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강제징용자 유해 봉환에 대한 정관계 인식이 높진 않지만 희생자 추모 사업은 불교계 곳곳에서 진행된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자승)는 지 난해 1월 일본 야마구치현 죠세이 탄광 추 모비 앞에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조선 인 희생영령 위령재’를 봉행했다. 위령재는 2015년 일본서 열린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서 외교부 관계자가 추 모행사를 종단협에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관음종(총무원장 홍파) 역시 지난 2월 같 은 곳에서 위령재를 봉행해 선조들의 넋 을 기렸다. 

관음종은 2015년 창종 50주년을 맞아 일제 징용자 유골 봉환사업을 주요사업 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부산우리민족서로 돕기운동(상임대표 무원)도 2015년 러시 아 사할린서 강제이주 희생자 합동 추모 비 제막식과 위령재를 봉행하고, 추모관 을 기공했다. 사할린에는 2005년 前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도 방문해 위령재에 힘을 보태 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 해 봉환만큼은 재정 부족으로 인해 원활 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해봉환위원회 대표들의 출자금과 회원들의 십시일반 기부금만으로 감당하기엔 벅찬 상황이다. 1차로 유해 33구만 봉환해온 것도 이 같 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 을 전한다. 불교계가 이처럼 이역만리 타국서 외로 움과 노역에 지쳐 쓰러져간 선조들을 위 로하는 것은 타종교계서 볼 수 없는 불교 만의 전통 의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를 두고 무원 스님은 ‘영혼불사’라고 칭하 며 불교계를 비롯해 정부차원의 관심을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유해 봉환을 정부가 맡을 시 일본과의 대외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민간단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일본 내 사찰에 보관 중인 유해가 많아 불교계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큰 도 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사회 적 역할에 대한 고민이 깊은 불교계에 던 져진 하나의 화두이기도 하다. 광복으로부터 어느덧 72년이 흘렀다. 연고조차 없는 선조들의 한을 풀기 위해 불교계가 대사회적인 차원에서 지금이라 도 발벗고 나선다면 더욱더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종교로 거듭나지 않을까 싶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